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회피, 정보도 없는 KBS 보도... 식물뉴스 전락"

언론노조 KBS본부 '대선보도 모니터링'
"윤석열-김건희 어떻게든 빼고 '한덕수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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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대선보도’ ‘사라진 윤석열-김건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최근 자사 보도에 대한 평가는 이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4월22일부터 KBS ‘뉴스9’을 중심으로 한 ‘대선 보도 모니터링’에 돌입한 KBS본부는 매일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 배치와 보도 내용을 분석해 타 방송사 메인뉴스와 비교하고 있는데, KBS본부는 최근 보도에 대해 “건진법사 관련 수사 속보 누락 등 윤석열을 어떻게든 뉴스에서 빼려” 하고 “한덕수 대행 사퇴에 대한 그 어떤 판단도 하지 않은 채 보수 후보의 단일화를 종용하는 듯한 편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일 KBS '뉴스9' <대법, 이재명 선거법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 보도 화면.

1일은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을 시작으로,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사퇴, 민주당의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 상정에 이은 최 전 장관의 사퇴까지 혼돈이 이어졌던 날이었다. 이날 KBS 뉴스9은 사회부, 정치부 기자 출연을 통해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파기환송 선고에 대해 다뤘다.

KBS본부는 2일 전날 보도에 대해 “최근 KBS 뉴스를 볼 때, 2번의 기자 출연은 이례적인 편집”이라면서 “하지만 두 번의 기자출연은 본래 의도를 구현하는데 차이를 보였다. 법조 기자의 출연에서는 앞선 리포트에서 다루지 않았던 쟁점을 상세히 분석한 반면, 정치부 출연은 대법원 선고 이후 민주당의 격앙된 반응을 부각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앞서 4월30일 KBS본부는 대법원 상고심 관련 사안을 5번째, 6번째로 다룬 KBS 보도(4월29일)에 대해 “MBC, SBS 등 지상파는 물론이고 JTBC, TV조선, 채널A 등 종편 역시 메인뉴스는 ‘대법원의 이례적인 이재명 선거법 위반 상고심 선고’ 리포트로 시작했으나 KBS 이 기사들은 뒤로 미루고 국민의힘 2차 경선 결과를 보도했다”고 꼬집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첫 기일을 연 뒤 불과 9일 만에 선고한다는 점에서 그 배경을 놓고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안”임에도 “국민의힘 후보 선출이 완료된 것도 아닌 ‘경선 과정’을 첫 리포트로 보도한 건 KBS가 유일했다”는 지적이었다.

4월29일 KBS '뉴스9' 첫 리포트인 <김문수·한동훈, 결선 진출…다음달 3일 최종 후보 선출> 보도 화면

한덕수 전 대행의 출마와 관련 비판보다 오히려 "KBS가 ‘한덕수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며 KBS본부는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오고 있다. 1일 KBS는 <한덕수 사퇴 “더 큰 책임 지겠다”…2일 대선 출마 선언할 듯> <“단일화 늦어도 7~8일까지”…시나리오는?> 등 관련 리포트를 8번째, 9번째 꼭지로 다뤘다. 이에 대해 KBS본부는 “MBC와 SBS, JTBC는 한덕수 대행의 사퇴를 다루며 국정 공백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담았다. MBC는 ‘국정 혼란 가능성에 대한 사과 없어’, SBS는 ‘심판이 선수로’ 등 별도의 리포트로 한 대행의 정치 행보를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KBS는 한 대행 사퇴에 대한 그 어떤 판단도 하지 않은 채 보수 후보의 단일화를 종용하는 듯한 편집으로 일관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는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 비극적인 특이 사항”이라며 “대통령 선거를 관리해야 할 권한대행이 사실상 출마를 선언한 초유의 사안에 대해서도 비판을 회피하는 식물 뉴스로 전락했는데, KBS와 가장 유사한 논조와 편집은 TV조선뿐”이라고 했다.

그 사이 타사가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대통령실 인사 개입’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추가 기소 등 윤 전 대통령 의혹 관련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지상파, 종편 4사의 메인뉴스 가운데 건진법사 관련 수사 속보를 보도하지 않은 경우는 KBS가 유일했다. KBS본부는 2일 “최근 건진법사를 고리로 한 다양한 비위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KBS는 시종일관 이 취재 경쟁에 무관심한 경향”이라며 “지난해 12·3 계엄 직후 그랬듯 KBS의 메인뉴스는 가장 늦은 시간에 방송되면서 가장 정보가 없는 굴욕적인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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