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시죠, 사퇴!”
27일 KBS 이사회에서 서기석 이사장을 향한 사퇴 요구가 나왔다. 이날 ‘박장범 사장 특별감사’ 보고 안건으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한 여권 성향 김찬태 이사는 김의철 전 KBS 사장 해임취소 확정 판결을 두고 서기석 이사장에게 “(당시 이사회가 해임제청한) 6가지 해임사유 중 인정받은 게 있느냐”고 물으며 “김의철 사장이 사퇴 요구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지 말씀해 달라”고 말했다.
또 김 이사는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 과정에서 (남영진) 이사장을 해임하고,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해 말 한마디 없던 분들이 지금도 앉아 있다. 법의 심판을 받아도 반성하는 모습이 없다”며 “이사로서 자괴감이 든다. KBS 이사회가 정상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소리 높일 거 없다” “언성 높이지 말라”며 야권 성향 류현순 이사가 따지는 등 이사회 회의장은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서기석 이사장은 “그만하라. (회의 안건) 비공개 여부에 대해서만 말하라”며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김 이사가 재차 “사퇴하라”고 요구하자 서 이사장은 “이사 다수가 사퇴 의결하면 사퇴하겠다. 김찬태 이사가 사퇴하라고 하면 사퇴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과 KBS의 항소 취하로 21일 김의철 전 사장에 대한 해임처분 취소는 최종 확정됐다. 22일 김의철 전 사장은 입장문을 내어 “저의 부당한 해임과 ‘낙하산 박민 사장’ 임명 과정을 주도한 서기석 KBS 이사장과 권순범 이사는 국민들께 사과하고 즉각 이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당시 KBS 이사 6명의 해임제청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재가로 2023년 9월12일 해임됐다. 하지만 1월16일 서울행정법원은 김 전 사장 해임 사유를 모두 인정하지 않으며 김 전 사장의 해임은 “KBS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해임 처분 취소를 선고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박장범 사장은 인사말에서 “개정된 방송법이 시행됐다. 이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신에 대한 특별감사에 대해선 “경영진은 감사제도 필요성과 독립성을 존중한다. 하지만 특감에 대해선 감사제도의 신뢰성과 공공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모든 결정은 고위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규정에 따른 정당한 절차다. 특감 공동수행자로 지정한 경영본부장에겐 중간보고 등 일체 보고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감사 보고 안건에 대한 이사회는 이사 7명의 찬성으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박장범 사장, 박찬욱 감사도 이사회 비공개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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