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현업단체, 국정기획위에 "'바이든-날리면' 진상규명" 요구

25일 기자회견…김현 방송·통신 소위원장에 진정서 전달
외교부 소송 배후 및 대통령실 개입 등 진상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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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등 8개 언론현업단체들은 25일 국정기획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 방송·통신 소위원장에 진정서를 전달했다. /강아영 기자

언론현업단체들이 ‘바이든-날리면’ 사태 이후 진행된 정부 차원의 언론 탄압과 관련,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국정기획위원회에 진정서를 전달했다.

한국기자협회 등 8개 언론현업단체들은 25일 국정기획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 방송·통신 소위원장에 진정서를 전달했다. 진정서엔 △외교부의 소송 제기 배후 및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 △발언 논란 이후 16시간 동안의 ‘진실 은폐’ 과정에 대한 조사 △MBC에 대한 표적 탄압의 실체와 의혹 규명 등이 담겼다.

언론현업단체들은 “최근 조현 신임 외교부 장관이 과거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사과했으나, 이는 사건의 본질인 ‘대통령실 주도의 진실 은폐 및 언론 탄압’ 의혹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외교부가 아닌 대통령실의 지시 여부, 음성 분석 결과 미공개, MBC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등은 정권 차원에서 기획된 부당한 권력 행사의 정황이다. 따라서 외교부의 사과를 넘어 국정기획위가 나서서 사건의 전말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규명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진정서 전달에 앞서 진행된 단체장 발언에서 “본질은 바이든-날리면이 아니라 윤석열 욕설 사태이고, 언론에 대한 보복과 탄압”이라며 “진상을 외면하고 누군가 체계적으로 언론의 온전한 역할을 말살하려고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윤석열 욕설 사태, 언론 탄압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 등 8개 언론현업단체들은 25일 국정기획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 방송·통신 소위원장에 진정서를 전달했다. 사진은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 회장이 '바이든-날리면' 보도 당시 국민의힘 등으로부터 받은 12건의 고발장을 들어보이는 모습. /강아영 기자

바이든-날리면 사태 당시 MBC 보도국장이었던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 회장도 “저희들 취재에 따르면 당시 외교부 실무선에서 각하 사유가 되기 때문에 이 소송에 나설 수가 없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대통령실에 보고를 했지만 결국 소송이 강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건 외교부에서 금세 확인할 수 있으니 이것부터 먼저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또 고발장을 보여주면서 “보도가 나가고 불과 며칠 사이에 12건의 고발장이 날아왔다”며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도 있지만 일부 단체는 저희들을 일반 이적죄로 형사고발했다. 외교부가 민사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했지만 형사 사건, 경찰 수사는 아직 남아있으며, 이런 일사불란한 소송, MBC를 타깃으로 한 집회 등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역시 “소를 취하한다고 없던 일로 덮을 수 있는 사건이 결코 아니”라며 “사과의 주체 역시 지금의 조현 장관이 아니라 당시 박진 장관,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김은혜, 윤석열 본인이어야 한다. 바이든-날리면 사건 이후 윤석열 정권의 MBC 탄압이 시작됐는데, 이 폭압적인 언론 탄압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자협회 등 8개 언론현업단체들은 25일 국정기획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 방송·통신 소위원장에 진정서를 전달했다. /강아영 기자

이날 언론현업단체들로부터 진정서를 전달받은 김현 소위원장은 “방송사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사장을 낙하산으로 투입해 사영화한 것은 윤석열이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가장 탄압을 많이 받았던 MBC의 바이든-날리면, 이 문제를 유야무야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을 통해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늘 국정기획위에 전달된 진정서와 관련해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이 소홀함이 없도록 더 열심히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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