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그 이후
세상 만사에는 때가 중요한 법이다. 바야흐로 60년이 넘는 한반도 분단 시대의 질곡이 점차 우리 앞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돈 오버도퍼가 최근 남북정상 합의문에 대해 논평한 말이다. 그 단적인 예가 정상회담 합의문 바로 전날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외교적 승리’라고 자평한, 6자회담 2단계 북핵 불능화 조치에 대한 합의문이 발표된 것이다. 그런데 유독 우리 보수 언론은 이같은 도도한 시대적 흐름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알면서도 굳이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
2차 남북정상회담을 ‘경하’한다
7년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다. 그동안 한미, 한중, 한일간 정상들이 숱하게 머리를 맞댄 것과 비교해 볼 때 아직까지 남북 정상의 만남 자체가 빅 뉴스가 되는 것은 그만큼 분단의 현실을 반증한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두 정상이 만나는 것에 대해 보수신문과 야당은 대선 개입용이라고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일부 보수신문들은 민족적 대의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리랑 축전 참관 등 시시콜콜한 의전까지 거론해가며 딴지 걸기에 바빴다. 당연히 진행돼야 할 북측 인프라 투자 등 남북경협 사안에 대해서는 또 하나의 퍼주기로 오도하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한가위 ‘황금연휴’가 다가왔다. 올해 한가위 연휴는 주말과 이어져 ‘빨간 날’만 나흘이고, 토요일까지 포함하면 닷새나 된다. 제조업체를 비롯해 일반 기업체들 중 일부는 아예 선심을 쓰면서 일주일 동안 쉬기로 한 곳도 있단다. 주말을 앞뒤로 붙이면 연휴가 9일간이나 이어질 수도 있다. 일반직 셀러리맨들이 황금연휴에 부풀어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기자 사회에서는 한숨 소리부터 들린다. 기자들에겐 이번 연휴가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연휴가 길면 길수록 기자들의 상대적…
언론노조 조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
지난 7일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4대 위원장, 부위원장 보궐선거에서 최상재, 김순기 후보가 당선되면서 언론노조의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졌다. 이로써 사무처 직원의 공금횡령 의혹에서 출발해 올들어 6개월 넘게 파행 운영을 해왔던 언론노조가 비로소 정상화의 길을 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사실 언론노조의 파행적 운영은 언론노조 자체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도 큰 손실이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비롯해 1백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지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관련법, 현 정부의 취재지원
지금도 늦지 않았다
참여정부가 밀어 부치고 있는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은 기자들의 취재접근을 막는 것으로, 명백한 언론통제다. 총리훈령으로 추진되고 있는 취재지원선진화방안의 조항 11조, 12조에서 현장기자들의 취재를 막는 근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11조 1항에는 ‘공무원의 언론취재활동 지원은 신뢰성과 책임확보를 위해 정책홍보 담당부서와 협의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한데 이어 2항에는 ‘단순사실 및 이미 알려진 사실의 확인, 발표된 자료에 대한 답변은 정책담당자가 직접 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사후에 정책홍보담당 부
참여정부, 독재시대로 회귀하려는가?
‘참여정부’라는 이름을 가진 노무현 정부는 정권의 말기까지 기자들의 ‘참여’를 전혀 얻지 않은 채 독재정부에서나 볼 수 있는 언론통제 조치들을 강행하고 있다. ‘취재지원시스템선진화방안’이 정말 언론을 위한 ‘지원’이며 ‘선진화’인가? 정부1청사, 과천청사, 금감위·금감원, 그리고 경찰청·경찰서에 이르는 여러 기자실에서는 “정부의 브리핑실 통폐합 조치가 언로를 막는다”는 기자들의 원
기자, 무엇으로 사는가
1970년대 기자생활을 했던 한 선배의 이야기다. 경찰서에서 시위 주도 혐의로 구속된 학생과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꼭 기사로 쓰겠다고 약속을 하고 편집국으로 돌아왔지만, 과연 기사가 들어갈 수 있을지는 난감했다.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다 결국 ‘명문 대학을 수석 입학했던 학생이 구속됐다’는 이상한 ‘야마’로 3단짜리 기사를 썼다. 하지만 예상대로 편집국에 죽치고 있던 중앙정보부 직원에 의해 기사가 잘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 없었다. 결국 대낮에 소주 2병을 들이키고 와서는
‘아프간 취재’ 정부결단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측에 억류된 인질석방 문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탈레반측 대변인이 배형규 목사를 살해한데 이어 추가로 또 1명을 살해했다고 지난달 31일 새벽(한국시간) 발표했다. 한국기자협회는 탈레반측에 무고한 인질을 하루 빨리 조건 없이 석방해줄 것을 촉구했다. 생명을 담보로 하는 납치극은 야만적 행동이자 인간존엄을 짓밟는 행동이다. 납치극은 어떤 명분,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입장표명과 함께 인질문제 보도에 있어 각 언론사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주길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지난달 2
