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협, '검언유착 오보' 무죄에 "기소남발 더는 없어야"

서울남부지법 27일 KBS 기자 등 명예훼손 혐의 무죄선고
"사실확인 '과정' 인정… 언론자유 중요 이정표 될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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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검언유착 오보’로 기소됐던 KBS 기자가 최근 무죄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 KBS 기자협회가 29일 성명을 내고 “다시는 검찰 권력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뉴시스

서울남부지법은 27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신성식 전 검사장과 KBS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지 2년 8개월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KBS는 2020년 7월 한동훈 당시 검사장과 이동재 채널A 기자의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스모킹건’이 될 녹취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다음 날 바로 사과하고 해당 기사를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한동훈 당시 검사장은 KBS 기자와 간부들, 제보자로 지목된 신성식 검사장을 고소했고, 검찰은 2년여의 수사 끝에 2023년 1월 신 전 검사장과 KBS 법조팀장을 재판에 넘겼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때였다.

재판부는 신 전 검사장 발언 등 일부가 허위 사실로 보이지만, 허위라는 인식이나 비방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은 비방할 목적, 즉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있어야 성립한다.

KBS 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진실이라고 믿고 보도했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KBS 기자들이 당시 관련 사안에 대해 취재 활동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했다는 ‘과정’을 인정한바 의미가 크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문제가 된 최종 보도의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재판부의 지적 또한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KBS 기협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 활동을 무리한 형사적 잣대로 위축시키려 한 검찰 권력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KBS가 해당 보도에 대해 다음 날 바로 사과방송을 했는데도 “검찰은 억지스러운 논리를 들이대 형사사건으로 비화시켰다”면서 “이러한 검찰의 모습은 언론의 정상적인 보도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도의 오류는 언론 스스로의 책임과 사회적 제도적 장치를 통해 충분히 교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같이 무리한 기소가 반복된다면, 언론은 위축되고, 국민의 알 권리는 침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 보도의 공적 책임을 빌미로 근거 없는 형사 기소를 남발하는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기자의 무죄 확인을 넘어, 언론 자유를 지켜내는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시 형사고소 외에 법조팀장을 포함해 KBS 기자, 간부 등 5명에 총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해 1심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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