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캐스트 서비스 또 개편 추진

시행 1년만에 '자체 편집' 바꿔…"사실상 편집권 제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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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뉴스캐스트가 시행 1년여 만에 서비스 개편을 또 추진한다.

네이버 미디어 담당 실무진은 최근 언론사(닷컴사)를 차례로 돌며 뉴스캐스트 서비스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뉴스캐스트는 언론사가 자체 편집한 화면을 노출하던 기존 형태(기본형)에서, 각 언론사 뉴스 홈페이지에 노출된 헤드라인 기사가 적용된 뉴스 창을 노출하는 형태로 바뀐다.

개편이 시행되면 ‘기본형’ 편집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사진을 포함해 13개까지 기사 제목을 자의적으로 편집·노출할 수 있다. 그러나 개편될 서비스에서는 네이버 측이 7~8개의 주요 주제를 택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주제별로 한 꼭지 이상 들어갈 경우 기본형에 노출되는 기사 제목은 10개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비슷한 주제의 기사를 중복·게재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정해진 몇 가지 주제에 맞는 기사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종전처럼 방송·연예 기사나 사건 기사 위주의 편집은 할 수 없다. 주제에 해당되더라도 언론사 뉴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헤드라인 기사만 노출할 수 있다.

네이버는 또 메인 홈페이지 좌측 상단 ‘언론사’ 코너 옆에 자리한 ‘my뉴스’를 ‘주제별뉴스’로 바꾸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주제별뉴스는 정치·경제·사회·문화·연예 등 몇 가지 주제에 따라 각 언론사 온라인 뉴스페이지에 게재된 헤드라인 기사가 노출되는 코너로, 기존의 네이버 ‘뉴스’와 비슷하다.

언론사(기본형) 코너와 주제별뉴스 코너는 별개가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주제별로 주요 언론사의 기사를 보려면 ‘주제별뉴스’를, 특정 언론사의 헤드라인을 보려면 새롭게 개편한 ‘기본형’을 선택하면 된다.

네이버는 이같이 개편되는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온라인신문협회 등과 협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이달 말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다음달 중 시행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이처럼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개편하려고 하는 이유는 기존 방식으로는 선정·폭력적인 기사의 노출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언론사의 자체 편집 화면이 노출되면서 언론사들의 트래픽 경쟁은 과열됐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낚시형’ 기사 제목이 노출되는가 하면 가십성 기사가 주를 이루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제휴평가위원회에서 언론사를 한시적으로 퇴출하는 등 보안책을 마련했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번 개편을 통해 네이버는 낚시형 기사를 줄이는 동시에,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포털사이트 다음으로 유출됐던 이용자들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 한 관계자는 “언론사들이 너도나도 트래픽 경쟁에 매몰되면서 낚시형 기사가 양산됐다”며 “이는 언론사의 신뢰도 추락뿐 아니라 네이버 이용자의 이탈 현상까지 초래하는 등 양측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캐스트 개편은 언론사와 네이버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차원”이라면서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인 단계로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편집권 침해를 우려하는 의견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뉴스캐스트가 만들어진 원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이다. 트래픽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네이버가 문제의 책임을 언론사에게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제 최진순 기자는 “옴부즈맨위원회와 제휴평가위원회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언론사에) 적정한 페널티를 적용하는 등 운영의 묘를 살릴 수도 있는데 네이버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것 같다”며 “뉴스캐스트의 원취지와 반대로 편집권이 제한받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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