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상암동 사옥 완공은 됐는데…

일부 신문사 입주시기 못잡아
자회사 꺼리고 임대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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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YTN이 남대문 시대를 접고 ‘상암동 시대’를 연 데 이어 조선일보·한국경제 컨소시엄과 MBC, 동아일보 등도 상암동 이전을 앞두고 있다.

앞서 KBS(2007년), SBS(2012년), 중앙일보(2013년) 등은 이미 상암동 시대를 열었다. 상암 DMC(디지털미디어시티)는 서울시가 상암지구에 56만9925㎡(약17만2000평) 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첨단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 클러스터 사업이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로 여겨졌던 상암DMC사업이 부동산 경기침체에다 넘쳐나는 오피스건물 물량 탓에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입주 언론사의 경우 서울시가 지정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90% 이상 채워야 하는데, MBC처럼 본사와 자회사 등이 한꺼번에 옮기는 경우 이외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본사와 자회사가 입주한 YTN마저 임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옥 이전부터 임대전문 업체와 계약을 맺을 정도였다.

심지어 조선일보, 디지틀조선, 한국경제, 한국경제TV, 메가스터디,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6개 사업자로 구성된 NF컨소시엄의 경우 지난달 20일 상암DMC 사옥인 ‘디지털큐브’를 준공했으나 입주 시기는 물론이고 들어갈 자회사마저 교통정리가 안 된 상황이다.

임대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자회사마저 상암DMC 입주를 꺼리면서 서울시가 제시한 입주율 목표를 채우는데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해당 언론사 계열사마저 상암DMC 입주에 대해 눈치를 보는 것은 매년 수익을 내야 하는 자회사 입장에선 상암동 이전에 따른 시설·설비 등 이전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자사 비용 발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언론계에선 방송 자회사가 이전할 경우 스튜디오 이전 등에 따른 비용으로 최소 1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언론사들은 상암DMC로 이전할 경우 콘텐츠 생산 시너지효과뿐 아니라 부동산 임대수익 등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앞 다투어 참여했다. 이 때문에 언론사 간 입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탈락하는 언론사가 속출했다.

하지만 언론사들이 사업에 본격 참여했던 2008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임대 사업이 쉽지 않은데다가 광화문, 강남, 여의도 일대 대형 오피스 빌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경쟁력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급변한 시장 환경과 달리 서울시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대한 입주율 기준을 고수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고 언론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서울신문, 머니투데이, 스포츠서울21, 스포츠서울미디어, 선도소프트, 보라존 등이 참여한 ‘상암디지털 프레스센터(SDPC)’컨소시엄은 지난해 상암DMC 사업권을 서울시에 반납했다.

한 언론사 임원은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됐을 뿐 아니라 임대를 줄 수 있는 업체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제한되면서 상암동 일대 사무 공간 공실률이 높다”며 “상암DMC를 활성화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지정용도를 완화하는 정책에 나설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에 다른 업종의 기업이 들어가면 사업의 본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며 “지정용도 제한을 푸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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