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종편 등 방송 부진…신문 '악전고투' 속 대체로 흑자

2012년 언론사 경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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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종편 4사, 지난해 적자 2754억원원·누적적자 3213억원


종합편성채널 4사가 지난 지난해 총 2754억원의 당기순손실(적자)을, 매출액은 226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종편 4사는 2011년 12월 개국 이후 3213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내부 결산자료에 따르면 JTBC 1326억원, 채널A 619억원, TV조선 553억원, MBN 256억원 순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액은 JTBC 642억원, MBN 628억원, TV조선 513억원, 채널A 480억원으로 나타났다.



   
 
   
 
JTBC는 당기순손실 1326억원, 매출액 642억원으로 종편 가운데 가장 많은 적자와 매출액을 기록했다. 개국 초기부터 ‘빠담빠담’ ‘인수대비’ 등 거액의 드라마 투자와 예능 프로그램을 론칭해 채널 인지도를 높여 매출은 신장됐으나, 투자 대비 이익을 거두지는 못했다. JTBC 관계자는 “채널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장기적 투자이기에 1000억대 적자는 예상 가능한 범위였다”며 “적극적 투자를 꺼리는 타종편과 수평적으로 비교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JTBC는 종편 가운데 642억원으로 매출액 1위를 기록했고, 지난 3월 한 달 광고 매출이 처음으로 1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투자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3월 WBC 광고매출 효과가 반영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대표팀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해 광고가 단체로 해지되고, 내부적으로는 WBC 흥행 참패에 대해 책임소재를 묻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는 JTBC의 절반에 가까운 61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매출액은 480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채널A 역시 지난해 시행착오 끝에 적자규모가 늘었지만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과 ‘박종진의 쾌도난마’등 주력 프로그램으로 광고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쾌도난마’는 오후 4시50분에서 저녁 8시20분대로 시간대를 이동했다 고전하고 있다. 이전에는 2%대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시간 이동 뒤로 1%대로 떨어졌다.

TV조선은 553억원의 적자를, 51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TV조선은 개국 초기 100억원 드라마 ‘한반도’의 실패 이후 내핍 경영을 하며 적자폭을 줄여왔지만, 지난해 한 간부의 회사돈 횡령 사건으로 적자 폭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TV조선은 내달 9일, 15일에 광고주협회 간담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TV조선 고위 관계자는 “올해 종편 1위가 목표이기 때문에 (광고주들에게) 1등 전략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MBN은 종편 4사 가운데 256억원의 가장 적은 적자폭을, 6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현재 9개월째 종편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어 고무된 분위기다. MBN은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론칭시킨 뒤 평균시청률이 1.5%에 달하지 않으면 이를 폐지시키는 강수를 두며 전체시청률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MBN 고위 관계자는 “개국 이후 지상파 스타일로 드라마, 예능 중심을 편성했으나 100억원의 적자를 보고 한 달 만에 전략을 바로 접었다”며 “40대 층으로 타깃을 바꾸고 예능, 교양 중심으로 가면서 시청률이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종편 사이에 모 신문을 앞세워 미묘한 견제를 보이는 등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2일자 기사에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3대 주주인 삼성코닝에 대해 ‘순이익의 두 배를 주주들에게 배당한 기막힌 회사?’라는 기사로 우회적 비판을 가했다.

조선은 기사에서 “작년 순수하게 영업을 해 번 돈은 1조3551억원이었고,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나간 배당액은 2조1801억원으로 이익의 2배 가까운 돈이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돌아간 셈”이라고 꼬집었다. 삼성코닝정밀소재 대주주인 미국 코닝(지분율 49.9%)과 삼성전자(42.5%), 개인 대주주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7.3%)으로 구성돼 있으며 홍 회장에게는 약 1300억원이 배당됐다. 종편 한 관계자는 “홍 회장이 JTBC에 과감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어 조선이 견제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원성윤 기자 socool@journalist.or.kr



<지상파 방송사>
MBC 영업이익 80% 급감…SBS 이익감소 속 ‘선방’


지난해 런던올림픽과 총·대선 등 광고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빅이슈들이 줄을 이었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경기 불황의 여파에 따른 광고 시장 한파와 지상파TV에 대한 광고주들의 광고비 집행 감소, 거기에 MBC와 KBS 등 장기 파업이라는 방송사 내부 사정까지 겹치면서 경영 성적은 초라했다.



   
 
   
 
가장 드라마틱한 하락세를 보인 곳은 MBC다. MBC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나 급감했다. 총 매출액과 광고수익, 당기순이익 모두 크게 줄어들었다.

