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사과 미루고 또 미루고
사과 문구·수위 놓고 '막판 진통'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 입력
2007.10.17 15:39:13
신정아씨 누드사진 보도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하기로 한 문화일보가 사과 수위와 시기를 놓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문화일보 노사는 당초 17일자에 사과문을 싣기로 합의했으나 경영진이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이 사과 문구와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주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18일 또는 19일자에 사과문 형식의 글이 문화일보 1면에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노사가 잠정 합의한 사과문은 ‘신정아 사태에 대해 편집국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형태로 결론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에는 “신정아씨 누드사진 보도가 인권침해와 선정성 시비를 불러온데 사과하고 향후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이런 내용의 사과문 수위를 경영진이 수용하느냐 여부.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사과문을 게재하라고 결정했음에도 이의를 제기한데서 보듯 경영진은 차일피일 시간을 끌고 있다.
재심청구 이유서에서도 “문제의 누드사진이 이번 사건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국민의 알권리 확보 차원에서 게재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경영진이 사과에 진정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마지못한 사과가 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문화일보 노조는 공정보도위원, 기수·부별 대표 등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편집국 부국장 등 간부들로 구성된 사측과 만나 신씨 사진 보도 후 사과문 게재 등을 놓고 여러 차례 협의를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