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블로그 '홍보 ON, 소통 OFF'

31개 부처 개설, 일방적 정책 홍보…외주업체 고용·대학생 기자단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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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블로그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 미화, 관제 홍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대통령실이 기획한 ‘블로그화 전략’에 따라 39개 부처 중 31개 부처가 경쟁적으로 블로그에 뛰어드는 등 이명박 정부는 블로그를 주요 홍보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청와대의 ‘푸른 팔작지붕 아래’ 보건복지가족부의 ‘따스아리’ 국방부의 ‘동고동락’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공감’ 행안부의 ‘공감ON 행복 HOT’ 지식경제부의 ‘실생활속 지식경제부 이야기’ 외교통상부의 ‘외교나래’ 여성부의 ‘女행상자’ 노동부의 ‘손에 잡히는 혁신’ 환경부의 ‘초록나래’ 법무부의 ‘행복해지는 법’ 방송통신위원회의 ‘두루누리’등 정부부처 블로그는 넘쳐난다.

보건복지부의 따스아리, 국방부의 동고동락 등 다양한 콘텐츠로 독자들의 이목을 끄는 곳도 상당수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대다수 정부 블로그들은 ‘쌍방향 소통’이 아닌 ‘일방적 홍보’를 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행정안전부 블로그는 ‘행정인턴제’를 자성없이 홍보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대통령은 잔심부름 말랬지만… 실상은 딴판’(조선일보) ‘행정인턴 A씨의 하루, 하루종일 한 일이라곤 팩스 25통 보낸 것’(한국경제) 등 언론이 지적한 행정인턴제의 문제점은 거의 거론되지 않는 홍보 일변도다.

네티즌들의 반응인 댓글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보도자료를 짜깁기해 올리고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해도 충분할 내용을 앞 다퉈 블로그에 게재하는 경우도 많다.

정부는 한편으론 콘텐츠의 부재를 외주업체나 대학생 기자단에서 찾고 있다.

시사IN에 따르면 정부 부처는 블로그 담당자를 따로 두고 운영하며 별도 예산을 편성해 외주 업체까지 고용하고 있다. 대학생 기자단을 뽑고 각종 이벤트로 트래픽을 올리려는 시도도 일반적이다. 그러나 각 부처 실무자 등 공무원들이 블로그에 직접 참여해 국민들과 소통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사탕’이라는 이름의 블로거는 “정부가 실무자의 활발한 참여 없이 외주 업체와 대학생 기자단에 의존해 블로깅을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닌 구시대적인 홍보”라며 “대학생 기자단에게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의 자유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썬도그’라는 블로거는 “저는 대학생 기자단이라는 젊음의 대변인을 내세우기보다는 공무원들이 직접 블로그를 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생 기자단은 자발성을 가장한 국정홍보에 불과하다”며 “국민을 소통의 대상이 아니라 홍보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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