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후보로 김영삼·엄경철·이태현 3인 압축

국민추천위, 17일 정책발표 및 질의응답
KBS 이사회, 20일 최종면접 및 투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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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사장 최종면접 후보자로 김영삼 전 KBS미디어 대표, 엄경철 전 KBS 부산방송총국장,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가나다 순) 3인이 선발됐다.

17일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회의에서 후보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KBS

KBS 이사회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에서 시민 205명으로 구성된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국민추천위)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선 제28대 KBS 사장 공모에 참여한 28명의 후보자 중 이사회의 서류심사 및 중간면접심사를 통과한 △김영삼 전 KBS미디어 대표 △김종명 전 KBS 보도본부장 △박찬욱 현 KBS 감사 △엄경철 전 KBS 부산방송총국장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 등 5명이 참석해 경영계획 발표와 면접,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회의는 후보자별 두 차례 정책 발표에 이어 국민추천위의 숙의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국민추천위는 약 1시간30분간의 숙의 토론을 통해 평가 기준에 따른 공통 질문을 마련하고, 후보자 5명에게 경영철학과 구체적인 공약 이행 방안 등을 물었다. 질의응답은 약 1시간20분간 진행됐으며, 이후 국민추천위는 후보자별 최종 평가를 실시했다.

집계 결과 김영삼 전 KBS미디어 대표, 엄경철 전 KBS 부산방송총국장,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 등이 최종 후보 3인으로 선출됐다. 평가 기준에 따라 국민추천위 위원들의 점수 평균이 가장 높은 후보 3명을 KBS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후보자별 평균 점수는 각 후보자에 대한 유효 평가점수 중 추천위원 205명의 약 5% 정도에 해당하는 상위 10개와 하위 10개를 제외한 나머지 평가점수의 평균으로 산출됐다.

국민추천위의 심사 기준은 △공영방송의 공정성 및 독립성 확보와 시청자 신뢰성 강화(30점)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공영방송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미래비전(25점) △재정위기 극복 및 공영방송 재원구조 안정화(20점) △공영방송 사장에 걸맞은 책임성과 도덕성(15점) △기타 공영방송 사장에 적합한 능력과 자질(10점) 등 5가지다. 국민추천위 위원들은 심사기준에 따라 후보자를 매우 미흡, 미흡, 보통, 적합, 매우 적합 등 5가지 평가 척도에 따라 평가했으며, 심사 기준별 배점과 개별 평가를 곱한 뒤 이를 합산해 후보별 최종 점수를 산출했다.

17일 제28대 KBS 사장 최종 후보 3인이 결정됐다. (왼쪽부터) 김영삼 전 KBS미디어 대표, 엄경철 전 KBS 부산방송총국장,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 /KBS 제공

김영삼 후보자는 1995년 KBS PD로 입사해 2019년 전략기획국장을 역임하고, 2021년 콘텐츠사업국장을 맡았다. 2022~2024년 KBS미디어 대표이사를 지냈다.

김 후보자는 KBS를 ‘국가 신뢰 인프라 기관’으로 재정립하겠다며 진보·보수 시청자 간 평가 차이를 측정하는 ‘진영 간 신뢰 격차’ 지표 도입을 공약했다. 시청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신뢰 검증 센터’를 신설해 뉴스의 내·외부 검증을 거치고, 결과를 ‘뉴스 투명성 보고서’로 공개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하드라마 제작을 정례화하고 소재 선정에 국민 의견도 반영하겠다고 했다.

경영 분야에서는 “기존의 비용에서 400억원을 줄이고, 새로운 수익에서 400억원을 늘리겠다”며 연평균 800억원 규모의 적자를 3년 안에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재송신 판매 수익을 200억원 늘리고 신규 사업으로 2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의제 자문단과 개방형 지국장 제도를 도입하고 권역별 이동형 재난방송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3년간 신규 인력 200명을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삼 후보자가 17일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KBS

엄경철 후보자는 1994년 KBS에 기자로 입사해 2019년 9시 뉴스 앵커, 2020년 통합뉴스룸국장 등을 맡았다. 현재 KBS 수신료국에서 민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엄 후보자는 국민이 보도 의제를 직접 결정하는 ‘국민의제위원회’를 설치하고, 선정된 의제를 장기 기획보도로 다뤄 해법을 찾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품질 뉴스의 조건으로 “갈등 당사자가 모두 등장하고, 정책 결정 당국이 등장하며”, “정책이 시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언론사와 협력하는 팩트체크 생태계와 인공지능(AI) 허위정보 검증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했다.

