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 이진숙 "100만원도 사적으로 안 써… 정치적 수사"

'법인카드 유용' 고발 1년 만, 임기 마칠 수 있을 지 주목
이진숙 "정권 교체기, 어떻게든 문제삼아 손보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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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대전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5일 경찰에 처음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경찰에 나가며 “정치적 목적”의 수사라고 반발했는데, 이번 수사와 방통위 조직개편 논의가 동시에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MBC 사장 재임 시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대전 유성경찰서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이진숙 위원장은 5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 대전 유성경찰서에 출석, 법인카드 유용 혐의와 관련해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7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업무상 배임으로 이 위원장을 고발한 지 1년 만에 이뤄진 첫 대면 조사다.

고발 이후 반년 동안 경찰 조사는 거의 진척이 없었다. 그러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 이후인 올 1월 법인카드 사용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고, 정권이 교체된 직후인 지난달 7~8일 연이어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날 경찰에 나가며 작심한 듯 기자들 앞에 선 이진숙 위원장은 “10년이 지난 지금 문제를 삼아서 저를 부르는 것은 대단히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며 “정권 교체기가 되니까 어떻게든 문제를 삼아서 이진숙을 손보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발인인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2015년부터 3년 동안 대전MBC 사장으로 재직하며 업무추진비와 접대비 등으로 1억4000여만원을 썼는데, 자택 반경 500m 이내에서 사용한 금액만도 1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전MBC 사장에서 퇴직하던 날 두 개의 빵집에서 약 100만원을 결제한 것을 두고 ‘선결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유례없이 사흘간 진행된 이 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이기도 하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적으로 쓴 것이 정말 100만원이라도 있었다면 그게 공개가 되는 것이 염려돼서 자료를 (청문회에서) 공개하지 않았을텐데”라며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을 부인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를 거론하며 “최근에 김민석 후보자가 청문회 나와서 자료를 내지 않고도 총리가 되지 않았나”라며 “저 같은 경우는 사적으로 쓴 것이 없기 때문에 자신 있게 공개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동안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다 출석한 이유에 대해선 “왜 이진숙을 봐주느냐 하는 그런 기사들이 나오는 걸 보고. 유성경찰서 또는 경찰에 그런 피해가 갈까 봐 반드시 나와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거듭된 소환 요구 불응에 체포영장 발부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부담을 느껴 자진 출석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현재 방통위는 이진숙 위원장만 남은 1인 체제로, 심의·의결을 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이 위원장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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