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방석호 호화출장’ 등 6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2일 제306회(2016년 2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어 경향신문의 ‘방석호 아리랑TV 사장 호화출장 및 입찰비리 추적보도’ 등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1부문△경향신문 강진구 논설위원 겸 기자 방석호 아리랑TV 사장 호화출장 및 입찰비리 추적보도■ 경제보도부문△서울경제신문 성장기업부 강광우·한동훈·박진용·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졸지에 폐업한 ‘헤이딜러’
지난 연말, 한통의 전화로 취재를 시작했다. 창업 1년 만에 중고차 경매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던 젊은 창업가 박진우 헤이딜러 대표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졸지에 불법 회사가 됐다. 더 이상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폐업 소식을 전했다. 박 대표의 이야기가 단순히 젊은 창업가의 ‘좌절’을 넘어 기술 발전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판단하고 보도를 준비했다. 오프라인 영업장 등을 갖추지 못하면 불법 업체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자동차관리법개정안이 통과돼 승승장구하던 사업을 잠
밀입국·폭발물 의심물체…뻥 뚫린 인천공항
취재는 1월 하순 한 건의 제보로 시작됐습니다. 중국인 2명이 밀입국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인천공항은 수천 명의 보안요원과 CCTV가 지키는 국가 최고보안시설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테러 위협에 대한민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당국이 연일 강조하던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속속 드러난 사실들은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면세구역과 출국심사장을 연결하는 문은 자동으로 열렸고, 출입문 잠금장치는 어처구니없이 뜯겼습니다. 14분 만에 벌어진 상식 밖의 일. 그 사이 이들을 막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보도 이후 관계기관
“좌익효수급 ‘일베’ 국정원 직원 3명 더 있다. 檢 은폐 의혹”
법조 출입 기자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 당시 상황을 취재하던 도중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개입 사건 중 아직 처리되지 않은 사건이 있다는 사실을 검찰 내부 취재원을 통해 알게 됐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 전에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수천 개의 글을 올려 검찰 수사를 받은 국정원 직원 3명이 추가로 있다는 것이다. 그 당시까지 세상에 알려진 국정원 직원은 전라도 지역 비하와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막말로 기소된 ‘좌익효수’ 1명뿐이었다. 좌익효수 외에 검찰이 처리하지 않고 비밀리에 묵혀둔 국정원 직원들의 존재가 있다
전국 유·초중고 석면 지도 작성 및 석면 정보 관리 문제점
또 석면? 갑작스럽게 데이터 저널리즘팀에 와서 받은 아이템이 석면이었다. 뭐 새로울 게 있나 싶어 심드렁했다. 오산이었다. 그냥 ‘석면 위험하다’ 이런 게 아니었다. 모든 학교건물과 공공건물에 대해 석면 검사를 실시하고 석면 건물일 경우 어디에, 얼마큼, 위해 등급은 어느 정도인지 알려야 하는 석면관리법이 지난 2012년부터 시행돼왔지만 정작 아는 사람도, 알리는 사람도 없었다.전국 교육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자료를 모으는 데만 넉 달 넘게 걸렸다. 내부 시스템에 석면정보를 올리지 않았거나 대충 올린 학교가 적지 않았다. 광주광역시
“‘과거사 재심사건’ 책임자 505명을 공개합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과거사’는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여러 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국정원 과거사위원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진상규명 발표한 사건들도 중요한 보도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과거사위인 진실화해위가 2010년 12월로 활동을 종료한 뒤에는 재심 무죄와 국가배상판결은 이따금 단신으로 나올 뿐이었습니다. 조작간첩 사건 같은 과거사의 문제점이 ‘상식’이 된 것은 다행이지만, 재심 무죄를 선고받고 국가 배상을 받아도 피해자들은 여전히 아픕니다. 우리 사회의 깊은 반성과
저성장 시대 행복 리포트
우리 사회는 점점 각박해지고 개인은 행복감을 느끼기 힘들까. 한국일보 신년기획으로 준비한 ‘저성장 시대, 한국인의 행복 리포트’는 지난해 헬조선 등 열패감에 짓눌린 한국 사회가 더 행복해지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행복이라는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주제를 설득력 있는 기사로 만드는 작업은 막막했지만,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기획이라는 데 공감해 기획취재부 외에 4개 부서 기자들이 협업했다.우선 한국의 행복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와 비슷한 저성장 늪에 빠진 이웃나라 일본, 세계 최고 행복국가로 꼽
위안부 소재 영화 ‘귀향’의 국민 후원 제작을 위한 연속 보도
조정래 감독과 저는 2012년 봄에 처음 만났습니다. 조 감독의 영화 ‘두레소리’의 개봉을 앞둔 인터뷰 때였습니다. 그날 봄바람이 불어 인터뷰 장소엔 꽃잎이 흩날렸고, 감독은 다음 계획을 묻는 질문에 영화 ‘귀향’을 소개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감독은 “우리가 당한 일이 잊히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말씀을 이 영화를 꼭 만들라는 간절한 당부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 흘렀습니다. 2014년 봄, 다시 만난 감독은 저에게 ‘귀향’ 시나리오를 건넸습니다. 아직도 그가 ‘귀향’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에…
