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발언으로 논란…호불호도 양극단

언론계 보수 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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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조갑제에서 윤창중·정규재 거쳐 김진까지
‘촛불난동’ ‘종북의 난’ 등 독설 쏟아내며 화제 중심


신문기자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인쇄매체보다 영상매체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소셜미디어환경이 구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으로 흔히 꼽히는 ‘신언서판(身言書判)’ 중 ‘서(書)’보다 ‘언(言)’이 드러나는 시대다. 그 중에서 보수논객 역시 주목을 받는다.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현실 탓도 있고, 보수신문이 신문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12월 대중에게 낯선 이름 ‘김진’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MBC ‘100분 토론(나꼼수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 편)’에 출연한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이 거침없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나꼼수는 비평 대상이 편파적이어서 꼼수정신을 가졌다”, “한국 인터넷 문화는 경박하다”고 꼬집고 2008년 촛불집회를 ‘촛불난동’으로 표현하는 등 거센 말로 논란을 샀다. 카메라를 지그시 응시하면서 진지한 표정과 특유의 화법으로 여러 차례 “저희 중앙, 조선, 동아는”이란 말을 수차례 해 ‘중조동 선생’, ‘예능 늦둥이’란 별명도 얻었다.

김진 논설위원을 보면서 토론 프로그램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실장을 떠올릴 것이다. 각종 토론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한 정규재 실장처럼 ‘센 말’을 주저 없이 던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사람은 일면식은 없지만 김진 논설위원이 지난달 중앙일보 칼럼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비판하며 “‘정규재 TV’는 안 원장의 거품을 낱낱이 파헤쳤다. 내용이 논리적이어서 관심이 뜨겁다”고 거론했고, 정규재 실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진 논설위원에 대해 “오랜만에 등장한 품위 있고 인내심이 대단한 토론자”라고 띄워주기도 했다.

이들처럼 거친 말을 주저 않는 언론인 ‘보수논객’은 시쳇말로 ‘먹힌다’.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선다. 물론 평가는 둘로 갈린다. “속이 시원하다, 논리가 확실해 좋다”는 의견과 “꼴통이다, 해묵은 색깔논쟁을 불러온다”는 의견이 상반되게 나타난다. 확실한 건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끈다는 사실이다. 김진 논설위원 칼럼이 중앙일보에 게재되는 매주 월요일을 기다리는 마니아층이 있고, 정규재 논설실장이 진행하는 인터넷방송 ‘정규재TV’는 누적 방문자수가 유튜브 기준으로 84만명을 넘어섰다.

언론인 보수논객이 큰 관심을 끌게 된 시작을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과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에서 찾아도 무방할 것이다. 일각에선 매일경제 출신 배병휴 경제풍월 대표를 꼽기도 한다. 그 이후의 언론인 보수논객으로 거론되는 이들은 정규재 논설실장, 김진 논설위원 외에도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이 있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여전히 현역 칼럼리스트로 남아 있다. 1981년 ‘동서남북’부터 ‘일요칼럼’을 거쳐 ‘김대중 칼럼’을 쓰고있다. 2004년 한국언론재단이 현역 언론인과 일반인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 ‘칼럼리스트 하면 떠오르는 사람’ ‘가장 영향력 있는 칼럼리스트’ 1위에 꼽힐 정도로 영향력을 가져왔다.

월간조선 편집장, 대표이사 등을 지낸 조갑제 대표는 1990년대 중반부터 보수색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주목을 받았다. 조 대표는 지난달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통합진보당 사태의 핵심은 진보라는 이름을 사칭한 종북 세력의 난동”이라고 비판하며 “종북은 독”이란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실히 전했다.

문화일보 논설실장 시절 보수 색채를 강하게 띤 칼럼으로 마니아와 안티층을 동시에 형성했던 윤창중 전 논설실장은 요즘 블로그 ‘윤창중 칼럼세상’을 운영하고 있고 채널A 시사 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하며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칼럼세상’을 통해 문화일보에서 다 담아내지 못한 거침없는 언어를 전달한다. 안철수 원장 지지층들을 ‘안빨’이라고 지칭하며 “서글픈 현실이다. 어린 아이 입에서 풀풀 나는 젖비린내 수준의 유치찬란한 대한민국 정치 수준”이라고 비판한 것이 한 예다. ‘쾌도난마’에 출연해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조갑제 대표와 짠 듯이 비슷한 표현인 “진보의 탈을 쓴 종북의 난”으로 규정짓기도 했다.

신문사에 현직으로 있으면서 보수논객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이들은 그 신문사의 스타기자로 불린다. 사내에서 호불호는 갈린다. 김진 논설위원을 바라보는 중앙일보 기자들의 시각, 정규재 논설실장에 대한 한경 기자들의 의견은 “우리 회사에 필요한 존재”, “독한 말로 신문의 격을 떨어뜨리는 사람”으로 나뉜다. 다음 보수논객은 어느 회사에서 등장할 지 지켜볼 일이다.  양성희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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