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안 된다, 한준호도 안 된다… 과방위 국감 또 파행

[과방위 국감] KBS·방문진·EBS
18명 의원 중 4명만 질의 후 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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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제척’을 둘러싼 여야 충돌로 파행됐다. 이날은 KBS, EBS 등 공영방송과 방송문화진흥회, 시청자미디어재단,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을 대상으로 한 감사가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참석한 18명의 과방위원 중 4명만이 질의를 한 상태에서 두 차례 감사 중지 이후 여야 대립이 밤까지 이어지며 회의는 그대로 산회됐다. 결국 공영방송 관련 주요 이슈를 점검해야 할 과방위가 제 역할을 못 한 건데, 여야 과방위원들은 성명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서로에게 국정감사 파행 책임을 돌리고 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정회된 후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송기헌 과방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오후 2시35분께 개의한 과방위 국정감사는 본 질의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1시간30분만에 한차례 중단됐다. 앞서 12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대상 국정감사 당시 제척됐던 이진숙 의원이 이날 회의에 참석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척 요구가 나왔고,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진숙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 시절 ‘2인 체제’에서 KBS·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신동호 EBS 사장 임명을 의결하고 이날 피감기관장으로 출석한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을 임명한 점 등을 이 의원 제척 사유로 들었다. 앞서 의결된 제척안에도 이 의원이 방통위원장 시절 의결했던 사안과 관계있는 KBS, 방문진, EBS 등 감사에서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척안 의결 당시 반발하며 표결 전 퇴장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15일 헌법재판소에 가처분과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처분과 권한쟁의심판 결정이 나오기 전엔 이 의원의 감사 권한을 박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장겸 의원은 “한준호 의원(민주당)은 KBS 외압 의혹 논란이 있는데 그러면 KBS에 대한 질의는 한준호 의원은 하지 않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송기헌 과방위원장이 “위원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며 이진숙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기로 하고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진숙 의원은 “만약 제가 문제의 발언을 해 위원장이 제지하시면 관련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질의할 권한을 뺏는다면 이것은 다수에 의한 폭력이고 독재”라고 반박했다.


감사 중지 1시간여만인 오후 5시15분께 회의가 재개됐지만, 이번엔 국민의힘 의원들의 ‘한준호 의원 제척’ 요구로 공방이 다시 일었다. 먼저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이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KBS 보도에 대한 한준호 의원실 보좌관의 전화 논란’에 대해 김우성 KBS 부사장과 최광호 KBS 기자협회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최 협회장은 ‘항의 전화라 판단한 근거’에 대해 “기자협회장으로서 회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한준호 의원이 신상 발언 이후 관련 질의를 이어가며 최 협회장에게 “외압이라고 느꼈는지”를 물었다. 이에 최 협회장은 “외압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은 저는 동의하기는 어렵다”며 “이 사안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과 회사 측조차도 외압이라고 판단하고 있지 않다는 게 제가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한준호 의원이 당사자라 (KBS 관계자들이) 답변하시는 데 불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며 “이런 직접적인 질문에 대해선 제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여야 공방이 격화하면서 감사는 1시간여 만에 또다시 중단됐고, 재개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한 의원에 대한 제척안을 제출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초유의 국감 파행과 법치 파탄의 모든 책임은 상임위원장과 민주당에 있다”며 “정작 제척되어야 할 진짜 이해충돌 당사자는 KBS에 전화를 걸어 정치 외압을 가한 민주당 한준호 의원실”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과방위 소속 위원들은 감사 자동 산회 직후 성명을 내어 “이진숙 의원의 이해충돌을 감싸며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이끈 국민의힘을 규탄한다”며 “이 의원에 대한 제척 의결은 국정감사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MBC 비공개 업무보고는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불참하며 사실상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아침 당 대책회의에서 불참을 선언하며 “언론 공개도 되지 않는 방송사 내 과방위 회의 형식은 더 이상 관행이라고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여당 간사인 한준호 의원은 국감장에서 “MBC 업무보고도 국정감사계획서에 포함이 돼 여야 합의로 의결을 한 것”이라며 “문제가 있었다면 계획서를 의결할 때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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