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넘어 '스타 기자' 시대 온다

매체 인지도에도 영향…재교육 실시ㆍ마케팅 전략 방안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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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fandom).’ 특정 인물이나 분야에 열광하는 사람이나 문화를 뜻하는 이 말이 기자에게도 통용되는 시대가 됐다. 이른바 팬까지 지닌 ‘스타 기자’ 시대다. 최근 한 분야나 출입처에서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기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성’뿐 아니라 독자들과 소통하는 ‘대중성’을 기반으로 한 기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 지난해 4월 ‘나꼼수’ 1주년 운동회에 참석한 시사IN 주진우 기자. (뉴시스)  
 
스타 기자의 핵심 키워드는 ‘쌍방향’이다. 고전적인 저널리즘 행위만이 아니라 SNS, 블로그, 방송, 라디오, 강연 등 다양한 온ㆍ오프라인 활동으로 대중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SNS을 통해 사용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독설닷컴’ 고재열 시사IN 기자와 허재현 한겨레 기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주진우 시사IN 기자, ‘유용원의 군사세계’ 블로그로 유명한 유용원 조선일보 기자, 인터넷방송 정규재TV로 지지층이 두터운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창구를 통해 뉴스에 대한 의견 개진 및 정보 수집뿐만 아니라 소셜 프로젝트, 오프라인 모임 등을 추진하며 독자들과 접점을 만든다.

스타 기자는 온라인과 SNS 등 진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대화 플랫폼이 다양해짐에 따라 급성장했다. 수용자들은 뉴스 취사선택이 가능해졌고 뉴스 이면을 궁금해 하면서 기자를 찾게 됐다. 고재열 시사IN 기자는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기자들에게 이슈 코디네이터나 소셜 디자이너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전에는 매체에 따라 기자 영향력이 평가됐지만 스타 기자는 매체 장벽을 뛰어 넘어 자신의 브랜드로 직접 독자와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 기자는 매체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기자 개개인의 특화된 브랜드가 결국 매체 영향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연결이 매체 구독이다. 지난달 29일 한국ABC협회가 발표한 잡지 정기공사 결과 2011년 7월~2012년 6월 시사IN은 유가부수 4만6916부로 2010년7월~2011년6월 3만7445부보다 1년 새 약 1만부가 늘어났다. 현재는 약 5만3000부를 넘겼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지난해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참여한 ‘나는 꼼수다’ 열풍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 지난 1일 한국경제 정규재TV 주최로 열린 ‘초여름 밤의 토크파티’의 정규재 논설실장.(사진 왼쪽)(한국경제)  
 
하지만 아직 스타 기자는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대다수 매체들은 스타 기자 양성은커녕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사로서는 스타 기자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매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반면 논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기자의 사외 활동에 관대하지 않은 분위기와 현재의 업무 체계에서는 대중적인 활동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진순 한국경제 기자는 “매체에서 갖고 있는 경직된 사고를 바꾸고 업무 재정립이 필요하다”며 “스타 기자의 긍정적인 선례가 이어진다면 각 언론사에서도 그 중요성을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 기자와 매체가 함께 협력하는 사례로는 유용원 조선일보 기자가 있다. 올해 국방부 출입 20년차 군사전문인 유 기자는 지난 2001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왔다. 초창기에는 독자 운영을 해왔지만 성장세로 지금은 조선닷컴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차지해 동반 유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 6월 현재 블로그는 하루 평균 방문자 9만명과 회원 5만6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스타 기자 확보를 위해 각 언론사에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용원 기자는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구체적인 지원책은 미흡하다”며 “회사와 스타 기자가 상호 도움이 되는 만큼 회사는 기자들을 배려해주고 기자는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순 기자는 “기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디지털 스토리텔링 등 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며 “전사적으로도 스타 기자들의 활동 범위와 언론사 인센티브 제공, 오프라인-인터넷-모바일 등의 플랫폼 노출 등 스타 기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스타 기자를 통한 차별화된 콘텐츠와 마케팅 전략 등 비즈니스 모델까지도 고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진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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