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극우 아닌 저널리스트 … 80세까지 기자 하겠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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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일본이 전쟁 않는 한 독도 빼앗지 못해

조선일보 좌표논쟁 신문발전 위해 필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조갑제 前사장(60)이 월간조선 사장에서 물러났다.

이 회사에서 1991년부터 2000년까지 편집장, 2001년부터 사장을 맡아 온 그는 이순(耳順)의 나이에 다시 편집위원 겸 평기자로 돌아갔다. 그는 앞으로 80세까지 20년을 더 기자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31일 오후 그의 집무실에서 1시간동안 진행됐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의자를 직접 갖다 주고, 녹차를 손수 내왔다. 점잖은 말씨, 차분한 태도로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권투선수와 같은 날카로운 눈빛과 인이 박힌 사상철학은 외관과 전혀 달랐다.

‘극우’라는 말에도 흥분하기 보다는 분명한 논리로 답변했다. 90년대부터 북한체제와 친북세력을 규탄하고 보수·우익세력들에게 그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 온 그의 향후 행보를 들어봤다.



-오늘(3월31일) 주주총회에서 사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외부요인’인지 ‘개인의지’인지 궁금합니다. 소회도 함께 말씀해 주시죠.

기자를 그만 둔 것도 아닌데 뭘요. 올해 나이가 60세로 ‘해방둥이’입니다. 아직 젊어요. 앞으로 체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80세까지는 기자생활을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내가 먼저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대주주를 만나 임기가 2006년 4월까지인데 올해까지만 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사람들은 조 사장님을 ‘극우’의 대명사로 부르곤 하는데요.

‘극우’라는 표현은 폭력과 불법을 자행해야 쓸 수 있어요. 나는 헌법을 지킵니다. 폭력과 불법을 한 적이 없어요. 나는 저널리즘의 정도를 걸어왔다고 자부합니다. 사실이 신념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유지해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저널리스트입니다. 실제로 80년대에는 권위주의 정부를 비판했어요. 90년대에는 북한을,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친북세력을 비판해왔습니다. 시기마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사를 써왔습니다.



-사장 재임기간에도 기사를 계속 쓰셨는데 그 힘의 원천은 무엇입니까?

특종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오늘까지 유지해온 비결입니다. 특종이 시시하게 보이면 기사의 가치는 끝납니다. 그럼 뭐가 특종이냐? 고전적 의미에서 스트레이트 뉴스, 사건뉴스가 특종의 가장 전형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고 창조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필수입니다. 특히 호기심, 명예, 정의 이 세 가지가 기자가 가져야할 필수 요수라 생각하는데, 저는 정말 호기심이 강해요. 좋은 기자는 세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을 겁니다.

덧붙여 말하면 기자는 1단짜리 기사이든, 원고지 2백장 분량의 긴 글이든 모두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객관적 보도를 했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당시 저는 국제신문 사회부 기자였는데 병가를 내고 취재를 갔어요. 5일동안 광주에 있었습니다. 경상도 사람으로서 위해(危害)를 한 번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때 광주민주화운동은 ‘반공민주화운동’이었다고 봅니다. 진압군의 과잉진압으로 민주화운동이 시작됐으니까요. 당시 광주시민들은 “김일성은 오판마라”고 주장했습니다. 일각에서 “북한이 조정했다”는 주장은 잘못됐지요.



-5·18묘역은 가보셨는지요?

아니요. 가보지 않았습니다.



-최근 박정희 前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요.(그는 현재 월간조선에 ‘박정희 전기’를 연재중이다)

박정희의 부정적인 것은 내가 발굴한 것들입니다. 박정희의 두 번째 부인, 김형욱 납치사건, 10·26사건의 진실, 박정희와 남로당 등 모두 내가 직접 취재해 쓴 것입니다. 나는 박정희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썼습니다. 절대로 비호하거나 미워한 적은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곤란하면 답변을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한 참후에) 순진한 성격을 가졌지요. 지나치면 국정운영시 아마추어리즘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이 손해를 봅니다. 우리나라 정치인의 공통점은 실천보다 말이 앞섭니다. 말이 앞서면 관념의 포로가 되기 십상입니다.



-독도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좌든, 우든 모두 한 목소리입니다.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우리나라가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논리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우리가 독도를 지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일본이 전쟁하지 않는 한 독도를 빼앗지 못합니다. 느긋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최근 조선일보에서 신-구세대간 좌표 및 논조논쟁이 있었는데요.

각 세대는 자기만의 주장이 있지요.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행동에 비판과 충고할 권리가 있습니다. 의견의 공개적 표출은 그 조직이 건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겁니다.

젊은 세대이든 나이든 세대든 좌표논쟁은 있어야 그 신문이 발전합니다. 그 것은 조선일보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조 사장님은 이제 또다시 기자로 돌아갑니다. 기자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또 향후 계획된 일이 있는지요.

취재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것 아니겠어요. 사람들 중 가장 비상한 사람이 기자의 취재대상입니다. 또 기자는 역사의 현장을 쫓아다니며 글을 씁니다. 이런 것은 돈을 내고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향후 계획은 매월 말 토요일에 조선일보 광화문빌딩에서 ‘조갑제의 현대사 강좌’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입니다. 참가비는 1만원인데 3백명이 고정적으로 내 강좌를 듣고 있습니다.

또한 기회가 있으면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쓸 생각입니다. 주제는 야구와 비행기 사고, 고래, 여행에 대한 책으로,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이나 ‘세계문화유산 답사기’ 등을 쓰고 싶은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취미 등 개인생활이 궁금합니다.

저는 골프, 운전을 못해요. 주량도 적습니다. 그래서인지 야구와 권투를 좋아합니다. 야구는 40년 동안 즐겨온 스포츠로 ‘광’수준입니다. 야구를 통해 영어를 배웠을 정도이니까요. 메이저 리그 중계를 자주보다 보니 수백명 선수의 타율과 이름 등을 모두 외워졌어요. 권투도 마찬가지입니다. 권투를 좋아해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선수는 무하마드 알리를 좋아합니다. 김신용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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