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윤 모 일병이 선임병들의 집단 구타로 숨진 지 넉 달이 지났다. KBS가 윤 일병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처음 추적 보도한 지도 한 달이 다 돼 간다. 아직 불행은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묻혀 있었던 군 내 가혹행위들이 봇물처럼 병영 밖으로 폭로되고 있다.군 내 구타 근절대책이 처음 발표된 게 1987년이다. 28년 동안 여러 차례 개선책이 발표됐다. 하지만 윤 일병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얼마 전 동부전선에서 임 모 병장의 총기 난사로 5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 되는 게 현실이었다
김형식 서울시의원, 강서 재력가 청부살인 사건
“한국일보는 이번 보도로 많은 것을 잃었다.”김형식 서울시의원 청부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공공연히 불쾌감을 드러냈다. 본보가 7월12일 살해당한 재력가 송 모씨의 뇌물장부에 수도권 한 지검에서 근무 중인 A부부장 검사의 이름이 있다고 기사화한 뒤다. 우리는 A검사가 남부지검에 근무할 당시 송 씨로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본보는 이미 신뢰할만한 복수의 취재원으로부터 사실관계를 확인한 터였다. 그럼에도 검찰은 “장부에 현직 검사의 이름이 기재된 것은 맞지만 두 차례 300만원 뿐”이라고
전과 5범 이상 소년범 1만명
‘전과 5범 이상 소년범 1만명’ 기사는 지난해 10월 취재를 시작했다. 기사가 7월에 나갔으니 9개월이라는 산고의 시간이 있었다. 당초 기사는 12월 말이나 1월쯤 보도를 목표로 시작됐다. 하지만 소년원과 교도소에 대한 취재는 쉽지 않았다. 가까스로 법무부의 취재허가를 얻었으나 소년원과 교도소에서 취재원과 일정을 놓고 또 한참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취재가 계속될수록 해야 할 일이 늘었다. 당초 ‘자신의 나이보다 전과가 많은’ 아이들만 만나면 어느 정도 얼개가 나올 것 같았는데 취재를 하면 할수록 범위가 넓어졌다. 소년원과 교도소뿐
헌법에만 있는 노동 3권-벼랑 끝에 몰린 노조
어릴 적 살던 동네에는 건설 노동자들이 자주 모여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노무자’라 불렀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공부 열심히 안 하면 저런 노무자들처럼 된다”고 다그쳤다. 육체노동을 경시하는 시각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노동은 여전히 소외된 영역이다. 우리 사회는 대체로 노동자들이 마음껏 권리를 누리는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군말없이 묵묵히 땀 흘려주기만을 바랄 뿐이다.‘헌법에만 있는 노동 3권’은 이처럼 현실에서 배제되는 노동의 현실을 담으려 했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
심층리포트 ‘또 하나의 비극, 하이닉스’
하나 같이 착했다. SK하이닉스의 ‘백혈병 문제’를 취재하던 지난 4개월 동안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피해 노동자들과 유족들은 참 순하디 순한 사람들이었다. 회사를 원망하기보다 자신의 박복한 삶을 탓했다. 자신의 질병이 회사 일 때문이라고 여기면서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돼 2년치 급여를 받고 회사를 나온 것에 ‘감사’했고, 20여년을 일하다 병을 얻은 남편에게 퇴사를 종용하는 회사를 규정이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겠냐고 ‘이해’했다.다른 사람의 골수를 이식한 뒤 따라오는 숙주반응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아내에게 짜증 한 번…
이지훈 제주시장 부동산 특혜 의혹…
시민운동가 출신 이지훈씨가 제주시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유하고 있는 비자림 입구 부동산에 문제가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본격적인 취재는 비자림 문화재지구 인접 토지를 매입한 후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녹취파일을 입수하면서다. 건축물대장을 통해 제주시장 소유의 건축물을 확인, 주변 토지 및 건물 등기부등본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제주시장이 2010년 법원 경매로 비자림 입구 임야를 싼값에 매입한 후 커피숍과 단독주택을 신축한 사실을 확인했다.여기서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이 특혜 의혹이었다
KBS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심사위원 만장일치 선정
제민일보 ‘제주시장 부동산 특혜 의혹’ 끈질긴 추적보도 호평벌써 여름을 보냈지만 세월호 사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세월호 특별법에서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 심지어는 유족들을 향한 조롱과 증오까지 범람하여 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한없이 불편하다. 언론은 이러한 상황에 책임이 없는지 잘 돌아보고 공정하고 균형 잡힌 보도에 힘쓸 때이다. 이번 심사에는 모두 54편이 출품되었다. 그 중 9편을 본선에 올려 최종적으로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KBS의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보도가 그 사
