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269) 먼저 손 내미는 마음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 초입, 제주 용눈이오름을 찾았습니다. 용이 누운 듯한 모습을 한 능선과 너른 들판을 보니 마음이 훤해지는 듯했습니다. 이마에 맺힌 땀을 식히는 바람을 맞으며 숨을 고르고, 오름이 주는 여유를 느꼈습니다. 이날 마주한 풍경은 여느 때보다 정겨웠습니다. 오름 중턱에서 말들은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가 잠시 머뭇거리다 말에게 다가가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아이가 건넨 인사에 화답하듯 말은 아이의 손 위에 놓인 간식을 향해 코를 가까이 댔습니다. 아이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자유롭게 무리 지어 지내는 말들과 오름을 찾은 사람들의 반가운 만남이었습니다. 자기 키보다 큰 말에게 경계심을 품을 법도 한데, 먼저 손을 내민 아이의 다정함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사람과 말이 경계 없이 서로 교감하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 따뜻한 모습을 바라본 것만으로도 오름을 내려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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