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언론인 정계진출 논란

KBS 배종호·조선 허용범 기자 등 대선 캠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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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출시 유예기간 둬야” “일방적 비판은 곤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최근 현직 언론인들의 정계 진출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BS 배종호 라디오뉴스제작팀장이 지난달 25일 사의를 표명하고 손학규 캠프로 옮긴 데 이어 조선일보 허용범 워싱턴특파원은 현직 워싱턴특파원으로서는 드물게 정계 진출을 결정,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다.

법조계 출신이기는 하나 한국신문윤리위원회 강신욱 위원장도 취임 두 달 만에 박근혜 캠프 법률특보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말에는 조선일보 신재민 출판국 부국장이 곧바로 이명박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언론인들의 정계 진출은 낯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력의 비판·견제가 주된 임무인 언론사의 구성원이 현직에서 정치권으로 뛰어드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는 “정계에 진출하려면 오랫동안 특정 정치세력과의 유대관계가 불가피하다”며 “현직에서 곧바로 정치권으로 가는 인물들의 경우 과연 언론인 시절 정도를 걸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호 대표는 “언론인 역시 직업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정치권으로 가는 경우는 최소 1~2년 정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며 각자 직업윤리에 따라 양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4년 총선 때도 언론인의 정치권 행이 도마에 올랐다. 문화일보 정치부장이던 민병두 의원(열린우리당)은 현직 정치부장으로서는 드물게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냈다. 총선기획단 부단장을 맡은 민 의원은 비례대표로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언론계에서는 현직 언론인이 정치권으로 옮길 경우 최소한의 유예기간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요즘 기업체로 옮기는 현직 언론인들도 많은데 정계 진출이라고 비판할 근거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앙 일간지의 한 중견 기자는 “언론사의 경영난으로 기자의 직업적 안정성이 떨어지고, 최근 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 조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자들이 무한 시장 경쟁에 떠밀리는 현실”이라며 “기자들이 현직에서 정계로 나간다고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를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비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언론계의 처우악화·고용불안에 따른 생계유지 성격이 짙은 기업체 진출과 정치권 행은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올해 말 대선은 물론 내년 4월 총선까지 앞둔 상황에서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장우성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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