조달청 관급자재 ‘가격조작’
“무슨 그리드요?” 지오그리드라는 토목용 보강재, 생전 처음 들어봤습니다. 검색해도 정보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먼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단가 조작의 규모는 생각보다 컸습니다.조달청은 6년 동안 시중보다 두세 배 비싼 가격에 토목용 보강재를 팔아왔습니다. 취재진도 전화를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시중 가격을 조달청만 몰랐습니다. 그렇게 뻥튀기된 가격으로 6년 동안 무려 800억원 어치가 팔려나갔습니다. 조달청의 시장 가격 조사 기능은 유명무실했습니다. 첫 보도 이후 업체들이 전자세금계산서를 조작해 가격을…
한중일 청년리포트: 3개국 38명의 청춘 이야기
삶이 팍팍하고 힘들다는 얘기는 지난 한 해 동안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 중에서 누가누가 더 힘든가 경쟁하듯 더 치열하게 살아가는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얘기를 발굴해 다루는 기사들은 나름대로의 의미에도 불구하고, 그 나물에 그 밥 같았다. 청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남들이 힘들게 산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해도 자신의 삶은 ‘1’도 바뀌지 않는다. “기성세대로서 젊은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안겨줘서 미안하다”는 자책 섞인 위로나 “현실에 타협하지 말고 분노하라”는 조언도 공허하다. 청년들과 자주 만나는 활동가들은 청년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YTN ‘뻥뚫린 인천공항’ 허술한 보안실태 등 고발…사회적 반향…
TBC ‘조달청 관급 자재 가격조작’ 끈질긴 보도로 현장조사 이끌어내 2016년 새해 첫달부터 이달의 기자상 경쟁이 치열했다. 전통적인 특종에 해당하는 취재보도1부문(정치·사회분야)과 지역취재보도부문에 각각 15개, 11개의 작품이 올라왔다. 그만큼 언론이 감시·견제해야 할 일이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많다는 뜻일 것이다.특히 취재보도1부문은 출품작 15개 가운데 5개 작품이 최종 심사 대상에 오를 정도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았다. 열띤 토론 끝에 YTN의 ‘밀입국·폭발물 의심물체…뻥뚫린 인천공항’과 매일경제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으
강남구청 ‘댓글부대’ 운영 의혹
경향신문의 강남구청 ‘댓글부대’ 운영 의혹 연속 보도는 공무원이 일반 시민인 양 신분을 감추고 업무와 연관이 깊은 사안에 개입하는 불법행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시작됐다.취재와 보도 과정은 전략적 판단에 따라 진행됐다. 기초자료 수집을 하면서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구의회 구정질문에 출석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해 10월14일 한 인터넷 기사에 구정을 옹호하는 댓글이 집중적으로 달린 것을 알게 됐다. 당시는 신 구청장이 한국전력 부지 공공기여금 사용 등을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차라리 ‘강남특별자치구’를 설치해달라”고 공개 선언하
인천 11살 여아 아동학대 사건
“아이는 고아원에 잘 돌아갔나요?” 과자를 훔치러 들어온 11살 소녀를 경찰에 인계했던 슈퍼 주인은 첫 통화에서 제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아이는 혹시라도 자기를 집에 되돌려 보낼까봐 보육시설에서 도망쳤다고 거짓말을 한 겁니다. 지옥과도 같은 그곳에서 A양은 맨발로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했습니다. 어른 3명은 2년 넘게 아이를 굶기고, 가두고, 때렸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이를 세상에 내어놓은 당사자, 바로 친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작년 12월19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16kg 소녀’의 사연
선생님 빗자루로 때리고 욕설하는 학생 ‘짓밟힌 교권’
퇴근 후 SNS를 통해 캡이 보낸 동영상 하나가 날아들었습니다. 열어본 순간 충격은 '메가톤급'이었습니다. 심지어 피해 교사가 정규직이 아닌 기간제 교사 신분으로 추정된다는 제보자의 말은 더욱 취재 욕구를 끓어오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는 처음부터 난항이었습니다. 학교 측 사람들과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모르겠다" 혹은 무응답으로 일관했습니다. 동영상만으로 보도를 해야 하는지 고민을 거듭했지만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다음날 동이 트기도 전에 발생 학교로 추정되는 곳을 찾았고, 학생과 학교…
중공군 유해 송환 조작 의혹
아직도 국방부는 저희 보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 이후 진상조사와 자체 감사까지 했는데도 말입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보도 초기 “철저하게 조사해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방부가 이 사안에 대해 ‘뭉개고 넘어가는’ 선택을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보도는 지난 2014년,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중국에 보내진 중공군 유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현 정부가 꼽는 외교 성과였습니다. 적군의 유해를 반세기가 넘어 돌려보낸 인도적 조치였습니다. 한·중 관계가 밀착되는 계기가 됐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