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문제는 분배다

제286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 / 경향신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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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이주영 기자  
 
“분배 시리즈를 해보자” ㅇ선배가 분배 시리즈를 처음 꺼냈던 건 올 봄이었던 것 같다. 방대한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불평등 문제를 다룬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했던 즈음이다.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분배를 늘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가볍지 않은 주제였다. 이를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가독성 있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분석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숙제였다. 피케티식 분석에서 힌트를 얻어 우리 사회가 양극화됐다는 걸 보여주는 통계 자료를 묶어내고, 양극화 현장의 모습을 담아내기로 했다.

하지만 양극화 현상을 보여줄 통계들을 수집하면서 소득불평등도에 대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결국은 통계청 자료 밖에 없었다.

정부는 금융위기로 소득불평등도가 심각했던 2008~2009년에 비해 2012~2013년은 소득불평등이 완화됐다고 주장했고, 일부 언론은 지니계수의 문제점을 반박하는 상황이었다. 소득불평등도에 대한 장기적 자료가 필요했다. 그간 언론이 주로 인용했던 ‘전체가구’의 지니계수는 2006년부터 자료가 있다. 추가 자료 찾기에 나섰고 ‘도시 2인 이상’ 지니계수를 찾을 수 있었다. 1990~2013년을 살펴보니 지난 23년간 지니계수가 추세적으로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극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을 담기 위해 찾은 곳은 서울 영등포 쪽방촌과 청담동 카페 골목이었다. 뚱한 표정으로 “여기 생활에 만족하고, 정부에 바라는 거 없다”고 한 쪽방촌 중년 여성의 멘트는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때마침 캐나다에서 열린 기본소득 지구네트워크 회의는 우리의 양극화 기획과 맞아떨어지는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급해주는 기본소득이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급진적 주장이 아닌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는 점을 전문가의 입을 빌어 전달해준 워싱턴 특파원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경향신문 이주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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