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발전기금 의존 넘어서는 지원·자구책 찾아야"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창립 20주년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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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지역신문법) 시행 20주년을 맞아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넘어선 지원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정된 재원을 나눠주는 방식의 지원 결과 지역신문의 자생구조를 마련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털 입점을 놓고 다투기보다 자사 홈페이지에 지역 독자를 끌어모아야 지속적으로 자생할 수 있다는 제안도 이뤄졌다.

전국 지역일간지 29개사가 가입한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대신협)가 22일 주최한 창립 20주년 콘퍼런스에서 ‘지방시대 지역신문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이용성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은 “지역신문법은 3개년 발전계획 수립이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지역신문발전기금이 전부가 되면 안 되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창립 20주년 콘퍼런스'에서 이용성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오른쪽)이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좌장을 맡은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박성동 기자

지역신문발전기금은 2004년 지역신문법이 제정되면서 만들어졌다. 매년 200억원 수준이 지원됐지만 정부는 예산을 지속적으로 감축해 왔다. 최근 5년 동안에는 매년 80억원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역신문법은 한시적 특별법으로 6년 단위로 연장돼 왔다. 2022년에야 상시법으로 전환됐지만 고정된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이 위원은 “기금을 통한 지역신문 지원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정책인 것이 사실”이라며 “굉장히 독특한 방식이지만 20년이 되다 보니 우리 나름의 제도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언론사에 직접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당연시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미국의 경우 지역언론에 세액 공제 같은 간접지원을 하고, 상업 미디어에서 지역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언론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107개 지역신문사를 조사해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구논문 ' 탈 포털 및 인공지능 시대 지역 언론 현황과 지원 방안'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박성동 기자

지역신문이 자생할 수 있는 체질 개선 방안으로 홈페이지 개선이 제시되기도 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뉴스가 포털을 벗어나는 흐름에 따라 미래에는 독자들의 이용 환경 중심이 신문사 홈페이지가 될 것”이라며 탈포털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사가 포털에 의존하려는 이유는 포털이 주는 전재료와 노출로 인한 광고 수익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정보가 필요한 지역 주민에게는 자기 지역 언론을 포털에서 한 번씩 만나기보다 직접 신문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편이 더 유익하다. 이 때문에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포털과 계약에 매달리기보다 지역 주민과 관계를 형성해 구독이나 후원제, 유료 콘텐츠 판매 등으로 홈페이지 안에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방안이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오 연구위원은 분석한다.

그는 또 “포털은 이미 기술력이 향상돼 있고 보기 좋게 구성돼 있어 여기에 기사를 맡긴 지역신문들은 자신들이 디지털 전략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연 독자들이 신문사 페이지를 둘러보며 머물고 싶어 할지 자사 홈페이지를 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언 중인 김용만 한국기자협회 사무총장(맨 왼쪽). /박성동 기자

당장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부터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김용만 한국기자협회 사무총장은 “제한된 기금을 모든 지역신문사에 지원할 수는 없는데 언론단체 등에 소속된 신문사가 우선지원 대상사로 선정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이렇게 하면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품격 있는 양질의 언론이 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금 운용을 언론단체의 자율규제·자정 기능과 연동해야 행정력을 아끼고 실효성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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