경영 분야에서는 본사에 집중된 권한과 자원을 지역으로 이양하고, 전체의 약 10%인 지역 제작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본사에 ‘균형발전부국장’을 두고 9개 지역총국이 지역 의제를 공동으로 다루는 체계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재정 확충을 위해선 디지털·정부 광고를 확대하고 연간 약 2000억원의 시설 운영비를 재실사해 절감하겠다고 했다. 특히 “수신료 가치를 입증하는 1단계에서 수신료 현실화를 논의하지 않겠다”며 내부 혁신과 신뢰 회복을 우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엄경철 후보자가 17일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KBS

이태현 후보자는 1994년 KBS PD로 입사해 2018년 콘텐츠사업국장 등을 지냈다.

이 후보자는 KBS의 공정성과 콘텐츠 경쟁력 회복을 위해 편성위원회와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즉시 가동하고, 퇴직자의 정치권 진출에 ‘냉각기’를 두겠다고 밝혔다. 뉴스마다 책임자를 지정하는 ‘뉴스 CP’ 제도와 AI 조작영상 검증을 도입하고 “마지막 판단은 데스크가 실명을 걸고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드라마·예능에는 자원을 집중하되 시청률보다 시청자의 완주·재시청 여부를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영 분야에서는 “취임 첫 해 적자를 멈추겠다”며 경쟁력 없는 사업과 중복 비용은 줄이고 핵심 콘텐츠 투자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AI 자막·더빙을 활용해 북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시장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가구별 맞춤형 TV 광고 등 신규 수익원도 발굴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5~10명이 14주 안에 기획부터 출시까지 수행하는 소규모 실행조직 ‘스파크셀(Spark Cell)’을 도입하고, 재난방송 등 공적 책무 사업 외에는 투자 대비 회수율을 적용해 사업 성과를 관리하겠다고도 밝혔다.

이태현 후보자가 17일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KBS

국민추천위, 공영성과 수익성 충돌·노동조건 개선 등 질의… 후보별 답변 제시

후보자 경영계획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국민추천위 위원들은 “경영의 이익과 공영의 의무가 상충될 때 무엇을 우선할지”에 대해 물었다.

김영삼 후보자는 공익성과 수익성이 충돌할 경우 ‘3공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상 콘텐츠가 공익적인가”, “요구하는 상대가 공익적 플랫폼인가”, “이 콘텐츠를 공익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등 세 가지를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콘텐츠 자체와 제공받는 플랫폼, 사용 목적의 공익성을 모두 검토해 수익성보다 공적 가치를 우선해야 할 사안을 구분하겠다는 취지다.


엄경철 후보자는 공익성과 상업성의 조화를 강조했다. 그는 “의미만 있고 재미가 없으면 그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며 공적 가치를 담으면서도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KBS 1TV에서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등 공적 책무를 유지하되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상업성과 공익성을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태현 후보자는 경영 이익과 공영 의무가 충돌할 때 판단 기준은 “누가 혜택을 보는가”라고 밝혔다. 과거 특정 종교단체의 수억원대 행사 협찬 제안을 거절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경영적 판단이 국민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영성을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으로 삼고 그 범위 안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추천위는 비정규직 등을 포함한 “구성원들의 노동 조건과 성평등 정책의 실현 계획”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김영삼 후보자는 직원들의 성별 구성비를 반영한 승진 인사 원칙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성평등 문제는 구호에 그칠 문제가 아니다”며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아지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승진 과정에서 성별 격차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노동조건과 관련해서는 인력 감소와 자율재량근무제 시행에 따른 근무환경 변화를 언급하며 교대근무자의 건강권 보장에 힘쓰겠다고 했다.


엄경철 후보자는 KBS 정규직 약 3700명 가운데 여성은 1000명 수준이지만 간부진의 여성 비율은 20% 안팎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 간부진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성별에 따른 직무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여성의 관리직 진출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현 후보자는 AI 도입에 따른 인력 재교육과 재배치를 추진하고, 외주 제작사와 비정규직에 대한 표준계약서 및 노동 관련 준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프리랜서에 대해서는 법적 범위 내에서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지향”하고, 출산·육아휴직에 따른 보직·인사·성과 보상에서의 차별도 방지하겠다고 했다.

“KBS의 모든 권력 시청자로부터 나와… 국민추천위는 중대한 이정표”

정재권 KBS 이사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스튜디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KBS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재권 KBS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오늘을 계기로 KBS 더욱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공영방송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스스로의 철학을 ‘KBS 주권은 시청자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시청자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방송법 개정으로 국민이 사장 선출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KBS가 변화의 중대한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KBS 이사회는 최종 후보자 3인을 대상으로 20일 최종 면접을 진행, 사장 후보자 1인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까지 고려하면 11월 중 KBS 새 사장이 임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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