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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IPTV를 어떻게 할 것인가

최진순 기자의 '온&오프'<27>

최진순 기자2007.12.31 09:26:44



   
 
    최진순 한경미디어연구소 기자  
 


오늘날 전통 미디어가 경험하고 있는 가장 큰 진실은 젊은 세대가 뉴스와 정보를 수집하는 경로가 다변화 한 점이다. 또 그들은 단지 수동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산하거나 그 과정에 무엇인가 기여하려 한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전통 미디어보다 인터넷, 모바일, 그밖의 개인용 휴대 디바이스 같은 뉴미디어에 더 친숙하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플랫폼에서 전통 미디어로 접속하는 빈도가 낮다는 것은 신문, 방송 종사자들에겐 결정적 위기로 다가온지 오래다.

이때문에 전통 미디어는 콘텐츠의 혁신을 통해 젊은 세대와 마주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콘텐츠의 혁신은 주로 사람, 조직, 자원의 혁신을 수반하면서 전개되는데 지난 몇 년 사이 통합뉴스룸과 디지털 아카이브,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은 중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2007년 한해 동안 국내 신문업계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절치부심해왔다. 조선일보는 지역민방과 함께 영상물을 제작했으며 중앙일보는 동영상 UCC 플랫폼인 프리에그를 내놨다. 또 케이블TV를 인수하는 신문사도 나오는가 하면 틈새 매거진과 온라인 서비스가 속속 쏟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 속에서 법제화가 사실상 마무리된 IPTV가 2008년 미디어 업계의 핫 이슈로 부상하자 난감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하자니 막연하고 안 하자니 답답하다”는 신문업계의 실토가 그것이다. 원소스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신문업계는 IPTV 진입 여부와 관련 뚜렷한 해법도 없는 상항이다.

사실 IPTV는 신문업계가 무작정 손을 대기 어려운 플랫폼이다. 인터넷은 기사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최소한의 인력을 투입해 웹 서비스를 하면 되는 수준이다. 물론 인터넷은 쌍방향 미디어 서비스의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플랫폼으로 다양한 기반 시설과 전문 인력 확보를 요구한다. 그래도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우열은 나는 분야다.

그러나 인터넷과 다르게 IPTV는 TV라는 컨셉트 위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신문이 일찍이 상대해보지 못한 영역이다. 단순히 투자를 한다고 쉽게 결실을 맺기 어려운 분야다. 특히 IPTV는 쌍방향 디지털 방송을 실현하는 플랫폼인 만큼 처음부터 준비를 잘해야 실패를 면할 수 있다.

IPTV 시범 서비스 당시 신문 PDF 서비스 보기가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그것만 갖고는 시장을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IPTV는 수백 개의 채널이 경쟁하는 만큼 다양한 부가 서비스 개발과 활발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사적인 역량이 집중돼야 하고 기반 시설에 대한 일관성있는 정비가 수반돼야 한다.

우선 통합 아카이빙은 멀티유스 즉, 효율적인 콘텐츠 유통기반 강화를 위해 필연적인 투자 항목이다. 보유 자원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통해 자원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반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IPTV를 위한 최적의 서비스를 위해 차별성 있는 요소들을 추려내는 것이 요구된다. 가령 경제신문이라면 기업 데이터베이스나 증시 시황 정보 등을 재가공하는 것이 앞설 수 있다. 종합일간지라면 시장에서 앞선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보유 자원이 부족하다면 외부 전문 기업과 적절한 제휴 프로그램이 전개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부에서 이것들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지원을 해결할 수 있는가, 시장내 마케팅을 충분하고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조직이 있는가 등이 그것이다.

특히 시장과 콘텐츠 소비자의 움직임은 아주 중요하다. IPTV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부터 과연 유익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인지 판단이 요구된다. 경쟁 업계가 바로 진입이 가능한 분야라면 자본력이 승부처가 된다. 한국 신문업계에 자본력이 튼튼한 곳이 몇이나 있을까?

또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해외 IPTV 서비스는 연동형 데이터방송의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장에 전면 도입이 불가능한 사행성 아이템이나 성인물도 아킬레스건이다. 쌍방향 디지털TV 하에서 지역밀착형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지만 포털사업자나 다른 미디어 기업들에게 선두를 빼앗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법제도 완화에 따라 보도채널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만 지상파TV나 인터넷 포털뉴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영향력’ 의미 이외의 가치를 찾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 IPTV는 신문업계가 지금 바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IPTV는 아직 망고도화 문제나 지상파TV 실시간 전송, 공정경쟁 문제 등 다양한 실행 이슈를 풀어가야 한다. 전국 광대역통합망(BcN) 완료와 디지털TV 전환시점까지도 수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따라서 신문업계는 그동안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다뤄야 한다. 일단 투자 우선 순위를 IPTV 그 자체에 두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질을 끌어 올리고 원소스멀티유스에 필요한 기반시설 확보에 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아카이빙 전단계인 보유 콘텐츠 자원에 대한 실사를 통해 IPTV를 비롯 뉴미디어 플랫폼 진입의 가능성을 진단받아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가진 자원이 있다고 판정되면 그것을 근거로 단계적인 아카이빙 구축에 들어가고,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컨버전스 미디어 환경에 맞출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통합뉴스룸 구축의 필요성도 대두될 것이고 콘텐츠 재가공에 따른 인적, 물적 재배치와 콘텐츠 유통에 대한 전략수립이 수반된다. 또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한다면 그것을 어떤 분야에 특화할 것인지,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시장과 소비자의 경향을 파악해야 한다.

이와 관련 최근 영상 서비스를 확대해온 신문업계가 이 분야에서 제대로 수익을 거두는 것이 어려운 데서 교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영상 뉴스 서비스를 왜 하는지에 대한 목표가 뚜렷해야 하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어떤 사업, 어떤 비즈니스와 연결되는지, 또 내부의 어떤 인프라와 연결돼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설계가 뒷받침돼 있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즉, IPTV 검토 이전에 신문 뉴스룸의 능력을 냉정히 평가하고, 내부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재설계하는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한국 신문업계는 시장 선두업체가 무엇인가를 하면 반드시 따라가야 한다는 경쟁의식에 매몰돼 있다.

특히 신문업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작지만 강한 신문을 지향할 것인지, 아니면 발행부수 등 양적 성장체제를 고수할 것인지 등의 이슈이다.

전자의 경우 대부분의 조직을 아웃소싱하고 여기서 남는 잉여자본을 새로운 플랫폼 진입을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사실상 IPTV보다는 신문업 그 자체에 방점을 두는 만큼 결과적으로 신문 본위의 경영 패러다임이 되는 셈이다.

물론 시장내 브랜드 인지도도 높고 자본력이 있는 시장내 메이저 신문기업은 적정한 투자 항목을 결정하고 서둘러 IPTV에 다가설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IPTV를 비롯 쌍방향 디지털 TV 환경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미 미디어 과잉 시대에 들어선 국내의 뉴미디어 산업은 차별화라는 승부처 없이는 결실을 맺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쌍방향 서비스에 대한 전문가를 확보하고 컨버전스 플랫폼에 대응하는 새로운 ‘뉴스’의 기법 정착을 위해 뉴스룸 내부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전통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IPTV는 결국 신문업계의 체질개선을 주문하는 매개체다. 2008년은 신문업계의 혁신 수위에 따라 다시 우열이 결정되고 그 간격이 극복하기 어렵게 벌어질 것이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겸임교수 soon6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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