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진 10월의 어느 날 충북 제천의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인 ‘배론성지’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두 팔을 벌린 예수상 주변으로 울긋불긋한 단풍나무와 노란빛을 띠는 은행나무가 가을이 깊어졌음을 알린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각양각색의 단풍나무들이 마치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수채화처럼 보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찬바람에 떨어질 단풍잎을 바라보니 짧게 머물다 떠나는 가을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1791년 조선 최초의 천주교 탄압 사건이 발생한 신해박해를 피해 이곳 마을에 모인 천주교인들은 이 지역의 계곡이 배 밑바닥과 닮았다며 ‘배론성지’로 이름을 지어 공동체를 이루었다. 최근에는 성지와 어우러지는 가을 풍경을 보려는 가톨릭 신자들과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