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난 뒤 발행된 첫 신문에 주요 언론들이 다양한 기획기사로 1면을 채웠다.
13일 중앙일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끝내자’ 기획을 내놨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증시에 대한 저평가를 뜻한다. 중앙일보는 대기업 총수 일가 등 대주주의 이익을 좇고 소액주주의 이익에는 박한 탓에 믿고 투자하기 어려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지적했다.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한 일본이 최근 증시가 호황인 상황도 비교해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현금이 부족하면 회사채를 발행해서라도 자사주를 사고 배당을 늘려 온” 반면 한국 기업은 “자사주를 사더라도 매각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가지고 있”거나 “증여세나 상속세를 적게 내기 위해 주가 상승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도는 연속기획이다. 몇 편까지 이어질지는 예고하지 않았다.
한국일보는 ‘정부 단속 비웃는 불법 사금융’을 기획했다. 불법 사금융 추심 피해자 10명을 만나 피해 상황을 취재했다. 특히 포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낸 뒤 개인정보를 털어 주변인들에게까지 연락해 협박하는 수법도 전했다.
제도적 배경도 분석했다. “정부가 2021년 7월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낮추면서 서민의 고금리 부담 경감을 취지로 내세웠지만 현실은 달랐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제도권 금융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의 조달금리도 덩달아 올랐”고 “역마진 우려에 대부업체가 대출문턱을 높”여 문제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내 몸과 잘 살고 있습니다’ 기획을 5편으로 마무리 지었다. 경향신문은 “늙은 몸, 아픈 몸, 장애가 있는 몸”에 이어 이날 트랜스젠더의 몸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국가와 사회가 정한 단일한 몸의 기준”을 거부함으로써 “획일적인 성별의 상에 고정되지 않고 좀 더 나답게살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에게 넓혀준다”는 취지다. 기획은 지난달 15일 시작했다.
경향신문은 성별 정정 통계가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성별 정정을 “2022년 10월부터 재판 업무 시스템에 별도 사건명으로 분류”한 결과 통계화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지난 12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성별 정정 신청은 203건으로, 이 가운데 159건이 허가됐다.
한겨레는 ‘AI의 습격 인간의 반격’ 연속기획 1편을 선보였다. 할리우드 창작자 7명을 취재한 결과물이다. 한겨레는 에미상 수상자인 예술 감독 캉 레와 만나 “미드저니가 학습한 예술가 명단에서 내 이름을 발견했다...그들은 내 그림을 훔쳐가 돈을 벌고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미드저니’는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으로 무단으로 학습한 예술가 4700명의 명단이 새해 첫날 공개됐었다.
한겨레는 지난해 할리우드 배우조합이 영화·TV제작자연합(AMPTP)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내용도 다뤘다. 엑스트라를 포함한 배우가 연기하지 않은 장면을 AI로 만들어 내려면 “48시간 전에 통지해야 하고 명시적 동의를 필수적으로 구해야” 하고 “해당 장면을 배우가 직접 연기했을 경우 걸렸을 시간을 계산해 보상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들이 1면에 올린 발생기사도 돋보인다. 조선일보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개봉 11일 만에 24만 관객을 모으면서 ‘길위에 김대중’을 제쳤다는 기사를 1면에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팔면봉’ 코너에서 “영화는 원래 좌파 것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산림청 공무직 공무원인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위험수당 월 4만 원을 기획재정부가 2년째 예산편성을 거부하고 있다고 단독보도했다. 다른 재난안전 관련 공무직과 형평성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한겨레는 이승복 천주교 신부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동성커플을 축복했다는 내용을 1면에서 다뤘다. 교황청은 지난해 12월 가톨릭 사제가 동성커플을 축복해도 된다고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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