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성원들 "불신·고용불안… 이대론 안돼"

노조 설문서 90% 이상 경영구조개편에 추진절차·의견수렴 부정평가
향후 구조조정 확대 우려도… "일방적 추진, 전출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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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이 실·국과 지사를 각각의 자회사·관계사로 전환하는 대규모 경영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구성원 10명 중 9명 이상이 회사의 추진 절차와 의견수렴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구조조정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중단이나 전면 재검토, 쟁점에 대해 노사 합의 후 추진을 요구하는 비중도 80%를 넘겼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매일신문지부는 회사가 추진 중인 조직개편과 관련해 9월16~21일 조합원 127명(82명 참여, 응답률 64.6%)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14일 성명을 냈다. 매일신문지부는 “회사가 조직개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불신과 고용불안이었다”며 “조직개편의 성공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회사와 구성원 사이의 신뢰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경영진을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공개된 언론노조 매일신문지부의 구성원 대상 설문 결과 보고서.

해당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구성원들은 여러 문항 중 특히 ‘추진절차와 구성원 의견수렴’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전출 등 회사 운영 방향에 구성원 의견이 반영됐다고 생각하는지’ 문항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62.2%)와 ‘그렇지 않은 편이다’(34.1%) 등 부정 응답이 96.3%에 달했다. 긍정 응답은 한 명도 없었다. ‘회사의 설명 수준’, 즉 ‘조직개편 목적과 필요성, 사업계획 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에 대해서도 구성원의 부정 응답은 92.7%(‘전혀 그렇지 않다’ 58.5%, ‘그렇지 않은 편이다’ 34.1%)였다.

경영구조 개편으로 기존 매일신문 소속 지원들이 자회사·관계사로 전출되는 과정에서 자유로운 개별 동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90.2%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전출 동의에 앞서 전출 기간, 업무, 근무 장소, 지휘 체계, 처우, 복귀 조건 등을 충분히 설명받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86.6%가 부정적으로 답했고, 긍정 응답은 0명이었다.

특히 구성원들은 회사의 임금이나 처우 유지, 인위적 인력 감축 금지 등 약속에도 이를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고용 불안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조직개편이 향후 인원감축이나 구조조정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응답이 93.9%에 달했다. 조직개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항을 최대 3개 선택하게 한 결과에선 고용보장(75.6%), 임금·복지 유지(69.5%), 인사상 불이익 방지(41.5%)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출 기간이 끝나면 별도 조건 없이 매일신문 본사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87.8%가 동의의사를 보였다. 매일신문지부는 설문결과를 담은 보고서에서 “이는 원대복귀가 단순한 인사 편의 문제가 아니라 전출 이후 고용안정을 확보하는 핵심 안전장치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매일신문 사측은 8월 매일신문사가 지주사 역할을 하고 나머지 실국·지사의 기능을 기존 또는 신설 자회사·관계사로 이관하는 경영구조 개편 의사를 밝히고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측은 ‘신문산업 위기 속 무거운 조직과 복잡한 의사결겅 구조에서 벗어나 신속하게 언론 시장에 대응하고 자회사별 유연한 사업 확장으로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려 한다’는 개편 취지를 밝히고, 이후 소속 구성원들에 대한 전출 발령을 낸 바 있다.

다만 내부에선 개편 내용과 방식의 의문을 제기하고 일방적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회사는 인위적 인력 감축과 직원 처우에 불이익이 없다는 약속 등을 했지만 고용과 근로 조건이 달라질 수 있고, 전적·파견·배치전환 등이 여러 사안의 법적 지위와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를 두고 구성원들은 우려해왔는데 이 같은 지점이 이번 설문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설문 결과에선 경영구조 개편안에 대한 불신, 나아가 이를 추진해 온 회사에 대한 높은 불신이 수치로 확인됐다. 조직개편이 회사 경쟁력을 높이거나 개편 후 자회사·관계사가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데 부정 응답은 각각 69.5%, 80.5%였고 목표실적을 달성 못했을 때 대비 계획 등이 마련돼 있다고 생각하는지엔 90.2%가 부정적이었다.

매일신문 경영구조 개편안.

조직개편 전체 방향을 물은 문항에서 ‘시행 중단 및 전면 재검토’ 요구는 42.7%, ‘주요 쟁점에 대한 노사합의 후 추진’ 41.5%, ‘일부 보완 후 추진’ 11.0%, ‘잘 모르겠다’ 4.9% 등으로 노사 합의 후 추진과 전면 재검토를 합한 비중이 84.1%에 달했다. 반면 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회사가 조직개편 과정에서 밝힌 인위적 인력감축 금지, 임금·처우 유지, 복귀 보장 등을 지킬 것이라는 데 73.2%가 부정적으로 봤고, 조직개편 과정 후 인사·경영정책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고 있다는 문항엔 87.8%가 부정 응답을 내놨다.

이에 따라 매일신문지부는 △일방적 조직개편 및 전출 추진 재검토 △고용 안정 대책 노사 합의로 마련 △전출자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 및 자유로운 개별 동의 보장 △전출자 근로 조건과 원대복귀 원칙 서면 확인 △자회사·관계사의 세부 사업 계획과 수익 배분 구조 공개 등을 요구했다. 매일신문지부는 “회사의 경쟁력은 조직을 몇 개로 나누느냐가 아니라 그 조직을 움직이는 구성원들의 역량과 신뢰에서 나온다. 구성원들이 믿지 못하는 경영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며 경영진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약속을 서면으로 보장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에 나서라. 더는 미룰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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