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태' 언론 경고음 새겨들었더라면
이른바 캄보디아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한민국 국민이 현지에서 범죄조직에 납치 또는 감금돼 고문을 당하거나 숨지기까지 한 사례가 잇따르며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말 20대 남성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가족이나 친구가) 캄보디아로 떠난 뒤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가 전국에서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피해자들은 대부분 온라인 공간에서 캄보디아에서 일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글을 보고 출국했다가 연락이 끊어진 청년들이다. 이렇게 감금됐다가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스캠 등 범죄에 가담하게 된 피해자도 상당수로 알려져…
'정치탄압 피해자' 자처하는 이진숙 전 위원장
경찰에 체포됐다가 법원의 체포적부심을 통해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석방 이후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소셜미디어, 강경 보수성향 유튜브에서는 물론이고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자신이 이재명 정권에 의해 탄압받은 피해자라고 강변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 정지 중이던 지난해 9월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가짜 좌파들과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등의 발언을 했고, 민주당이 이를 공직선거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고발하면서 피의자로 수사를 받아왔다
방미통위, 전문성·독립성 갖춘 기구로 거듭나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시대가 출범 17년 만에 막을 내렸다. 방통위의 수장이던 이진숙 위원장은 법안 공포와 함께 임기가 종료돼 자동으로 면직된다.돌이켜보면 이진숙 위원장 체제에서 방통위는 합의제 기구의 본래 취지를 철저히 훼손해 왔다. 취임 직후 공영방송 이사 임명안을 강행하며 방송 장악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이에 대한 법원의 연속된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인 체제서 정권 편향적 결정을 강행했다. 국회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기간엔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미공개 정보거래 차단, 언론 신뢰 지키는 출발점
SBS가 최근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징계 내규를 제정시행했다. 앞서 SBS 한 직원이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이라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식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당국이 압수수색에 나선 사건이 계기가 됐다. 뒤늦은 조치이지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다른 언론사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내규는 회사의 재무 구조, 대규모 계약, 주요 소송, 행정기관 제재 결정 등 투자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미공개 중요정보로 규정했다. 이를 활용한 주식 거래나 타인 제공 행위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며, 정직에서 해고까
손바닥 뒤집듯 하는 언론중재법, 이제라도 신중히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취임 100일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회가 강행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제동을 걸었다. 고의중과실로 인한 허위보도에 배액배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에 중과실은 배액배상 요건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징벌 대상에서 유튜브는 제외하는 지점도 언론만을 타깃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지적에 민주당은 부랴부랴 수정안을 내놨다. 대통령 발언 4일 만에 달라진 내용을 보면 고의적 허위보도에 대해서만 배액배상을 하도록 하고 중과실은 제외했다. 또 언론중재법이 아닌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방
'바이든-날리면' 소송 종결로 끝이 아니다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논란이 3년 만에 마무리됐다.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취하하면서, 2심이 조정으로 4일 최종 확정됐다. 외교부 손을 들어줬던 1심을 뒤집은 결과다. 지난해 1월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성지호)는 관련 음성 판독이 불가능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해당 보도가 허위라고 판단한 바 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3부(재판장 문광섭) 결정문은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패배를 가리킨다.이 사건은 2022년 9월21일(현지시각)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미국 뉴욕에서 조…
언론중재법 개정, 과속하다간 탈 난다
권력자는 이미 충분한 방어권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여러 사례를 보면 방어하지 못해서 결국 오보로 남아 있는 사례들이 꽤 있습니다.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노종면 의원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언론 보도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한 언론중재법 개정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을 빠르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계가 우려하는 사안 중 하나인 정치인, 재벌 등 권력자에 의한 제도 악용 가능성을
