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 생성형 AI 기업과 소송·협상 합종연횡

뉴스코프, 구글과 연 80억 AI 콘텐츠 제품 개발 계약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 오픈AI·MS에 손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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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미국의 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과 인공지능(AI) 관련 콘텐츠·제품 개발을 위한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챗GPT 등 대규모언어모델의 학습을 위한 뉴스 콘텐츠 활용 등을 둘러싸고 AI기업과 해외 유수 언론사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1일 미국 테크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구글은 뉴스코프에 연간 500만~600만달러(약 70억~83억원)를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뉴스코프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의 더 타임스, 호주 유로 방송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 AI모델을 강화하기 위해 WSJ 등 뉴스코프 매체의 콘텐츠를 이용하고 관련 AI 기능을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 계약이 구글과 뉴스코프 간 오랜 파트너십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두 회사는 모두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고, 뉴스코프는 계약 여부를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뉴스코프 대변인은 “사업 전반에 걸쳐 구글과 여러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만 구글과 AI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생성형 AI 기업을 대상으로 한 언론사 등 콘텐츠 저작권자의 대응이 크게 ‘소송’과 ‘협력’으로 극명히 나뉘는 모양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해외 유수 매체와 파트너십·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언어모델 학습에 언론사 기사를 사용하거나 챗GPT 결과물에 기사링크, 출처를 표기하는 경우는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다. 오픈AI는 지난해 AP통신을 시작으로 독일 악셀 스프링거, 프랑스 르몽드, 스페인 프리사와 계약을 맺었고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오픈AI는 뉴욕타임스(NYT) 등과 소송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NYT는 자사가 발행한 수백만 건 기사들이 챗GPT 학습에 무단 사용됐다며 오픈AI, MS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30일 뉴욕 데일리뉴스, 시카고 트리뷴, 덴버포스트 등 미국 8개 주요 신문사도 저작권 침해를 주요 취지로 오픈AI와 MS를 상대로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며 ‘협력’ 흐름과 별개로 ‘충돌’ 전선도 확대 일로다. 액시오스(Axios)는 이날 관련 보도에서 “(8개 신문사의) 소송이 NYT의 소송과 같은 법원에 제기됐다. 같은 판사가 두 사건을 모두 담당하게 되면 두 소송이 병합될 수 있다”고 적었다.

5월1일자 신문협회보 관련 기사의 표.

한국신문협회가 발간하는 신문협회보는 5월1일자 보도 <누가 AI와 소송·협상하는가?>를 통해 소송과 협력, 두 갈래로 나뉜 흐름을 전하기도 했다. 신문협회보는 AP통신과 오픈AI의 협력 사례 등을 언급, 이에 대해 "오픈AI에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소송에서 패소하고 그 결과 기존의 학습 데이터를 삭제해야 하는 경우에도 신뢰할 수 있는 풍부한 콘텐츠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닉 디아코풀로스 노스웨스턴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언론사와의 콘텐츠 사용계약을 통해 AI 모델학습에 연간 100만~500만 달러(약 14억~69억원) 사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애플도 보그, GQ, 더뉴요커 등을 발행하는 미국 미디어그룹 콘데나스트, NBC뉴스, 피플지 등을 소유한 IAC그룹에 콘텐츠 아카이브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하면서 AI 학습 콘텐츠 이용 대가로 5000만 달러(약 65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신문협회보는 적었다.

반대로 법적 대응을 취한 강경 노선의 움직임을 소개하며 신문협회보는 영국 미디어그룹 리치(Reach) CEO 짐 멀렌의 지난 3월 “AI기업과 별도로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업계 전체가 연대해 이 문제에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고 적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협력하면 특히 정부의 개입을 통해 보다 강력한 협상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며 업계 내 분열 없이 단합된 입장을 유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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