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늘었지만 온라인저널리즘은 후퇴

네이버 뉴스캐스트 시행 1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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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의 연성기사 배치가 늘고 있다.”, “인터넷 공론장의 여론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
4일 언론인권센터에서 주최한 네이버 뉴스캐스트 1년을 평가하는 토론회에서 나온 비판의 말들이다. 참석자들은 뉴스캐스트로 인해 언론사 트래픽은 크게 늘었지만 온라인저널리즘은 후퇴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트래픽 증가로 광고수익 늘어
지난해 1월 도입된 네이버 뉴스캐스트에는 현재 48개 언론사가 기본형으로 등록돼 있으며 선택형에는 29개사가 참여, 전체 77개 언론사가 동참하고 있다. 일간지는 11개, 방송은 6개, 경제(IT)는 13개, 인터넷 신문은 6개, 스포츠·연예는 7개, 외신·영자지는 5개, 지역지는 16개, 매거진·전문지는 13개 등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뉴스캐스트 도입 전인 지난 2008년 12월 당시 기본형에 노출된 47개 언론사들의 순방문자수(UV·Unique Visitor) 합계는 1주일에 4천4백만여 건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는 2억건이 넘었다. 3백54.7%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페이지뷰(PV)도 8억1천여 건에서 12억여 건으로 늘어, 1백7%가 증가했다. 일간지만 떼어내면 UV가 3백34.4%, PV가 95.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트래픽이 크게 늘면서 언론사의 광고 수익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서치애드는 지난 2008년 1~2월과 2009년 1~2월을 비교해 언론사들의 광고가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다. 가장 큰 폭을 나타낸 B언론사의 경우 4천7백만여 원이던 것이 4억5천만여 원으로 9배(8백61%) 가량 수직상승했다. 가장 작은 폭의 증가세를 보인 J언론사도 2억7천만여 원이던 것이 3억여 원으로 늘어 7.7%의 증가를 보였다. 이같은 결과는 네이버와 언론사 모두 성과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트래픽 경쟁, 선정적 편집 유발
하지만 언론사간 트래픽 경쟁이 과열되면서 언론사가 자체 편집한 뉴스박스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 즉 낚시형 기사들이 차지했다. 네이버 측이 밝힌 이용자 항의 사례에서도 선정적 기사 편집에 대한 항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악화되자, 네이버는 제휴사를 정하는 ‘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서 지난해 5월 논란이 컸던 A신문사를 2주일 동안 한시적으로 기본형에서 퇴출했다. 또한 11월에는 옴부즈맨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용자들이 언론사들을 감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올해 들어 네이버는 온라인신문협회와 뉴스캐스트 개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제별보기’로 알려진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언론사 자체 편집이 아닌, 언론사닷컴 페이지의 톱뉴스와 연계하는 형태로 바뀌는 것이 골자다. 편집권이 제한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향신문 뉴미디어전략실 기획마케팅팀 엄호동 팀장은 “개별 언론사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사회적 이슈가 큰 사안이 있으면 동일한 뉴스가 주로 다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휴평가위 운용을 투명하게 한다든가 하는 제반 변화 없이 언론사에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론 다양성 훼손 심각
전문가들은 인터넷 공론장의 여론 다양성 훼손이 심각하다고도 지적한다. 참여 언론사 77개사 중 지역지를 제외하고 현실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소식을 전달하는 매체는 여성 관련 매체인 ‘여성신문’, 장애인 관련 매체인 ‘에이블뉴스’ 정도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구교수는 “네이버에 노인과 환경, 농민, 노동 등 다양한 영역의 매체가 반영돼야 하는 건 당연하다”며 “이런 매체들이 아닌 가십·연성기사 위주의 온라인 매체들이 자리를 차지한 것은 제휴평가위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08년 자료를 인용, 포털의 사회 여론 형성 영향력이 76.6%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웹2.0 환경에 맞게 누리꾼들의 참여와 개방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뉴스캐스트 선정 투명성 시비와 관련해 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협회 등 관련단체의 추천을 받은 이를 포함시킬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신명식 기획이사(전 내일신문 편집국장)는 “언론사들의 자성과 분발도 필요하다”며 “온라인저널리즘의 발전을 위해서 언론사와 네이버가 함께 고민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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