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서 100일만에 추천한 공영방송 이사에 내부 경악, 반발

언론노조 KBS·MBC본부 및 EBS지부 잇따라 규탄 성명
"공영방송 파괴한 인물"…국힘 추천철회·자진사퇴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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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6일 추천한 공영방송 3사 이사 후보자를 두고 KBS, MBC, EBS 내부가 들끓고 있다. 각 사 노조를 중심으로 “공영방송 파괴행위에 동참한 자”, “MBC 파괴에 앞장섰던 ‘언론 적폐’”, “특정 정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인사” 등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개정 방송법 취지에 맞는 인물을 다시 추천하라는 요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6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공영방송 3사 이사 추천 명단을 전달했다. 방미통위가 애초 밝힌 이사 추천 시한으로부터 100일이 넘게 지나서다. 방미통위는 이날 국민의힘이 KBS 이사로 △이강덕 관훈클럽 정신영기금 이사장(전 KBS 대외협력실장) △장한식 전 KBS비즈니스 사장(전 KBS 보도본부장)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오정환 전 공정언론국민연대 공동대표(전 MBC 보도본부장) △정재욱 법무법인 태원 변호사를, EBS 이사로 △박기완 전 KBS 원주방송국장 △조한제 전 벡스코 상임감사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KBS 이사는 대통령이, 방문진과 EBS 이사는 방미통위가 임명하는데, 방송법 등에서 정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2주 이내에 임명해야 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자동 임명된다. 사실상 늦어도 20일부터는 임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러나 3사 내부에선 이들이 절대 공영방송 이사로서 임기를 시작해선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MBC본부, EBS지부는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사 추천 철회 또는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강덕·장한식 추천, KBS를 갈등의 장으로 만들려는 것”

언론노조 KBS본부는 6일 성명에서 국민의힘이 이강덕, 장한식 두 사람을 KBS 이사로 추천한 건 “공영방송을 다시 한 번 갈등의 장으로 만들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하며 “KBS의 정상화를 가로막는 이사 추천을 즉각 철회하고,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강화라는 개정 방송법의 취지를 감안한 상식적인 인물을 다시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KBS본부는 장 전 보도본부장 재임 당시 KBS 보도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윤비어천가 방송이라고 조롱받았던 시사기획 창 ‘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와 같은 정권 홍보 방송이 공영방송 전파를 탔으며, 극우 유튜버 고성국이 KBS의 간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앵커 자리에 앉는 참극이 벌어졌다”면서 “KBS가 어렵게 유지해온 공정방송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직격했다.

이 전 대외협력실장을 향해서도 “장한식에 못지않은 편향적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KBS본부는 이 전 실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초대 홍보수석 후보로 거론됐고, KBS 재직 당시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의 자녀를 인턴으로 특혜 채용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공영방송 직원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인 공정성이나 도덕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꼬집었다.

“오정환·정재욱, MBC 파괴에 앞장선 ‘언론 적폐’”

언론노조 MBC본부도 7일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MBC본부는 성명에서 오정환 전 공언련 대표에 대해 “MBC 보도 참사의 주요 책임자이자 12·3 내란을 옹호한 반헌법적 인물”이라며 “김장겸 보도국장·보도본부장 체제에서 오정환은 MBC를 ‘청와대 방송’으로 전락시킨 김장겸의 충실한 하수인이었다”고 비판했다. 오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국민의힘 추천으로 선거방송심의위원으로 임명됐으나 12·3 비상계엄 직후 내란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 사퇴하기도 했다.

MBC 법무실장 출신인 정재욱 변호사에 대해선 MBC본부는 “공영방송 MBC의 암흑기 내내, 적폐 경영진의 하수인으로 부당징계와 부당전보 등 노조 탄압의 밑그림을 그리고 부당노동행위 실무를 총괄 지휘”한 인사라고 했다. 성명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던 김재철 사장의 개인 변호사로 시작해 2014년부터 3년간 MBC에 재직했다.

MBC본부는 “방문진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의 MBC 탄압을 사실상 용인하고 김재철·안광한·김장겸 사장 등을 임명한 흑역사가 있다. 그 어두운 과거를 진두지휘한 ‘적폐’의 핵심 부역자 오정환과 정재욱이 감히 방문진 이사 행세를 하려 한다”며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에 돌려주자는 방송3법 개정의 취지를 정면으로 짓밟는 일”이라고 했다.

EBS 구성원들도 “부적격 이사 추천 철회하라”

언론노조 EBS지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박기완·조한제 두 후보가 과연 교육공영방송 E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킬 적임자인지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EBS 이사는 단순히 방송 경력만으로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EBS지부는 특히 두 후보의 정치적 독립성을 문제 삼았다. 박 후보에 대해선 2024년 국민의힘 공정언론특위가 주최한 ‘방송3법 저지 연석회의’에 참석해 방송3법 개정에 반대했고, 방송편성규약의 제작자율성 보장 조항 폐지를 주장해 비판받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EBS지부는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은 교육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탱하는 핵심 원칙”이라면서 “이러한 원칙에 대한 박 후보의 인식이 EBS 이사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부합하는지 분명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에 대해선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이력을 거론하며 “특정 정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인사가 다시 그 정당의 추천으로 공영방송 이사가 되는 것이 E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국민적 신뢰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BS지부는 “정당의 추천권은 정당의 사람을 보내라는 권한이 아니라 교육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킬 사람을 추천하라는 책임”이라며 “국민의힘은 두 후보에 대한 추천의 적절성을 다시 검토하고, 교육과 공영방송에 대한 전문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갖춘 인사를 추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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