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인사에 권력기관이 개입됐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킨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9일 사퇴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의 사퇴 이후에도 방문진 이사장 선임문제를 비롯해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책임론 , 권력기관 개입 진위 여부 등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이날 방문진과 김재철 MBC 사장이 김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선지 40여분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이사장직을 사퇴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문제가 된 ‘큰집서 불러서 조인트 까고…’ 발언의 사실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방문진 이사회 도중 퇴장한 김 이사장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김 이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에서 “부분적으로 내가 한 말이 맞다. 그러나 왜 그런 말이 쏟아졌는지 나 자신도 이해하기 어렵다”, “발언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복수의 방문진 이사들이 전했다.
김 이사장 사퇴로 신동아 인터뷰 파문의 본질인 권력기관의 MBC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어렵게 됐다.
김 이사장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이번 인사는 김재철 (MBC)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 큰 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김 사장이)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단행한 MBC 지방 계열사와 자회사의 간부 인사에 외부 권력기관의 개입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김 이사장의 사퇴는 자발적이라기보다는 강제된 측면이 크다.
김 이사장은 이날 오후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신동아 인터뷰 발언에 대해 해명을 시도하면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문진 이사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사퇴를 촉구하고 김재철 사장 또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를 압박하면서 버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진보매체는 물론 보수신문들까지 나서 김 이사장의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한 것도 사퇴 결심을 유도했다.
이제 시선은 인터뷰 파문의 한 축인 김재철 MBC 사장에게 모아지고 있다. 김 사장은 지역 계열사와 자회사 사장 인선 과정에 대한 진상을 명백하게 밝혀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관계회사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이른바 ‘클럽’ 사람을 한 명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인선 과정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다.
MBC 기자회는 18일 밤 기자총회를 가진 뒤 낸 성명에서 “김재철 사장은 이번 파문에 대한 진상을 명백하게 밝히고 MBC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조처가 무엇이고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즉각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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