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언론인 사명 다한 기자들에 박수를 보낸다"

[시상식 중계] 416회 이달의 기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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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416회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20돌을 맞은 기자의 날 기념식과 함께 진행돼 더 뜻깊었다. 통상 기자들과 회사 동료, 가족 등이 참석해 수상을 하고 축하하는 자리였다면 이날엔 기자의 날 행사 참석차 다수 원로 언론인들이 자리를 찾았다. 시상식 내내 선배 언론인들은 후배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선전과 수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416회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기자협회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12·3 계엄 이후) 지난 6개월 간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을 할 때마다 여기 오신 분들께 너무나 고마웠다. 덕분에 언론이 이 험난한 세상에서 그나마 인정받고 있지 않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회장은 이어 “그런 언론을 가능하게 했던 건 결국 평범하게 할 일을 한 언론인들이 아니었나 싶다. 그 평범함이 있었기에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역사에 소중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독자, 시청자, 국민들께 그런 평범함에 대해 생각해주십사 당부드리며 오늘, 평범하게 언론인의 사명을 다 해온 여러분들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과거가 현재를 구할 수 있는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란 한강 작가, E.H 카의 말을 떠올려본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은, 오늘 여기 선배님들이 많이 와 계신데 결국 당신들이 후배들의 초석이 됐기에 가능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4월 이달의 기자상엔 12개 부문 중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고, JTBC의 <건진법사 게이트> 등 6개 부문 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더불어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선정하는 2025년 2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아래는 수상 내역과 소감이다.

◇취재보도1부문

남궁욱 JTBC 보도국장(왼쪽부터)과 취재보도1부문 수상을 한 JTBC 정해성·이자연·김영민·양빈현 기자 /한국기자협회

<건진법사 게이트>
- JTBC 정해성·이자연·김영민·양빈현 기자 / 수상 소감 이자연 기자

“먼저 값진 상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건진법사 게이트를 취재할수록 놀라웠다. 건진법사라는 무속인이 공천을 사고 팔고 김건희 여사에게 6000만원대 목걸이를 전달하기까지 약 1분인데 이게 참 선뜻 믿기가 어렵고 또 새삼 놀랍고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던 것 같다. 그런 만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더 끝까지 취재해서 단단한 팩트로 후속 보도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 보도의 톤과 때와 방향을 잡아주신 국장, 또 이서준 캡께 특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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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도부문

경제보도부문을 수상한 KBS 황현규 기자(오른쪽) / 한국기자협회

<SK그룹 의문의 ‘V 프로젝트’ >
-KBS 송수진·황현규·허수곤 기자 / 수상 소감 황현규 기자

“상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사실 수상 소감은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왔는데 (기사로) 박제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부담이 커졌다. 저희 보도는 10년 전에 SK그룹에서 가공 매출했던 정황들을 포착해서 그것들의 문제를 폭로했던 보도였다. 사실 이게 처음에는 기자 생활만 하다 보니까 일반 기업들의 결재 시스템이 어떻고 또 일반적인 과정들이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만 해도 되게 어려운 과정이었다. 처음에 의심으로 시작했던 것들이 나중에는 의혹이 되고 또 이게 정말로 보도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지기까지는 그만큼 취재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준 저희 부장이나 팀장, 저희 데스크들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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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박희준 세계일보 편집국장과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을 한 세계일보 기자들. (왼쪽 두 번째부터) 안승진·장한서·윤준호·이예림·권구성 기자. /한국기자협회

<당신도 음모론에 빠질 수 있다>
-세계일보 안승진·장한서·윤준호·이예림·권구성 기자 / 수상 소감 안승진 기자

“저는 이번 취재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 과연 무엇을 음모론으로 볼 것인가 이 부분이었다. 사실 이 고민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음모론은 가짜뉴스랑은 약간 다른 게 규명하기가 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음모론자들은 음모론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독자 한 명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부정 선거가 진실로 밝혀질 수도 있지 않나, 그저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음모론자로 알려진 누군가도 모든 추론이 입증하기 전까지는 음모론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음모론이라고 정의된 것들의 결과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 비상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시위대가 법원으로 돌격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음모론인 것과 음모론이 아닌 것 두 영역을 칼같이 나누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는 음모론 뒤에 어떤 의도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것은 혼란을 야기하고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다. 당장 이번 선거가 끝나도 결과에 불복한 이들은 각종 음모론을 펼칠 수도 있다.

