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30일 만에 취임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4일 주요 신문들은 전날 있었던 대통령 기자회견을 일제히 1면 헤드라인으로 올리고 많게는 4~5개 지면을 할애해 기자회견 주요 내용, 현장 이모저모 등을 전했다.
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대체로 비슷했다. 신문들이 가장 주목한 건 ‘검찰개혁’과 ‘부동산 대출 규제’ 관련 대통령의 답변이었다. 경향신문을 비롯해 국민·동아·중앙일보가 추석 전까지 검찰개혁안의 얼개가 나올 거란 대통령의 말을 제목으로 뽑았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이 “자업자득”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그대로 제목으로 걸렸다.
조선일보는 <“대출 규제는 맛보기, 부동산 대책 엄청 많다”>를 제목으로 회견 마지막에 나온 부동산 대책 언급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신문과 세계일보, 한겨레는 검찰개혁과 부동산 대책을 섞어서 제목을 뽑았다.
신문들은 이번 기자회견이 역대 대통령 기자회견과 달랐던 점에도 주목했다. 중앙일보는 3면 <질문 추첨해 121분간 즉답, 취임 한달 ‘이 대통령 자신감’> 제하의 머리기사에서 “대통령실은 이번 기자회견을 권위적이지 않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과거 정부 대통령 기자회견엔 보통 대통령이 좀 더 높은 곳에 앉도록 연단이 있었지만, 이번엔 없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같은 눈높이에 앉았다. 이 대통령과 기자단 맨 앞 좌석 간의 거리는 1.5m 정도였다”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기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너무 과대 포장해서 보여주려고 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세 등이 굉장히 권위주의적으로 보였다”면서 “이 대통령은 무대장치를 포함해 상당히 소박하게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약속대련’식 진행을 피하기 위해 질문할 기자를 추첨으로 뽑고, 풀뿌리 지역언론 기자들을 화상으로 참여시켜 질문을 받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다만 “지역 언론 기자들에게 기회가 집중되면서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 사안에 질문이 쏠렸다”면서 “결과적으로 인선과 외교 현안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은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신문들은 또 사설에서 이 대통령이 취임 30일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소통과 협치 의지를 보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초심’을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신문은 “이런 자리가 일과성 이벤트가 아니라 국정 동력을 높이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불편한 질문을 견디지 못하거나 국정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모양내기식 소통 이벤트는 지속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도 “이 대통령의 소통 행보가 한국 대통령의 뉴노멀로 정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역대 대통령의 소통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국정에 이상기류가 찾아오는 시점은 소통의 퇴색과 묘하게 겹치곤 했으니, 정권의 성공은 결국 소통에 달린 셈이다. 이 대통령은 달랐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 역시 “역대 대통령이 취임 초 소통과 통합을 강조하다가도 정치·사회적 갈등이 격화하고 실정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면 '불통'에 빠져들었다. 대통령의 독선과 아집이 더 강해지면서 민심 이반과 함께 정권 위기가 초래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면서 “지금의 소통과 통합 의지만 정권 내내 유지해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대한민국의 성공이다. 초심을 잃지 않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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