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직 기자' 대거 양산 반발 거세

MBC '1년 계약' 30명 채용…기자회, 보도국 점거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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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대규모 임시직 기자 채용 방침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파업 대체 인력 수급’이란 명분 아래 임시 계약직 기자들을 대거 양산해내면서 기자직의 전문성과 위상을 위협하고 조직의 근간까지 뒤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파업 초반 계약직 전문기자와 프리랜서 앵커를 채용해 논란을 빚었던 MBC는 17일 공고를 통해 취재기자 20여 명과 뉴스진행 PD 2명 등 계약직 30명 채용 방침을 밝혔다. 채용 조건은 ‘1년 계약 후 1년 연장 가능’이다. 장기화 되는 파업에 대비한 한시적 채용인 셈이다.

MBC 기자들은 “김재철 사장과 권력의 입맛대로 뉴스를 생산해 낼 ‘주문 생산형 용역직 리포터’를 뽑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기자회는 성명을 통해 “임시 계약직 기자들이 양심에 따라 팩트를 취재하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기자의 본분을 지켜낼 가능성은 전무하다”며 “앞서 채용된 계약직 기자들의 리포트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MBC 기자회는 임시직 기자 채용 방침에 반발하며 지난 18일부터 보도국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사측의 막장채용에 응시해 ‘땜질 방송’에 동원되는 영혼 없는 ‘용역’을 같은 기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인터뷰 장소 등 채용 현장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는 방법을 비롯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MBC의 ‘땜질 채용’에 예비 언론인들도 단단히 뿔이 났다. 다음 카페 ‘언론파업을 지지하는 예비언론인 선언’에는 MBC의 임시직 채용을 거부하는 서명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MBC의 땜질 채용 공고는 신분이 불안한 임시직 노동자들을 이용해 권력의 부속품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자 노조원 해고에 이어 정당한 파업을 공격하려는 도발”이라며 “예비 언론인들을 정권 방송 연장 도구로 사용하려는 채용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시작된 입사 거부 선언에는 20일까지 107명이 참여했다. 서명 참가자 명단은 임시직 채용 실무면접일인 27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은 MBC의 이번 채용 방침에 대해 “언론인의 위상을 변질시키고 기자를 직장인의 개념에서만 바라보는 비언론인적인 자세”라고 꼬집었다. 박 회장은 “공영방송사 사장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임시직 기자를 변통해서 기자라는 자부심과 명예에 반하는 꼼수적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MBC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언론인으로서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하루속히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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