KBS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등 6편 선정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6일 심사회의를 열고 제287회(2014년 7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KBS의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 총 6편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1 부문△KBS 정치외교부 박석호, 윤진, 황현택 기자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한국일보 사회부 김이삭, 정지용 기자 &ls
4월 16일, 세월호-죽은 자의 기록 산 자의 증언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수많은 학생들이, 사람들이, 통째로 바다 속에 가라앉는 상황에서 너무 무기력한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 참사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4월 16일 세월호-죽은 자의 기록 산 자의 증언’은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그 시각, 세월호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시간은 최대한 잘게 쪼개고, 공간은 최대한 좁게, 하나 하나 꼼꼼히. 우리는 기록하는 자들이 아닌가.최
생포된 임 병장…절규하는 아버지
수상 소식을 들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내게는 큰 기회였지만 누군가에겐 큰 절망과 슬픔이었다. 지난 6월23일 고성 총기난사사건에서 목격한 임 병장과 절규하는 그의 아버지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생포된 임 병장…절규하는 아버지’는 혼자 이뤄낸 결과가 아니다. 현장과 취재 데스크에서 취재 방향을 잡아 준 사진부 선배들과 고성에서 같이 땀 흘리며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한 타사 선배들과 함께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군 통제가 시작되기 전인 새벽에 현장진입에 성공한 덕분에
40년 만에 드러난 연료단지 진폐증
1986년 서울 상봉동 연탄공장 인근에서 발생한 진폐증 사건. 16살에 서울에 올라와 갖은 고생 끝에 연탄공장 옆에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한 박길래씨가 공장에서 날아온 석탄 가루에 노출돼 진폐증 판정을 받은 사건이다. 박 씨의 안타까운 사연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검은 민들레’라고 불렀다.박 씨의 폐를 까맣게 만든 서울 상봉동 연탄공장은 초고층 주상 복합 건물로 바뀌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대구 안심연료단지 연탄공장은 아직도 시커먼 연탄을 찍어내고 있다. 연료단지가 들어선 1971년부터 현재까지 40년 넘
시사기획 창-해외부동산 추적보고서
국내 재벌과 주식 부호 일가에 대한 해외부동산 추적은 지난해 보도했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보도가 계기였습니다. 국내에서는 ‘뉴스타파’가 ICIJ와 단독 제휴를 통해서 국내 유명 인사들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실태를 추적, 보도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들이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러한 아쉬움을 계기로 저희 취재팀은 해외 부동산에 주목했습니다. 부동산만이 사실상 제3자가 자
국어死전, 맥끊긴 민족지혜의 심장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하겠다. 우리 집에는 국어사전이 없다. 내 기억 속에는 분명히 검은색 표지에 금색으로 ‘새국어사전’이라고 써 있는 중사전이 있었는데 책장을 아무리 뒤져봐도 찾을 수 없었다. 국어사전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영어사전만 2권 나란히 놓여있었다. 국어사전의 위기를 취재한다면서 정작 우리 집에 국어사전이 없다니 양심에 걸렸다. 취재를 할수록 부끄러움은 안타까움으로 바뀌었다. 우리 국어사전은 대부분 뜻풀이가 비슷하고 내용은 10년 전과 비교해 추가된 것이 거의 없었다. 국가에서 큰돈을 들여 만든 국어
신용등급 조작, 신용 잃은 신용평가사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두 달간 국내 신용평가 3사에 대한 특별검사를 벌였다. 이 검사는 당초 신평사들이 그 해 9~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양그룹 5개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제대로 매겨왔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된 것이었다.하지만 검사가 시작되자 금감원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검사 대상을 3개 신평사들이 최근 3년간 실시한 신용평가 전반으로 확대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검사 과정에서 신평사들의 ‘신용등급 장사’ 등 위법·부당행위를 다수 적발하자 검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한 것이 아니냐
양극화, 문제는 분배다
“분배 시리즈를 해보자” ㅇ선배가 분배 시리즈를 처음 꺼냈던 건 올 봄이었던 것 같다. 방대한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불평등 문제를 다룬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했던 즈음이다.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분배를 늘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가볍지 않은 주제였다. 이를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가독성 있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분석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숙제였다. 피케티식 분석에서 힌트를 얻어 우리 사회가 양극화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