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성 건네주고 큰위안 돌려받죠"

삼척MBC 직원들 매월 급여중 1만원 미만 모금 '끝전 사랑 나누기'





“마음은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언론에서 어려운 이웃을 자주 조명하지만 정작 직접 도움을 주는 경우는 드물죠. 작은 정성이나마 지속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이 구조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삼척MBC 사원들이 훈훈한 이웃사랑 운동을 펴고 있다. 매달 급여에서 1만원 미만은 무조건 떼내 사내 통장에 적립했다가 연말에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는 것.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시작한 관련 소식을 접한 뒤 ‘사랑 바이러스’에 감염(?)된 삼척MBC는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연말에 ‘거의 일방적으로’ 월급의 일정비율을 떼기보다 평소에 조금씩 이웃사랑을 실천키로 했다.

삼척MBC 박준기 기자는 “연말 불우이웃돕기 모금과는 전혀 별개”라며 “사측과 상관없는 직원들의 순수하고 자발적인 운동”이라고 말했다.

매달 월급의 ‘끝전’을 모은다는 의미에서 ‘끝전 사랑나누기’로 정해진 이 운동에 63명의 정규직원 중 61명의 사원이 동참해 뜨거운 이웃사랑의 열의를 확인했다.

MBC노조 삼척지부 박봉교 위원장은 “조합에서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비조합원까지 높은 호응을 보여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금액은 얼마 안되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늘 돌아보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 1월에 처음 시작해 오는 연말에 예상되는 모금액은 300만원 정도. 폐광지가 많고 농어업 중심인 삼척의 특성을 감안해 진폐 환자나 독거노인 분들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들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비해 과분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매년 모금액을 전달하는 것 외에 집수리 자원봉사 등과 같이 직원들이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이웃사랑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삼척MBC 기자들은 ‘사회적 책임’ 등의 거창한 표현은 자제했다. 비록 모금을 통한 사원 개인의 ‘위안’이 더 크더라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분위기,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간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조규장 기자 natasha@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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