언론인으로서 음모론이 장악한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음모론이 뿌리내리지 않도록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보도를 준비하는 내내 같은 고민을 해 주신 국장, 부국장을 비롯해 부장, 캡, 후배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특히 이 자리를 찾아 준 막내들이 교육 중에도 열심히 현장을 뛰어줬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좋은 상 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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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방송부문

기획보도 방송부문을 수상한 SBS 박수진(왼쪽 두번째부터)·김민준 기자. /한국기자협회

<‘가전 구독’ 내구제 대출 사기 실태>
-SBS 박수진·김민준 기자 / 수상 소감 김민준 기자

“방송 기자인데 카메라만 보면 아직 떨린다. ‘옆집이 수상하다, 왜 가전 제품이 들락거리는지 알아봐 달라’는 제보에서 사실 시작이 됐다. 찾아보니 양대 가전 회사의 구독이라는 제도를 악용한 내구제 대출이라는 범죄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이전에 나왔던 기사들이 있나 찾아봤는데 내구제 대출 자체는 되게 오래된 범행 수법이고 기사도 많았는데, 그런 기사들에서 제가 취재한 내용을 과연 시청자들이 알아차릴 수 있을까, 너무 긴 맥락들이 많다 싶었다. 그래서 그걸 추적해 모아보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된 보도였고 그 기사의 취지를 이 자리에는 참석을 못하셨지만 저희 팀장, 그리고 부장, 보도국장께서 잘 헤아려줘서 좋은 기획 기사들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서 또 이곳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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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취재보도부문

지역 취재보도부문을 수상한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변재훈(왼쪽 두번째부터)·김혜인 기자 /한국기자협회

<기초의회 의장이 동료의원 고용…의정활동 내팽개치고 관급사업 ‘짬짜미’>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변재훈·박기웅·이영주·김혜인 기자 / 수상 소감 변재훈 기자

“제가 이 자리 수상자 중에 가장 먼 곳에서 온 것 같다. 광주에서 오늘 KTX 타고 올라왔다. 올라오면서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좀 고민하면서 몇 자 적어봤다. 사실 이 상은 저와 김혜인 기자뿐만 아니라 박기웅 기자, 이영주 기자가 함께 받는 상이다. 마음 무겁게도 지금도 금호타이어 화재 현장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제가 대표로 수상 소감 한 말씀만 드리겠다.

기자의 날에 뜻깊은, 또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저희 보도는 주민 손으로 뽑힌 지방의원들이 겸직 신고제의 허점을 비집고 공공기관이 발주한 5·18 민주화운동 유산 사업의 수주를 따내려 동업한 실태를 알린 보도다. 다각적으로 제도적 보완점도 제언했다.

뿌리가 썩거나 흔들리는 나무는 건강한 열매를 맺지 못하고 말라 죽는다. 풀뿌리 지방의회가 건강해야 우리 민주주의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시행된 1991년을 기준으로 봐도 진정한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지 30년이 넘었다. 우리 풀뿌리 민주주의가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성인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견제와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겠다.

이 상은 저희 사건팀 4명 전원이 함께 만든 상이라 뜻깊다. 팀원과 함께 이 상의 기쁨을 마음껏 나누고 싶다. 매일 촌각을 다투는 통신사 사건 기자임에도 저희 선배들은 이번 집중적 보도를 전폭 지원해 주고 응원해 주셨다. 언론인이 걸어야 할 길에 대해 일깨워 주시고 이끌어주시는 구길용 본부장, 맹대환 취재팀장, 그리고 제 첫 캡이었던 구용희 선배를 비롯한 뉴시스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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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을 수상한 전북일보 박현우(왼쪽 두번째부터)·문채연·김지원 기자 /한국기자협회

<청년 이장이 떴다!>
-전북일보 박현우·문채연·김지원 기자 /수상 소감 박현우 기자

“저희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농촌 마을로 출근을 했었다. 사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욕심이 없었지만 하면서 마을 주민분들이 저희에게 큰 꿈을 보게 해 주셨다. 마지막에 헤어질 때도 상 받았냐고 계속 물어보셨는데 그때만 해도 아직 모른다고 했었다. 상 못 받으면 어쩌나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받아서 너무 다행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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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선정하는 2025년 2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을 수상한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가운데). 기념사진 촬영에 함께 한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왼쪽)과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 /한국기자협회

<리빌딩 마음투자>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 수상 소감 임춘한 기자

“자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 실질적으로 노력하는 분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대선도 있지만 정치권, 그 다음에 또 정부, 그 다음에 또 언론, 사회 각계각층에서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더 좋은 보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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