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KBS 사장 취임…'5대 경영비전' 제시

노조에는 "공정방송 할테니 지켜봐달라"

  • 페이스북
  • 트위치
조대현 신임 KBS 사장이 28일 취임하며 “KBS가 왜 필요한지 시청자들이 느끼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KBS 본관 TV스튜디오에서 제21대 사장 취임식을 열고 적자 해소와 공정성 시비 종식, 조직문화 회복 등 5대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2015년 1월1일부터 KBS 프로그램이 확 달라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 조대현 KBS 사장이 28일 여의도 KBS 본관 TV스튜디오에서 취임식을 열고 제21대 KBS 사장에 공식 취임했다. (사내 방송된 취임식 장면 캡처)  
 
이날 취임식은 ‘소통과 화합의 취임식’이라는 콘셉트에 따라 연단을 없애고 간부들과 사원들이 함께 둘러앉은 탈권위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조대현 사장은 준비된 취임사를 읽는 대신 ‘국민이 원하는 공영방송’이란 주제로 약 35분 동안 경영 비전과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조 사장은 하버드경영대학원 강의를 담은 책 ‘당신은 전략가입니까?’에 나오는 첫 문장인 ‘당신의 기업은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조 사장은 ‘우리 회사의 10년 후 모습은 무엇인가’, ‘우리 회사의 목적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며  “길지 않은 임기 동안 국민이 원하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세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현재 KBS의 위기 상황을 정체성·정당성 위기, 방송 위기, 경영 위기, 조직 위기 등 네 가지로 진단한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한 5대 경영 비전을 제시했다.

조 사장은 먼저 적자 해소와 흑자 전환을 공언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내년까지 적자를 막고 흑자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체질 점검을 해보겠다”면서 “각 부서에서 인정받는 중견 사원들을 모아서 비상경영 매트릭스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제작비 몇 퍼센트를 일률적으로 줄이는 게 아니라 우리 프로그램 제작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하고 편성의 틀을 창의적이고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설명했다.

공정성 시비와 관련해선 “사내에 여러 의견들이 있고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실무자들과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KBS 저널리즘을 확립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상식과 원칙에 맞는 인사를 하겠다”면서 인사 청탁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노조에 대해선 “중요한 경영 카운터파트너”라고 인정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노조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이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대개혁도 예고했다. 조 사장은 “2015년 1월1일 KBS 프로그램이 엄청나게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면서 “편성에 크리에이티브 조직을 만들어 KBS를 창조적인 기운이 넘쳐흐르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과 지상파 경쟁사 뿐 아니라 종편, 케이블, 지역사 등 대한민국에 방송되는 모든 콘텍스트를 놓고 서베이를 해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공영방송 KBS의 역할을 통합의 공론장, 여론의 준거 기준, 글로컬 문화창조로 설명하며 “정보와 여론의 홍수 속에서 KBS가 지금 뭐라고 얘기하고 있는지, 스스로 판단 기준을 얻기 위해서 보는 방송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공영방송을 만들 수 있다. 우리에겐 함께 성공했던 기억이 있다. 수많은 성공과 여러분의 성실을 믿는다”면서 “34년 동안 KBS에서 받은 모든 것을 쏟겠다”고 말했다.



   
 
  ▲ 조대현 KBS 사장이 28일 출근길에 피켓시위 중이던 KBS 양대 노조의 요구 사항을 듣고 있다.  
 
조대현 사장은 앞서 이날 출근길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도 “공정방송을 할 것”이라며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오전 9시25분께 관용차를 타고 KBS 본관으로 출근한 조 사장은계단 앞에서 양대 노조원 40여 명이 들고 있던 피켓에 쓰여 있는 구호를 찬찬히 살펴본 뒤 “여러분 뜻 잘 알겠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제시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개정 추진, 국장책임제 도입 등 5대 선결 과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요구에는 “나에게 공식 문서로 보내 달라”고 말했다. 취임 1년 뒤 신임평가를 실시하겠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으면서 “KBS 발전을 위해서 공영방송 발전을 위해서 공영방송이 국민과 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대현 신임 KBS 사장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공채 5기 PD로 KBS에 입사한 뒤 교양국장과 TV제작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KBS미디어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9일 KBS 이사회에서 사장 후보로 임명 제청된 지 16일 만인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 재가를 받아 공식 임명됐다. 임기는 길환영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11월23일까지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