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다….”
지난해 중국 옌벤 조선족 자치주 옌지 출장 취재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순직한 고 조계창 연합뉴스 선양 특파원의 장남 현진(4) 군은 추모집 속에 담긴 아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아이는 아직 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 줄 모르고, 유족과 동료들만 그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을 쳤다.
18일 오후 연합뉴스 1층 로비에서 열린 고 조계창 특파원 순직 1주기 추모식. 누구보다 탁월한 기자이자 든든한 남편, 자상한 아빠였던 조 기자를 기억하는 가족, 친지, 동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박정찬 사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고인이 조금 더 늦게 취재를 시작했다면, 조금 더 육신의 편안함을 추구했다면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란 회한도 든다”며 “그를 통해 기자정신의 소중함과 우리의 책무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된다”고 애도했다.
이날 연합뉴스는 ‘北-中 국경을 베고 누워’라는 제목의 추모집을 유족에 봉헌하기도 했다. 추모집에는 고인의 대학시절부터 수습기자, 법조기자, 중국 선양 특파원 시절까지 그가 쓴 글과 기사가 담겼다. 그를 사랑하는 선후배들의 글도 실렸다.
아내 김민정(32) 씨는 “아직 꿈인지, 현실인지 잘 모르겠다. 생전에 남편이 그렇게 쓰고 싶었던 책을 만들어 주셔서 고맙다”며 끝내 눈물을 떨궜다. 그는 추모집에 쓴 글에서도 “마지막 순간에 같이 있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우리 다음 세상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써 동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전 직원의 사진을 모아 만든 조 기자의 초상도 현관에 걸었다. 초상이 공개되자 고인의 어머니는 사진을 부여잡고 오래도록 말을 잇지 못했다.
연합뉴스 측은 이날 한국기자협회·한국언론재단 등과 공동으로 조계창 기자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상 제정을 위해 1억원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고 조계창 기자는 1972년 태어나 1998년 연합뉴스에 입사, 전북취재팀과 사회부 법조 담당으로 일했다. 2006년 중국 선양 특파원으로 부임해 조선족 문제 등에 천착했으며 2008년 12월2일 순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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