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특별취재팀의 조용기 목사 감싸기

기자 바이라인 없는 보도 9건
기도모임 측 주장 깎아 내리고
의혹 부인 기사 꾸준히 내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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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일가의 횡령·비리 의혹이 제기된 이후 국민일보가 의혹을 제기한 장로들의 주장은 허무맹랑하다고 일축하면서, 조 목사에 유리한 내용은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해 11월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기도모임)’이 조 목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폭로한 직후 현재까지 사설·칼럼 등을 포함해 17건의 관련 기사를 내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조 목사 측의 주장을 부각하거나 두둔하는 기사들이다. 또한 사설·칼럼을 제외한 14건의 기사 중 9건이 취재기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특별취재팀’이라는 익명의 바이라인을 사용했다. 특별취재팀은 3~4명의 종교국 기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부 구성원들은 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가장 최근 보도된 기사는 2월18일 ‘빠리의 나비부인’ 저자 정귀선씨의 인터뷰 내용이다. 정씨는 기도모임 측이 지목한 조 목사의 불륜 상대다. 정씨는 이 인터뷰에서 자신과 조 목사가 불륜관계였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지난해 12월13일 국민일보는 두 면에 걸쳐 “조 목사에 대한 의혹들이 대부분 거짓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의도순복음교회 진상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어 16일 사설을 통해 “허위주장을 일삼는 장로들은 신앙인의 자세로 돌아가라”며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국민일보의 공세는 MBC ‘PD수첩’ 방송 직후 가장 거셌다. 지난해 12월17일 PD수첩은 ‘목사님 진실은 무엇입니까’를 통해 조 목사의 불륜 의혹은 물론 횡령 및 비리 혐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이후 국민일보는 ‘국민일보, MBC ‘PD수첩’ 관련 강력 항의(12월18일 온라인)’, ‘PD수첩은 허위 사실로 일방적 짜깁기(12월19일 29면)’, ‘편파보도 계속 땐 ‘PD수첩’ 후원기업 불매운동(12월20일 30면)’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사설을 통해 PD수첩이 “주장을 각색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칼럼을 통해 ‘PD저널리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PD수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후 올해 초까지 조 목사의 의혹을 부인하는 기사를 꾸준히 내보내던 국민일보는 지난 9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진상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조 목사 관련 의혹이 대부분 왜곡·과장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폭로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도모임 측이 제기한 의혹 중 7건에 대해서는 사실이 인정됐으며 5건에 대해서만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잃은 기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종교단체 특유의 고집과 폐쇄적인 분위기가 (국민일보에) 장애로 나타나고 있다”며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국민일보의 관계를 구분 짓는 작업 없이는 정상적 언론으로 기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장로는 “오는 20일 조 목사 부자가 선고공판을 앞둔 와중에 이런 식의 보도가 계속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사실 그대로 보도해야 하는데 모두 왜곡·과장이라고 보도하면 당회를 연 진상조사위원회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도 다 엉터리가 되는 것이다. (국민일보와 조 목사는)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기도모임 측은 18일 국민일보 보도를 반박하며 정 씨의 녹취록을 공개하는 한편 서울북부지검에 정 씨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김희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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