MBC 고참 사원 김재철 겨누다

황희만 임명 철회·김우룡 고소 요구…국장급 '84사번' 성명

  • 페이스북
  • 트위치

   
 
  ▲ MBC '84학번' 고참 사원들이 김재철 MBC사장에게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 등을 요구했다. 지난 10일 천안함 침몰 현장인 백령도를 찾은 김재철 사장.(MBC노조 제공)  
 
“선택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이제는 잘못된 것을 흔쾌히 바로잡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는 것은 비겁한 게 아니라 오히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1984년 MBC에 입사한 고참 사원들이 13일 MBC 파업 사태에 대해 입을 뗐다.

‘현 사태를 우려하는 84사번 사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황희만 부사장 임명을 철회하고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고소할 것을 김재철 사장에게 촉구했다. 84사번은 대부분 국장급 이상들이다. 또 다른 80년대 고참 사원들도 조만간 입장을 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13일로 9일째, 80년대 고참 사원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파업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84사번 사원들의 움직임은 MBC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시점에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파업 해결 카드로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와 김 전 이사장 고소’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김 사장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김 사장 사퇴 촉구로 번져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의 사장 퇴진 요구에 비노조원, 특히 고참 사원들이 가세할 경우 김 사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MBC 한 기자는 “대부분 국장급 이상인 84사번 선배들의 성명은 김 사장에게 심적인 압박이 될 것”이라며 “김 사장의 선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업무 복귀를 거듭 호소했다. 김 사장은 “김 전 이사장에 대한 소송제기는 때가 되면 사장이 결정할 사안으로 노사 약속의 문제가 아니고, 황희만 부사장에게 아무런 보직도 주지 말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한편 MBC 노조는 이날 오전 사내집회를 열고 오후에는 여의도 등 서울 시내에서 MBC 사태의 진상을 알리는 대국민 선전전을 벌였다. 14일 저녁 7시에는 언론노조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공영방송 MBC 지키기 1만인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