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되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정국의 이면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취재 보도가 계속되었고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외교 참사 등 국가적인 혼란을 다룬 치열한 기사들이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또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산불과 공군의 오폭 사고 등 자연재해와 인재의 현장을 지킨 보도들도 이어졌다. 이번 달 수상작은 총 6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총 11편의 기사가 출품됐다. 이 가운데 JTBC의 <장제원 성폭력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윤석열 정부의 실세 중진 정치인이 비서를 성폭행 했다는 사실만으로 보도가 주는 충격이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의 파장뿐만 아니라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 역시 수상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 사건을 2018년부터 인지하고도 권력형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인권과 그 처한 상황을 고려해 오랜 기간 보도를 하지 않으며 ‘피해자 우선 원칙’이라는 저널리즘의 윤리를 지켰다. 보도는 피해자가 용기를 내어 나선 시점에서 이뤄졌다. 이 보도 이후 가해자가 생을 마감한 사안 역시 중대하게 심의되었다. 하지만 사회적인 파장과 피해자를 우선하는 윤리적인 측면을 고려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6편이 출품된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한겨레의 <미국 에너지부의 한국 민감국가 지정>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의 정치, 외교,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이 우방이자 동맹국인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파장은 상당했다. 기자는 최초 사건을 인지한 이후 미국 과학계와 에너지부, 전현직 외교안보 당국자들과 접촉해 다방면으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했고 결국 보도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이 보도 전까지 정부조차 민감국가 지정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해이해진 국정 상황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기사의 가치와 파장, 정부의 대응과 외교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8편의 출품작 가운데 한국일보의 <최상목 “미국채 팔겠다”더니 환율 위기에 ‘강달러 베팅’ 논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보도는 국가 경제를 기획하고 예산과 세금, 나아가 국채 발행 등 거시 경제를 운용하는 책임자가 미국 국채에 반복적으로 투자한 사실을 알렸다. 경제부총리의 투자는 사적 이익이 걸린 행위지만 그 자체로도 국가 경제 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아가 금융시장에는 중요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보도는 최상목 부총리가 공직자로서 보인 낮은 윤리의식을 조명했고 공직 사회에 준 의미가 상당하다고 판단되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2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KBS대전의 <290억 공원 짓자마자 부수고…대전시의 이상한 행정> 보도와 제주MBC의 <전국 7만명 수천억 다단계 사기 피해> 보도 두 편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KBS대전의 보도는 대전시의 수상한 건설 사업의 문제점을 지목했다. 790억원이 투입된 다목적공원 조성사업은 토지매입비를 제외한 공사비만 290억원의 혈세가 지출되었다. 하지만 대전시는 이 공원을 짓자마자 부수고 3300억원이 들어가는 클래식공연장을 짓겠다는 이상한 행태를 보였다. 보도는 이 같은 예산 낭비의 현장을 꼬집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주MBC는 중장년 여성들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취재했다. 다단계식 불법사업에 현혹된 노년층들은 합법 사업으로 믿고 모은 돈을 투자했다. 제주MBC는 이 다단계식 지능범죄가 피해를 본 사람만 약 6만8000명, 200억원의 베팅금액이 오가는 대형 사기 사건인 점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충북과 춘천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발생한 점도 포착되고 공직자까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기관의 수사와 감사를 이끌어냈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역대 최악’ 경북 산불, 현장에서 바라본 참혹상>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강풍이 불고 연기가 뒤섞인 산불 현장은 순식간에 고립되어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곳이다. 연합뉴스는 참혹한 자연재해 현장을 기록하기 위해 재해의 현장에 위험을 무릅쓰고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상황을 사진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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