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사개입 진상규명 목소리
노조, 김재철 사장 사퇴 촉구 농성…민주당 특위 구성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2010.03.24 13: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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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권력기관의 MBC 개입을 시사한 신동아 4월호 인터뷰 기사 파문으로 사퇴했지만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언론노조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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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9일 오후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신동아 인터뷰 기사에 대해 해명하고 퇴장한 그 시간, 여의도 MBC 사옥에서는 김재철 MBC 사장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른바 ‘큰집’ 사람을 한명도 만난 적이 없다”고 결백을 강조했던 김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독자적인 인사를 거듭 주장하며 명예훼손 혐의로 김우룡 이사장을 형사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직전까지 운명공동체였던 김우룡 이사장이 권력기관의 MBC 인사 개입을 시사한 발언으로 ‘진퇴양난’에 빠지자 관계 단절을 선언하며 김 사장이 독자 생존을 모색했다는 해석이 MBC 안팎에서 나왔다. 이날 오후 4시45분께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다”는 짤막한 성명을 내고 김 이사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김 사장은 ‘큰집’ 파문에서 자유로운 듯 했다. 하지만 MBC 관계사 사장단 인사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하나둘 불거지면서 김 사장은 곧 의혹의 중심에 섰다.
노조는 22일 “김재철 사장은 MBC 사장의 자격이 없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김 사장이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정권의 청소부’라는 낙인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스스로 물러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직 지방MBC 사장 12명도 같은 날 서울 한 호텔에서 별도 모임을 갖고 김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김 사장 사퇴 요구와 함께 권력기관의 MBC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는 23일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MBC 장악 진상규명 및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국회는 ‘큰집’은 어디며, MBC 사장의 ‘조인트’를 깐 핵심관계자는 누구인지, 계열사 사장 인선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등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이날 천정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청와대·방문진 MBC장악 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는 다른 야당들과 함께 3·4월 임시국회에서 ‘MBC 청문회’와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엄기영 전 사장 사퇴와 김재철 사장 선임 과정, ‘큰집’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MBC 관계사 사장단 인선 과정 등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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