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퐁니·퐁넛’ 잊지 말아야 할 기억입니다”
2000년 6월27일. 고엽제 후유의증 전우회 소속 2000여명이 한겨레신문사를 습격했다. 이들은 참전군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유리창을 깨고 난동을 부렸다. 이들이 분노한 이유는 1999년 9월부터 한겨레21이 보도한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관한 기사 때문이었다. 당시 한겨레21은 베트남 중부 5개성의 한국군 학살 피해자 르포를 시작으로 관련 기사들을 보도하고 있었다. 군인들의 무용담 수준으로만 전해졌던 이야기는 1990년대 베트남 정치국의 조사를 계기로 본격적인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상태였다. 한국군의 방화, 살해 기록은 조사 자
한국기자상 2년 연속 수상자 인터뷰…
“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 만들 것”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노동이라는 분야에 닻을 내린지 2년… 의미가 남다른 상입니다.”강진구 경향신문 기자는 지난해 ‘500대 기업 고용과 노동 시리즈’에 이어 올해 ‘간접고용의 눈물-노무사들과 함께 하는 현장보고서’로 2년 연속 한국기자상을 수상했다. 강 기자는 “작년 수상작은 전체적인 항공사진을 촬영한 것이었다면, 올해는 땅으로 내려와 노동 현장의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1992년 입사한 강 기자는 지난 2012년 경향신문 노조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노동을 전담하는 기자가 되겠다
“영화에 투영된 기자, 한번쯤은 곱씹어봐야죠”
‘우리 시대 대중적인 매체로 자리 잡은 영화 속 언론과 언론인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 왔을까?’ 김석 KBS 기자는 이 고민을 최근 책을 통해 풀어냈다. 영화평론가나 언론학자가 아닌 현장을 뛴 현직 기자의 시선에서다. “2004년 7월부터 2006년 말까지 2년 반 가량 ‘미디어포커스’를 제작하며 매체 비평을 접하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영화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씨줄과 날줄을 엮는다는 느낌으로 언론을 다룬 영화를 칼럼으로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죠.”그는 2006년 11월부터 1년여 동안 매체 비평 전문지에 50여 편의 칼럼을 연재했다.
“음악에 대한 허기와 갈증, 책을 쓰며 풀어냅니다”
“그는 나를 괴롭히는 사람 중 하나다. 오케스트라 리허설 중간에 잠시 짬을 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도, 피아노 연습을 마치고 방에서 나갈 때도, 그는 나와 눈만 마주치면 시도 때도 없이 질문을 퍼부어댄다.” 지휘자 정명훈이 김성현 조선일보 기자를 평한 말이다. 기자 생활 16년차인 그는 딱 절반인 8년을 음악 담당 기자로 살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그는 음악에 있어서는 집요하고 끈질겼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음악은 그에게 ‘업보’와도 같기 때문이다. 성악을 전공한 친조부와 피아니스트였던 고모 덕분에 어릴 때부터 자연
“한국일보 사태 때 기자 그만둘 각오까지 했다”
고비 맞을 때 마다 구성원 똘똘 기적 같은 회생…사회에 큰 빚 져“미안하다. 잘됐으면 좋겠다” 말하면 장 전 회장 인간적으로 돕고 싶어고통스런 시간이었지만 저력 확인대주주 디지털에 대담한 투자 계획사장실이라고 하기엔 초라해보였다. 책상 1개와 6인용 소파가 전부였다. 네댓 사람이 서면 답답하다는 느낌을 주는 작은 공간, 벽에 걸린 그림 한 점이 호사의 전부였다. 탁자에 어지럽게 놓인 신문들 위로 한국일보가 펼쳐져 있었다. 방금 전까지 신문을 들춰 본 흔적이었다.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의 명함은 2월부터 ‘주필 이준희’다. 부사장과 사
“언론 소비자 운동 고민하겠다”…
손관수 KBS 기자가 29일 제8대 방송기자연합회장에 취임한다. 손관수 신임 회장은 1993년 KBS에 입사해 외교안보 데스크, 상하이 특파원 등을 지내고 현재 국제부에 소속돼 있다. 손 신임 회장은 “방송기자연합회는 기자들 친목단체이기도 하지만, 언론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저널리즘 문제를 같이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 또한 맡고 있다”며 “언론 유관 단체나 활동가들과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고 연대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올해로 출범 8년째를 맞는 방송기자연합회는 그동안 현업 방송기자 재교육 프로그램인 ‘
“소외받는 이웃의 모습 전하고 싶어”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사진기자 최고의 상을 받아 기쁩니다. 지난해 한국사회를 절망의 늪으로 빠뜨린 세월호 관련 사진이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은 아쉽고 안타깝네요.”한국사진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제51회 한국보도사진전 대상에 경남신문 김승권 기자의 ‘계란 맞은 안상수 창원시장’이 선정됐다. 지난해 9월 창원시의회에서 김성일 시의원이 야구장 입지 변경에 반발하며 안 시장에게 계란을 투척한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다. 계란을 던지는 김 의원, 고개를 돌리며 피하는 안 시장, 계란을 막으려는 박재현 창원부시장의 역동적인 삼박자가 생생하게 담겼다.
