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조 인력충원 노사합의 이행 촉구

총력투쟁 결의대회…본사·지역 조합원 100여명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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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노조가 11일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에 지역 인력충원계획 이행과 이사회의 경영간섭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CBS 서울 본사를 비롯해 부산, 청주, 대구, 광주, 춘천, 전북, 경남 등 각 지역 조합원들을 포함한 100여명이 참석했다.

CBS 노조는 사측이 파기한 인력충원계획을 당장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CBS 노사는 지난 1월 16일 지역국의 부족한 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기로 한 지역발전방안 계획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내 청주와 춘천, 대구, 부산 4개 지역국에 각각 1명씩 채용하기로 한 첫 단계가 지켜지지 않았고, 노조는 사측에 이행을 촉구했다. 사측은 지난 2일에야 각 지역에 채용절차를 진행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본래 약속했던 신입 정규직이 아닌 연봉제 경력직 사원을 충원하도록 한 내용이었다.

CBS 노조는 11일 결의대회에서 성명을 통해 “사측에게 묻는다. ‘과연 안녕들하십니까?’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직원들에게 불안과 배신감을 안겨주고, 뒤덮인 대자보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를 바라보면 ‘진짜 안녕들하신지’ 우리 자신에게 물어본다”며 “보란 듯이 노골적으로 노사합의를 파기한 사측의 대담함이 그저 놀랄 뿐”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는 지역국에 연봉계약직 직원 채용을 공문을 통해 ‘명령’했다. CBS에서는 노사 합의 없이 기자와 PD, 아나운서와 엔지니어, 카메라감독 등을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 사규보다 우선하는 단체협약에 들어있는 내용”이라며 “사장이 늘 이야기하는 ‘흑자경영’의 정체가 결국 그 본질을 드러냈다. 노조에 대한 무시와 무력화, 직원들의 한숨과 절규, 비정규직 확산 등 눈물로 젖은 토양 위에 사장의 ‘흑자경영’이 자라고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 11일 서울 목동 CBS 사옥 1층 로비에서 CBS 노조가 주최한 사측의 인력충원계획 이행 촉구와 이사회의 경영간섭 중단을 요구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김상철 CBS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일 재단 이사회가 구성한 CBS경영혁신위원회가 회의를 열고 임금제도 개편 및 고령자 대책, 사장 선임 문제 등을 논의해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CBS 노조는 “임금제도는 노사가 합의해야 할 고유의 영역”이라며 “이사회가 정도를 넘어 개입하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사측 역시 이런 상황을 초래하고 방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의 지나친 경영개입과 간섭은 또 다른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철 CBS 노조위원장은 “14년 전 CBS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였던 조합원들이 오늘 한 자리에 모였다”며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하고 권력을 감시, 비판하는 CBS가 조직 내에서조차 약속을 못 지키고 있다. 내부조차 신뢰가 없는데 어떻게 밖으로 CBS의 가치를 실현하고 언론으로서 감시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측은 조직 내 지역국과 TV를 서자취급하고, 서울과 지역, 직능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14년 전 파업 당시 간부들 지지 성명에 가장 먼저 연대 서명을 했던 이재천 사장이 이제는 후배들을 그저 돈쓰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대화는커녕 등에 채찍질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철 위원장의 발언 도중 이재천 사장이 회사로 들어오며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김 위원장과 조합원들의 모습을 한번 쳐다본 후 곧바로 사무실로 직행했다.

김대훈 CBS기자협회장도 “(방금 지나간) 이재천 사장에 잘 부탁드린다고 하니 ‘아 그래’라고 하더라. 아직도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라며 “힘들다고 자식을 내치지는 않는다. 몸을 팔아서라도 자식을 키운다. 하지만 이 사장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동료들이 취재현장에 있어 자리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모두들 한 마음으로 크게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도 “CBS의 방송으로서 역할과 가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지만 경영진은 약속을 안 지키고 있고, 자본의 논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흑자 경영을 운운하며 CBS 사측은 이제 돈을 벌겠다고 이야기하는 데 사회의 빛과 소금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경영을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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