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임제 표현 안 썼다"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해명, 거짓이었다

행안부, 6월10일 당시 국무회의 회의록 15일 공개
이 위원장, 배석자 중 유일하게 3대 특검법 비판

  • 페이스북
  • 트위치

“방통위 독임제 표현을 쓴 건 아니고 국무회의 때 대통령과 방통위원장 임기를 맞춰달라고 한 것”. 6월26일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전날 한국일보가 이진숙 위원장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통위의 독임제 전환을 건의했다고 보도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다. 행정안전부는 6월10일 열린 제25회 국무회의 회의록을 15일 공개했다. 공개된 회의록을 보면 이진숙 위원장이 당시 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도 다른 부처처럼 독임제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원장 임기를 대통령과 같이 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6월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통위의 독임제 전환과 임기를 대통령과 맞출 것을 건의했다. /뉴시스

이진숙 위원장은 이날 국무회의 말미, “대통령님께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김태규 부위원장이 사표를 내면서 위원장 혼자 남아 의결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하며, 방통위 운영 개선을 건의했다.

이 위원장은 먼저 4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최 의원 법안은 방통위 위원을 현재 5명에서 9명으로 확대해 3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6명은 국회가 추천하되 야당이 3명을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경우 FCC 연방 방송통신위원회도 5명”이라면서 “대통령님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현행 제도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방통위도 다른 부처처럼 독임제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위원장 바뀌는 게 반복되고 있기에 대통령의 임기하고 맞추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방통위를 독임제가 아닌 합의제 기구로 둔 건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시켜서 운영하려는 취지가 아니냐고 묻자 “원래 취지는 독립적인 운영이지만, 사실상 그렇게 운영되지 않고 있어서, 이럴 바에는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되어 고언을 드린다”고 답했다.

최민희 의원 안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지금 제도로 하면 야당 추천이 3명이 되고, 여당은 2명이 되어 아무래도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말을 다 들은 이 대통령은 “복잡한 전략적 구성이 있는 것 같은데,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된 3대 특검 법안에 대해 국무위원이 아닌 배석자로는 유일하게 부정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통합의 정치를 하시겠다고 밝히셨다. 그러나 특검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추천하고, 국민의 힘은 배제가 되는데 다른 면에서 볼 때 국민들은 정치 보복으로 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국무회의 관련 거듭된 돌발 발언으로 지난 9일 대통령실로부터 국무회의 배석 금지 통보를 받았고, 15일 열린 회의부터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