“빈부격차의 민낯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빈부격차 문제는 그동안 많이 제기됐지만 고착화되고 일상화되면서 어느새 둔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죠. 빈부격차의 민낯을 조명하고 다시 한 번 물음을 던져보고 싶었어요. 빈부격차를 어쩔 수 없는 일로 포기하고 있진 않은지, 일종의 충격요법이었죠.”지난 6일 서울신문 1면에는 서울역 건너편 노상에서 주저앉아 구걸하고 있는 걸인 행색의 기자 사진 한 장이 실렸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이 내놓은 상위 1% 부유층과 하위 9.1% 절대빈곤층의 생활상을 분야별로 비교하는 ‘2015 대한민국 빈
“지역의 멋 알리는 시 쓰고파”…
겨울은 언제나 혹독했다. 매번 겨울을 기다려 왔지만 겨울은 그리도 옆을 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포근하게 찾아왔다. 최근 ‘겨울, 반구대암각화’ 등 3편의 시로 한국문학예술 겨울호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에 등단한 김진영 울산신문 편집국장. 그는 “부끄럽지만 용기 내어 세상에 분신들을 내어 놓았다”고 했다.‘첫 눈이 내린 새벽, 반구대암각화 초입에 한 사내가 동사했다…(중략)사내의 겨울은 혹독했다. 반쯤 수면위로 드러난 반구대암각화 초입에 스스로 집을 지은 사내는 가을 내내 웅크린 채 그린 귀신고래 한 마리를 걸개로…
“가화만사성이 행복지수 높여주죠”
‘100×0=0, 50×50=2500, 20×80=1600’“이 중 곱한 값이 가장 크게 나오는 수는 50과 50이죠? 남녀 간에 평등할 때 그만큼 행복도 커진다는 겁니다. 그에 비해 한쪽으로 쏠리는 불균형 관계는 단기적으로 편할 수 있지만 결국 상대방을 불행하게 만들고 내 행복도 줄어들게 하죠.”김주혁 서울신문 선임기자는 가정과 양성평등 분야의 전문가다. 지난 4월14일부터 지면에 ‘가족♥남녀’를 주제로 기사를 연재하는 그는 ‘양성평등’ ‘가족교육’ ‘남녀차이’ ‘성별과 정책’ ‘고부 갈등’ 등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매주 월요일마
“현장과 공부는 기자를 전문가로 만들어주죠”
6·25 전쟁으로 입대하기 전 이구열씨는 화가를 꿈꾸던 미술학도였다. 석고 데생은 물론 야외 스케치와 수채화 그리기를 열심히 했고 미술서적도 꽤 많이 구해 읽었다. 그러나 7년간의 군복무와 생활난은 그의 꿈을 좌절시켰다. “화가가 되기 위해 훈련도 많이 하고 미술 관련 서적도 열심히 읽었는데 군대를 가니 모든 길이 중단됐죠. 그런데 그 꿈이 기자로 이어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신문사를 가서 미술 관련 기사를 쓰니 물 만난 고기가 된 심정이었죠.”그가 미술기자의 길에 발을 내딛은 것은 1959년의 일이다. 그는 세계일보가 민국일보로…
“소소한 소재라도 관심 가지면 좋은 이야기 만들 수 있죠”
충주MBC 허지희 기자가 지난 9일 ‘2014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방송영상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다큐멘터리 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 방영한 다큐멘터리 ‘생물로열티, 공짜는 없다’ 2부작으로 안은 영예다. “투박하지만 다큐멘터리에 담긴 메시지를 높이 평가해준 것 같다”는 허 기자. 시작은 작은 단서였다. 2012년 10월 충주에 위치한 산림청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취재를 갔다가 한 박사에게 우연히 들은 얘기였다. 의약품이나 약재에 쓰이는 생물에 대해 제공국이나 원주민에게 사전 승인을 받고 이익을 공유하도록
“어제보다 좋은 방송 만들 것”
지난 5일 BBS불교방송 TV 스튜디오에서 만난 전영신 기자는 ‘BBS뉴스’의 마지막 녹화를 막 끝낸 후였다. 지난 1년 동안 맡은 TV뉴스 진행에 마침표를 찍은 그는 12월부터 BBS 라디오 ‘뉴스파노라마’의 새 앵커가 됐다. BBS 개국 24년, 라디오 메인 뉴스프로그램에 여성 앵커를 기용한 것은 ‘최초’였다.“전국으로 방송되는 라디오의 메인 뉴스 앵커는 처음이라 정신없이 떨렸습니다. 하지만 이내 생방송이 주는 긴장감을 즐겨보기로 했죠. 마음을 고쳐먹으니 성취감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뉴스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이 일이…
“아내 보내며 다짐했죠…행복의 시간을 미루지 않겠다고”
“경주마와 야생마가 있어요. 누가 더 행복할 것 같아요?” “자유로운 야생마 아닐까요?” “그런데 야생마에게는 망아지가 한 마리 딸려 있어요. 자유로운 숲이나 산으로 갈래요, 아니면 아늑한 잠자리와 정기적인 식사가 제공되는 경마공원으로 갈래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책임져야 하는 식구가 있다면 쉬이 자유만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질문을 던진 강남구 전 OBS 기자는 누구라도 쉽게 답할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강 전 기자는 가야 할 곳만 열심히 달리면 안정된 길이 보장되는 경주마의 삶을 버리고, 불안정할지언정 따스한 햇볕
“400여명 인생 희노애락, 200자 원고지 1만장에 담아”
연탄배달부·복서출신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삶 주목 인터뷰이 연구 또 연구…스토리 나오도록 기사화2004년 12월4일부터 연재를 시작했던 ‘김문이 만난사람’이 지난 12일 끝났다.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 젊은 사람, 노쇠한 사람. 성공한 사람, 성공할 사람.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열정과 헌신을 바쳐 자기만의 영역을 쌓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만났던 그가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기록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햇수로 10년이 됐고 400여명을 인터뷰했으며 그들의 삶을 200자 원고지 만 장에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