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법조팀장 공석' 열흘만에 봉합, 사회부장 교체

[KBS기협 "박장범 무책임 인사 때문"]
3특검 동시진행 시기에 수장 공백
책임자 지목된 사회부장 인사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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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법조팀장 공석 사태가 기자들의 반발 등 진통 끝에 사회부장 교체로 이어지며 열흘 만에 일단락 됐다. KBS 기자들이 “이번 사태 악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자”로 꼽았던 홍석우 전 사회부장에 대해 KBS 사측은 전략기획실로 인사 발령했고, 신임 사회부장엔 21일자로 양성모 전략기획실 기획부장을 임명했다. 사측이 후임자 없이 기존 팀장을 사실상 경질시켜 일주일 넘게 공석이었던 법조팀장은 하누리 기자가 맡게 됐다.

14일 서울 서초구 소재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취재진이 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 출석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정인성 KBS 보도국장은 21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조팀원들이 일주일 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새 부장, 팀장 체제에서 안정을 찾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유례없는 ‘3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체제가 동시에 진행되는 중차대한 시기에 KBS 법조팀 기자들은 일주일 넘게 법조팀장 공석으로 인한 혼란을 겪었다. KBS 보도국 책임자들이 후임 인사 없이 법조팀장을 사실상 경질했기 때문이다. 10일 저녁 A 당시 법조팀장이 사의 표명을 하자 다음날 오전 바로 사측은 A 기자를 국제부로 발령하는 인사를 냈다.


A 기자가 사의 표명을 결심한 배경엔 홍 전 부장의 부적절한 언사가 있었다. 그간 취재·보도 결정 등에서 여러 의견 충돌이 있었는데 홍 전 부장은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A 기자에게 ‘그렇게 할 거면 나가라’ 취지의 표현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홍 전 부장이 A 기자와 갈등 이후 법조반장이었던 B 기자에게 “‘대체재’는 언제든 있다”, “후배들을 데리고 나가라”는 엄포성 문자를 보낸 것도 사의 표명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법조반장까지 인사 조치가 예고되며 법조팀 기자들은 사회부장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팀장 공석 사태가 일주일째 되던 18일, 참다못한 KBS 법조팀 기자들과 KBS 기자협회는 각각 성명을 내어 후임자 임명, 책임자인 사회부장 교체 등 사측에 대책을 요구했다. 특히 박장범 사장 체제에서 사측 간부와 의견을 달리하는 팀장들에 대한 경질성 인사 조치가 반복돼 기자들이 바라보는 이번 사안은 더욱 심각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모든 문제의 근본에는 현 경영진, 특히 ‘파우치’ 박장범 사장의 무책임한 인사가 자리하고 있다”며 “부장과 불화가 생기면, 보도 책임자들의 눈 밖에 나면 정기인사와 무관하게 하루아침에 내쳐지는 현실에서 누가 소신껏 일하겠는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법조팀 기자 15명도 “남들은 ‘3대 특검’ 이슈로 법조팀 강화에 불을 켜고 있는데, KBS는 되레 갑작스런 인사로 정신적 지주였던 팀장을 방출했다. 안살림을 살뜰히 챙기던 반장도 모욕적 언사를 들은 채 사실상 쫓겨났다”며 “임진왜란 중 이순신 장군 등 충신들을 유배시킨 것과 다름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성명 발표 이후 사측이 법조팀장 후임 인사뿐 아니라 사회부장 교체까지 기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사태는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언이다. 법조팀 기자들 사이에서도 신임 사회부장에 대한 반발 기류는 없는 분위기다. 사실상 공석이었던 법조반장은 기존 법조팀에서 일하고 있던 기자가 맡게 됐다.


이번 사태로 KBS 사회부장은 6개월 사이 3번째 바뀌게 됐다. 홍 전 부장은 박장범 사장 체제에서 비서실 팀장을 지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인 4월8일 사회부장에 임명됐다. 양성모 신임 사회부장은 법조팀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말 박장범 사장 후보 당시 인사청문회준비단에서 활동한 바 있다. 한 KBS 기자는 이번 인사를 두고 “법조팀장에 법조 경력이 많고 유능한 기자가 와서 사태가 곧 수습될 듯하다”며 “양 부장은 법조팀장 경력도 있고, 편향적 인물은 아니라 큰 잡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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