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3사 쇠고기 파문 적극 보도

MBC 적극보도로 여론주도…KBS 의제설정·SBS 보도량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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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리더십과 협상능력 부재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쇠고기 파문’에 대한 지상파방송 3사의 방송보도는 대체로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보도 내용과 보도 건수 등은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MBC와 KBS, SBS 등 지상파3사는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저녁 메인뉴스에서 ‘쇠고기 파문’ 관련 보도를 각각 39건, 30건, 26건씩 보도했다. 특히 정부가 끝장 ‘긴급담화’를 개최한 지난 2일에는 하루 평균 10건의 보도를 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보도양태를 보였다.



   
 
  ▲ 사진 위부터 KBS, SBS, MBC 뉴스 방송보도화면 갈무리  
 
이들 중 MBC는 ‘PD수첩’이 방송을 탄 날인 4월29일부터 3일간 뉴스데스크의 ‘연속기획’ 코너를 마련, 가장 적극적인 보도로 여론을 주도했다.

MBC는 29일 ‘쇠고기, 위험한 협상’이라는 첫 기획보도를 통해 “정부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광우병이) 위험하다고 해놓고 하루아침에 방침을 바꾸었다”고 폭로했다. 2006년 미국 농무부 감사보고서와 2005년 한국 농림부의 보고서를 예로 들며 “(당시 정부는) 30개월 이하의 뼈 없는 살코기만 수입해야 한다고 못박았었다”고 지적했다.

MBC는 이튿날인 4월30일에는 신재원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한 ‘광우병, 한국인 더 위험’이라는 꼭지를 통해 광우병의 원인이 ‘변형 프리온’이라고 밝히고 “한국인의 94%가 인간광우병에 걸리기 쉬운 MM유전자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5월1일에는 “원산지 표시를 단속하면 먹어도 된다”는 정부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美 쇠고기, 안 먹을 방법 없다’는 기획보도로 정부를 질타했다.

PD수첩과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로 민심이 들끓던 1일부터 KBS도 ‘쇠고기 파문’을 중요 기사로 다루기 시작했다. KBS는 1일 3건의 꼭지(리포트)에서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한 태도를 바꿔 불신을 자초한 정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인간광우병과 미국 내 불법도축의 실태 등을 파헤치는 보도를 내보냈다.

SBS는 정부의 긴급담화가 있던 2일 12건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같은 날 다른 방송사는 9건(MBC), 8건(KBS)이 방송됐다. 양적 면에서는 타 방송사를 압도했으나 이미 대국민 관심사로 떠오른 뒤 ‘쇠고기 파문’을 다뤄 시의성 있는 의제설정에는 미흡했다.

다만 SBS는 12건의 꼭지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여론을 가장 중점적으로 다뤘으며 정부가 긴급담화에서 밝힌 쟁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날 SBS는 ‘위험 부위 수입 안한다...섞여 들어오면? “몰라”’, ‘조미료, 의약품, 화장품도 불안...정부만 “괜찮다”’등의 꼭지를 보도했다.

3, 4일에도 MBC는 재협상이 가능한지 여부,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 캐나다산 쇠고기도 수입 등을 보도하며 새로운 쟁점을 이끌어냈다. 5일에는 모두 13건의 기사에서 ‘쇠고기 파문’을 중점 보도했다.
반면 KBS는 2일 정부가 긴급담화에서 밝힌 “광우병 위험 근거없다”를 톱기사로 다루고 ‘주요쟁점’이라는 리포트에선 정부 입장을 그대로 반영했다. 정부가 왜 ‘끝장토론’인 담화를 자청했는지, 한국만 ‘광우병 쇠고기’시장을 개방한 이유는 무엇인지를 밝히는 기사들은 눈에 띄었으나 적극적인 추적보도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SBS는 3,4,5일 각각 6,3,5건의 리포트를 내보내면서 주요기사로 다루긴 했지만 2일에 비해 다소 잦아든 목소리를 냈다.

언론노조 김순기 부위원장은 “그동안 주요 신문을 비롯한 언론들이 식품안전에 대한 보도를 방기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MBC 등이 제 역할을 했다”며 “몇몇 신문은 얼마 전까지 주장하던 바를 뒤집기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방송들은 적극적 보도로 여론을 주도했다. 다만 SBS가 다른 방송사에 비해 (정부의) 눈치보기가 있었던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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