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9월부터 크롬서 '제3자' 쿠키 지원 중단… 광고업계 긴장

맞춤형 온라인 광고 불가능해져
중대형 매체, 매출 큰 피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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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오는 9월부터 웹 브라우저 크롬에서 ‘서드파티(제3자)’ 쿠키 지원을 전면 중단키로 하며 광고업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나온다. 맞춤형 온라인 광고가 불가능해지며 매출 하락이 거론되고 이는 국내 언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언론 전반에 큰 타격이 되리란 시선은 적지만 중대형 매체에 상당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구글은 지난 1월 크롬 사용자 1%를 대상으로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중단하고 하반기 전면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용자가 인터넷을 이용할 때 남는 ‘쿠키’ 중 설문조사, 전화번호·이메일 입력 등처럼 고객이 직접 생성한 데이터가 아닌 유형을 배제한다는 의미다. 특히 제3자가 발행한 서드파티 쿠키는 온라인 광고업계에서 개인의 방문 웹사이트, 구매상품이력 등 행동을 추적할 수 있어 수집 후 맞춤형 광고에 써왔는데 이 방식이 어려워졌다. 지난 6~7년 새 사파리, 파이어폭스, 이번 크롬까지 이어진 테크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흐름과 맞물려 광고업계로선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온라인 디스플레이광고 시장 약화에 따른 매출 하락 우려가 업계에선 크다. 최근 ‘2023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디스플레이광고비(DA)는 전체 온라인 광고비의 47%에 해당하는 4조2000억원대로 추산됐는데 이 시장 상당 광고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원하는 오디언스 타깃에게 명확하게 노출될 수 있는 힘을 잃게 되었다. (중략) 대책이 마련되기까지 디스플레이광고 시장의 힘은 당분간 발휘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신원수 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관련 토론회에서 “광고 매출이 10~20% 정도 줄어들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광고업계 위축은 언론계 매출에도 반영될 수 있다. 상당 매체가 자사 사이트에 네트워크 광고 등을 걸어 수익을 얻고 있어 직접적인 피해도 가능하다. 다만 구글이 2019년 처음 서드파티 쿠키 지원중단을 선언했을 당시 세계 500개 매체를 대상으로 ‘단순 노출형’과 ‘서드파티 쿠키를 사용한 타깃팅 광고’를 비교한 조사에선 평균 매출 하락률이 52%, 뉴스매체에선 62%에 달했는데, 국내에선 이 정도 피해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는 한국신문협회나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국내 주요 언론단체의 분위기에서도 나타난다. 이들 단체는 사안을 인지하고 있지만 회원사들의 강한 요구를 받아 논의하거나 본격 대응에 나서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허윤철 인신협 사무국장은 “내부적으로 주시하며 필요한 대응을 살피고 있지만 나서서 불안하다고 할 상황은 아닌 분위기”라며 “직접 피해보다는 광고시장 위축에 따른 효과를 우려하고 있고, 향후 이사회 보고에서 의견을 듣고 대응여부를 보려 한다”고 했다.


언론 전반은 아니어도 ‘중대형’ 매체엔 상당 피해가 가능하고, 오히려 소형매체보다 영향이 클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대형매체의 경우 피해금액은 클 수 있지만 포털제휴 등 여타 온라인 매출이 있는 곳들이고, 소형매체는 직접 영업을 통한 배너광고 수주 정도가 온라인 광고의 거의 전부였던 곳들이 다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학자는 “언론 전반에 큰 피해가 올 거라 보진 않는다. 자체 영업력을 갖춘 대형매체, 솔루션도 못 쓰는 소형매체가 아니라 외주 솔루션 업체를 통한 네트워크 광고로 돈을 열심히 벌던 매체가 집중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매출에 비해 자체 데이터분석이나 기술개발 등 디지털 전환엔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곳들일 텐데, 규모로 보면 중형과 중대형 사이 언론사들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국내 언론 타격이 적은 이유가 디지털 비즈니스 수준이 굉장히 떨어져서인데 ‘웃픈’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이 더 적극 추진됐다면, 온라인 광고 전략이 수립되고 언론에서 더 본격 시도됐다면 이번 구글의 행보는 더 암울한 전망을 낳았을 수 있다. 그러지 못해서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은 “씁쓸한 자화상”에 가깝다. 결국 과제는 다시 언론사의 자체 데이터 수집 및 콘텐츠·광고·구독 전략 수립 등 익숙한 방향으로 돌아온다.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광고에이전시들이 움직일 반경이 줄고 광고도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많이 갖춘 대형사로 쏠릴 수밖에 없는 양극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언론사들로선 로그인 월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타깃팅한 상품을 만들어 직접 광고를 하는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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