MBC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MBC 영업이익은 152억원에 그쳤다. 2011년 740억원의 5분의1 수준이었다. 방송사의 주 수입원인 광고수익은 5515억원으로 전년(6633억원) 대비 17%가 감소했다. 광고 불황과 장기 파업의 여파가 광고 수익 급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총 매출액도 8022억원으로 전년 대비 888억원이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11년 1174억원의 3분의1 수준인 801억원에 그쳤다.

SBS는 매출액은 늘어났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SBS 매출액은 총 7571억원으로 전년보다 265억원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07억원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289억원으로 2011년 580억원에 비해 역시 절반 이상 줄었다. 방송계에서는 SBS 광고 영업을 맡고 있는 미디어크리에이트가 지난해 출범 초기 영업실적이 부진했던 것을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크리에이트는 출범 첫 해 치고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SBS와 OBS, 지역민방 등의 광고 영업을 대행하고 있는 미디어크리에이트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3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총 1137억원, 영업이익은 38억원이었다. 영업수익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역시 SBS로 706억원에 달했다. 영업 정상화와 주요 프로그램의 광고 단가 할증 적용에 따라 올해 미디어크리에이트 영업이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BS 경영평가는 방송법 제49조에 따라 KBS 이사회가 경영평가단을 구성, 운영하게 되며 결산 보고서의 국회 제출 시한인 오는 7월 전후로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9~2011년 기록한 연속 흑자 행진은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중앙종합일간지>
종편 등 영향으로 중앙·동아 부진…한겨레 최대 흑자


지난해 10대 중앙 종합일간지 중 전년대비 경영 실적이 개선된 곳은 5군데, 악화된 곳은 5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곳 중 7곳이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2년 국민일보, 내일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2011년에 비해 경영실적이 나아졌고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와 중앙은 각각 304억원, 40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매해 적자이던 한국과 2008년 이후 역시 연속 적자였던 세계가 각각 3억7000만원, 243억원의 흑자를 내 눈길을 끌었다. 또 한겨레는 창사 후 최대 매출(850억원), 최대 당기순이익(38억원)을 올렸다.

발행부수에서 신문시장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지난해 저조한 경영실적을 나타냈다. 2011년 136억원의 흑자를 낸 중앙일보는 지난해 404억원의 적자를, 2011년 189억원의 적자를 낸 동아일보는 지난해 304억원의 적자를 냈다. 조선일보는 23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2011년 397억원, 2010년 396억원, 2009년 316억원에는 못 미쳤다.

세 신문사는 종합편성채널의 출범이 영향을 끼쳤다고 공통적으로 밝혔다. 또한 전반적으로 어려운 신문시장의 대내외적 요인도 작용했다.

조선일보 한 관계자는 “신문시장 위축으로 흑자폭이 줄었다. 광고매출이 줄어든 것 외에 별다른 원인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TV조선 투자금 중 20% 정도는 신문 쪽에서 부담을 하는데 종편이 적자를 내 신문 쪽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도 상황은 비슷했다. 동아일보 한 관계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증대됐는데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채널A 투자분에 대한 손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의 사정은 조금 달랐다. 중앙은 2009년 베를리너판으로 판형을 바꾼 뒤 윤전기 교체에 대한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편의 영향도 있긴 하지만 투자분이 적어 조선과 동아에 비해서는 크지 않다는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앙일보 한 관계자는 “새로운 윤전기를 도입하면서 이를 선투자 비용으로 인식해 처리하고 있는데 비용이 워낙 커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전기 교체에 따라 지난해 지출한 비용은 약 220억원이다. 그러나 2011년엔 136억원의 흑자를 낸 것에 대해서는 “부동산 개발이익이 특별이익으로 잡혀 플러스가 났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흑자를 기록한 신문사들은 ‘비용 절감’이 주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95억원, 17억원, 13억원의 적자기조를 이어가던 세계일보는 243억원의 흑자를 냈다. 세계일보 관계자는 “비용절감에 따른 것이며 영업이익도 증가했지만 영업 외 수익이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 밝혔다.

2007년 이후 줄곧 적자를 내던 한국일보는 3억7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일보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만을 기준으로 봤을 땐 흑자를 낸 것이 10여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전시사업, 미스코리아사업을 분사하면서 비용을 절감했고 재료비, 소모품비 등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2만호 특집 광고매출도 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양상우 사장은 지난달 16일 주주총회에서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성과를 이어간다면 내년 이 자리에서 주식배당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일신문은 1993년 창간 직후 두해를 제외하고는 1995년부터 계속해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양성희 기자 yang@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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