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문 변화, 한국에 영향 미칠까

변화 느리지만 결국엔 같은 방향…"대규모 실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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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타임스 본사에서 직원들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종이신문 중단 방침을 밝혔다. (뉴욕=신화/뉴시스)  
 
국내 신문업계의 현실은 ‘빅뱅’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된다. 그러나 태평양 건너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더 심상치 않다. 미국 신문업계 이야기다.

미국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USA투데이는 모바일판 인력 확충을 위해 인쇄판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개편이 진행되면 전체 인력의 10%가 짐을 싸야 한다. 유력지 뉴욕타임스의 발행인 아서 슐츠버거 주니어는 “언젠가 종이신문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단언해 충격을 줬다.

미국 신문업계의 변화는 과연 한국에서도 현실화될까. 전문가들은 “미국에 비해서는 느리지만 결국 같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종이 신문의 추락은 공통 현상이기 때문이다.

미국 신문의 변화는 앞서고 속도는 더 빠르다. 위기에 선행해 자발적 변화에 나서고 있다. 특유의 환경에서 비롯된다. 대부분 신문사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투자자의 압박이 강하다. 이윤이 남지 않으면 기업은 문을 닫는다는 냉엄한 시장 논리가 관철된다.

이에 비해 한국 신문기업은 의사결정 문화가 다르다. 사주와 내부 구성원의 의사가 우선시된다. 정부의 신문지원정책 등 정치적 배려도 있다. 따라서 한국 신문이 미국처럼 당장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역설적으로 한국 신문시장은 특정한 변수가 생기면 한꺼번에 격변의 소용돌이에 휩쓸릴 수 있는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천천히 변하고 있지만 한국은 일거에 지각변동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 MMS(Multi Mode Service), 모바일 뉴스소비의 급증, 신문방송 겸영 등 폭발력있는 의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변화가 순조롭지 못하면 미디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한국 신문시장은 ‘출구’가 없어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프리랜서 기자 시스템은 물론 고급 미디어인력이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가 마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한국 신문계는 ‘무대책’에 가깝다.

따라서 미국 신문의 변화를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볼 것이 아니라 여기서 미래를 읽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진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한국경제 전략기획실 기자)는 “외국 신문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응을 눈여겨봐야한다”며 몇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을 제시했다. 즉 △미래를 예측한 신문 기업의 조기 혁신 △종사자의 뉴미디어 능력 향상을 위한 재교육 등 디지털 인재 확보 △단일 신문기업이 아닌 인터넷, 모바일, TV 등으로 수직계열화하는 등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바꾸는 안목 △뉴미디어기업에 대한 투자 인수 등 적극적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도 “국내 신문이 미국 신문의 예민한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제는 ‘저널리즘’이라고 지적했다. 플랫폼 변화에도 살아남을 무기는 질 높은 콘텐츠다. 비즈니스 모델이 변하는 과정에서 자칫 일어날 수 있는 저널리즘이 붕괴를 막는 데 전략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우성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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