‘취재지원방안’ 기자들 위해 만들어야
한국기자협회가 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선진화방안’(취재지원방안)에 대한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해 적극적인 대정부 교섭의 발판을 마침내 마련했다. 기자협회는 정부가 취재지원방안을 내놓아 언론과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언론노조, 방송PD연합회, 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기자협회연대회의 등과 보조를 맞추며 국정홍보처·청와대를 상대로 브리핑실 통폐합에 관한 협상을 벌여왔다. 그 타협의 결과가 검·경 기자실 개방, 기자접촉에 관한 총리훈령 제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발표문(안)’
기자에게 ‘사랑방’을 되돌려 달라
서울 태평로 1가에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건물이 우뚝 서있다.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가 언론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언론인들을 위한다면서 신축한 건물이다. 당시 언론인의 상호협력과 친목도모, 국제회의 등의 장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프레스센터가 처한 형국은 괴상망칙하다. 땅주인은 서울신문이다. 반면 건물의 등기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주체로 되어있다. 하지만 이 빌딩의 실제 관리자는 한국언론재단이다. 지주 건물주 운영주가 모두 제각각이다. 신군부가 언론을 인위적으로 통폐합하고 양심적 언론인들을 강제 해직시
대선검증 시원 당당히 하자
빗줄기가 이어지는 장마철로 접어들었지만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도래한 대한민국의 여름은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달전 시작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의 1막이 끝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날선 검증 요구와 후보들간 정책 토론회가 주를 이룬 1라운드였다. 반면 여권은 여전히 군소후보가 난립하고 ‘대통합’을 위한 작업에 몰두하는 양상이다. 지난 30일간의 언론 보도를 돌이켜보건대 날이면 날마다 쏟아지는 정치권 기사 가운데 최근 일부 선전한 기사가 있었지만…
‘대못질’ 당한 기자의 가슴
오늘 한국 미디어들은 발버둥치고 있다. 누구도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매체 간 경쟁은 하늘을 찌른다. 세상을 ‘ 인터넷 이전과 이후의 시대’로 분류해야할 만큼 변화가 심하고 첨단 정보량은 쇄도한다. 시대의 매체는 시대의 질과 양을 담아낸다. 매체의 생명력은 매체 브랜드 파워에 좌우된다. 곧 미디어로서의 신뢰와 품질경쟁력이다. 미디어의 힘은 바로 그 미디어를 채우고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힘이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가치 있는 뉴스와 쟁점을 잡아채 맥락을 가다듬고 갈무리한 다음, 부가가치를 집어넣어 수용자에게…
핵심은 정보 접근권과 취재 자유다
이른바 ‘취재 지원 선진화’ 방안을 둘러싼 정부와 언론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과 언론단체 대표들과의 방송 토론 직후 기사송고실 통폐합 공사 등 일련의 조치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또 기자협회 등 언론관련 단체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해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매우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조치이다. 비록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해서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언론사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아쉬움, 그리고 정부와 대통령의 일정에 의존해 토론회가 준비됐다는 비판이 있지만, 토론회의 성과물 전체를
정부여! 기자들 민심부터 제대로 읽어라
‘기자 민심’이 나왔다. 한국기자협회가 전국 언론사 기자 3백1명을 대상으로 이른바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된 뒤 한쪽 당사자인 기자들의 생각이 객관적인 데이터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기자 민심’은 예상보다 훨씬 냉담했다.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10명 중 9명이 반대했다. 스트레이트 부서일수록, 젊은 기자일수록 반발을 더욱 거셌다. 일선 현장에서 부대끼는 빈도가 많을수록 반대의 목
현 정권 고립 자초하지 말아야
‘취재지원 선진화’. 참으로 아름다운 말이면서 아득한 말이다. 기자의 취재를 도와주고 취재과정을 선진화시켜주겠다니 고마우면서 황당하다. 권력의 독선은 항상 위험하다. 권력 자신이 가장 옳고 타자는 틀리다고 전제하기 때문이다. 언로를 축소하려는 권력의 전지전능이 가능할까. 독선은 독단을 낳고 배타적 어리석음으로 향할 뿐이다. 기자의 영역을 축소시키고 묶어두려는 기도가 성공할까. 29일 노대통령은 기자실 통폐합에서 한발 더 나가 “한꺼번에 바뀌면 기자들이 너무 불편할까봐 브리핑실 외에 기사 송고실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