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의 현금다발 등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명백한 허위”라며 민형사 대응을 예고했다.
이상민 전 장관 측은 7일 입장문을 내고 “악의적인 허위 주장과 보도로 본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관련자들에 대해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형사적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손해배상 등의 민사적 책임을 물어 이들의 불법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일 JTBC, KBS 등은 경찰이 2월 이 전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돈다발’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내란 특검 수사팀이 최근 이 전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참여했던 경찰 수사관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거액의 현금다발이 발견됐지만 압수수색 영장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압수는 하지 못했’으나 수사팀도 ‘놀랄 만큼 큰 액수’였다고 전했다.
KBS도 같은 날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는데, 구체적인 정황이 더 추가됐다. KBS는 경찰이 “5만원권으로 가득 찬 에르메스 가방 등 고가의 유명 브랜드 가방 8~9점을 발견”했다면서 “현금은 수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이 만약 자택에 수억 원의 현금을 보관하면서 재산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공직자 윤리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두 언론 보도에서 이 전 장관 압수수색 당시 입회했던 변호인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전 장관도 JTBC 취재에 “근거도 없고 사실하고도 전혀 안 맞고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도 “집에 거액의 현금다발은 물론이거니와 5만원권으로 가득 찬 고가의 유명 브랜드 가방, 수억 원의 현금 등을 보관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사기관의 일방적 주장을 인용·보도함으로써, 제가 마치 불법적 또는 부정한 다액의 금원을 보유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는 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이 이루어진지 4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 ‘돈다발’, ‘명품’, ‘추측된다’와 같은 자극적이고 무책임한 단어를 사용한 허위사실 보도가 이루어진 경위가 대단히 의문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비상계엄 당일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의 서울·세종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계엄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는 내란 특검팀은 조만간 이 전 장관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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