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사들이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의 프로그램 협조 및 저작권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방송사들은 로이터TV와 APTN 등 방송화면 서비스사 및 CNN을 통해 알 자지라 방송의 일부 화면을 제공받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CNN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대항 매체로 급부상한 알 자지라 방송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국제부 기자들 사이에서 폭넓게 제기되면서 각 방송사들도 알 자지라측에 프로그램 협조 방안을 타진하고 나섰다.
KBS와 SBS, YTN 등은 전쟁이 터진 직후 알 자지라 방송측에 직접 수신 계약을 제안했으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 자지라 측에서 고액의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 걸림돌이라는 설명이다.
KBS 이희찬 국제부장은 “1년 단위 계약으로 방송프로그램 협조 계약을 추진중인데 알 자지라 측에서 방송기자재 같은 물질적 도움을 원하고 있다”며 “일단 알 자지라측에 제안을 해 놓은 상태이나 너무 많은 돈을 주기는 부담스러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알 자지라 방송과 접촉했던 MBC도 비용문제 때문에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계약 문제를 담당했던 MBC 박영민 해설위원은 “전쟁이 터지기 한달 전쯤 계약을 추진했으나 너무 고액을 요구하는 바람에 포기했다”며 “알 자지라가 CNN과 서방언론에 그림을 팔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YTN도 전쟁 이후 알 자지라 방송과의 직접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나 알 자지라 측에서 가격을 얼마나 제시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전략기획팀 한 관계자는 “알 자지라측에서 1년 단위 계약을 요구하며 ‘전향적으로 제공하겠다, 저작권을 판매하겠다’고 답변했으나 가격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며 “제시하는 가격을 검토한 뒤 이번주 안으로 계약 여부를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방송사 국제부 기자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취재한다고 해도 서방 기자와 아랍권 기자의 화면 앵글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양쪽 화면을 균등하게 사용하면 서방언론에 경도된 부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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