언론개혁 속도전은 안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국무회의에서 언론이 고의적인 왜곡을 하거나 허위정보를 알린다면 신속히 수정하도록 해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추석 전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겠다 했는데 이에 맞장구 친 격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고 공언한 점을 감안하면 언론계는 폭풍 전야의 상황이라고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정부여당이 구체적 언론개혁안을 공식으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골자는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도입으로 보인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이제 시작이다
방송법 개정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영방송 KBS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두드러진 변화는 KBS 사장 선출 방식이다. 바뀐 방송법은 사장을 뽑는 KBS 이사회 구성에 정치권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에서 사장을 추천하도록 명문화해 시민 참여를 강화했다.KBS 사장 선출은 1987년 11월 개정된 한국방송공사법에 따라 이사회의 몫이었다. 2000년 3월 이른바 통합방송법 시행 뒤에도 변함이 없었다.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에 따라 공영방송에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는 구태가 반복됐다
민원사주 무혐의, 재수사로 정의 바로세워야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이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앞서 류 전 방심위원장은 2023년 9월 가족과 지인, 전 직장 동료 등을 시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인용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민원을 내게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같은 해 12월 심의 민원을 사주했다는 공익신고가 이뤄지자, 류 전 위원장은 제보자 색출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특별감찰을 지시했다. 이에 언론시민단체들은 지난해 1월 류 전 위원장을 업무방해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후 서울 양천경찰서가
'기자 선행매매' 무더기 적발, 언론 전반 각성해야
전현직 기자 20여 명이 금융당국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취재 중 얻은 정보로 주식을 사고, 해당 주식 관련 기사를 쓴 다음 주식을 팔아 수익을 챙긴 혐의다. 이 같은 선행매매는 그 자체로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위법 행위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사건에 연루된 기자들이 꽤 긴 시간에 걸쳐 수억원대의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점이다.KBS 등이 보도한 금융감독원 조사 내용을 보면, 한 기자는 무려 11개월 동안 상장사 10여 개를 대상으로 호재 정보 취득주식 매입 후 관련 기사 출고주가 급등 후 매도를 반복하며 5억원 넘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기 연연 말고 결단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배제했다. 이 위원장이 국회와 국무회의 등에서 보인 부적절한 발언과 처신이 누적된 결과다. 7일 국회에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대해 질문을 받고 대통령에게 방통위 안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발언한 것이 결정타였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방송3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회와 갈등을 빚어온 방통위의 수장이 대통령 의중을 무기 삼아 주도권을 쥐려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모양새였다. 이 대통령이 지시가 아니라 의견을 물은 것이다. 비
대통령 기자회견, 로또 아닌 일상이 되길
3일 이재명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은 여러모로 새로웠다. 임기 30일째 기자회견을 가진 것부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랐다.기본적으로 타운홀 미팅을 지향하며 즉석에서 질문하는 기자를 무작위 추첨했다.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분야별로 추첨함을 만들고, 기자 1인당 한 곳만 골라 자신의 명함을 넣게 했다. 현장에 자리한 내신 119곳, 외신 28곳 기자가 참여했다.대통령실 기자단 간사인 기자들이 돌아가며 명함을 뽑았다. 질의응답 과정에 대통령실이 관여하지 않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복권 추첨 같은 형식이라,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
뒷말 나오는 KBS 수신료 인상 추진 계획
KBS가 수신료 인상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6월 말 열린 경영수지점검회의에서 박장범 사장이 1981년부터 2500원으로 동결된 수신료를 44년만에 500원 인상하겠다는, 이른바 345 슬로건을 공개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권의 독단적인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으로 맞은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적지 않은 규모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던 KBS가 재정 안정에 가장 효과적 수단인 수신료 인상을 검토하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영국, 독일, 일본 등 기타 선진국들에 비해 수신료가 낮다는 점
그들만의 '닫힌음악회' 된 열린음악회
대한민국 음악 쇼를 이끌어 온 대한민국 대표 음악 프로그램. 공영방송 KBS는 홈페이지에 열린음악회를 이렇게 소개한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가수를 통해 모든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고 제작진이 밝힌 열린음악회가 올해로 33년째를 맞았다. 22일 1529회가 방송되며 명실공히 공영방송의 간판 교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이 열린음악회가 방송 프로그램 사유화 시비에 휘말렸다.사전 녹화 후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의 방청은 원칙적으로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다. 방청권은 인터넷을 통해 신청자 본인을 포함해 2명까지 신청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